이제 몸은 거의 나아서 가끔씩 터져 나오는 기침을 제외하고는 열도 없고 몸살기도 사라졌네요.(덕분에 누우면 할 수 있었던 골골송도 안 하게 되었습니다.ㅋㅋ 고양이 골골송을 들을 때마다 저 소리는 어디서 나오는 건가 했는데 제 경험상 고양이의 기관지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ㅋㅋ)
저번 화에는 여행스케치와 동물원의 노래를 번외로 보내드렸는데 예상치 못한 구독자님들의 열렬한? 성원으로 시간이 지나더라도 명곡은 영원하구나 하는 고금의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네요.
그런데... 한동안 모르고 지냈던 우리의 주인공 '나'와 'S'의 근황이 궁금해지는군요. 무척이나 힘든 이별을 한 것 같은데 어떻게 잘 지내는지, 잠은 잘 자는지, 밥은 잘 먹고 있는지, 한숨 속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닌지 슬슬 걱정이 되는군요. 저의 일천한 이별 경험을 비춰볼 때 한 두세 달 정도는 우울감과 자책과 회한과 함께 살아야 하던데(너무 짧은가요?) 그들은 어떤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싸이의 노래를 가지고 왔습니다. '강남 스타일'로 전 세계에 그의 이름을 알려서 여기 캐나다에서도 한국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BTS는 몰라도 싸이는 알 정도입니다. 그가 부른 여러 곡의 노래들은 물론 다수가 댄스곡이긴 하지만 호소력 짙은 가사와 절절한 내용이 그가 단순한 댄스가수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제가 특별히 여기 친구들에게 어필하곤 합니다. (아깝더라구요. 말춤 하나로 소비되어 버린다는 게요.)
싸이의 노래 '어땠을까'는 헤어진 연인들이 그들의 서툴렀던 사랑을 추억하면서 만약 그때 널 안아줬다면 ~~, 잡았더라면~~, 지금 어땠을까, 행복했을까. 이런 식의 가정법을 사용하면서 아쉬움과 그리움을 표현하는 작품입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저 두 사람도 분명히 그러고 있겠죠. 분명히 이렇게 후회하게 될 거라는 걸 알았을 것 같은데도 그 당시는 왜 그랬을까요. 만약 그때 내가 그렇게 행동하지만 않았더라면, 그녀의 이야기를 좀 더 유심히 귀 기울였더라면, 그녀의 그 표정이 무엇을 말하는지 조금만 더 살폈더라면 우리 이렇게 끝나지는 않지 않았을까, 여전히 행복하게 살고 있지 않았을까... 너무나도 공감 가는 내용입니다.
내가 그때 널 잡았더라면 너와 나 지금보다 행복했을까 마지막에 널 안아줬다면 어땠을까
눈앞에서 살진 않지만 눈 감으면 살고 있다
다른 사람 품 안에서 같은 추억 하면서
내 곁에 있진 않지만 내 몸이 기억하고 있다
다른 사람 품 안에서 같은 추억 하면서
이젠 같은 공간에 있지 않습니다. 그녀가 떠나서 그녀가 있던 내 방은 그녀의 향기만 남은 채로 어제 보다 커졌습니다. 이제 세월이 흘러 다른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과 또 다른 사랑을 하더라도 그때 그 추억은 그대로 남아 서로 다른 사람의 품 안에서 같은 추억을 생각하면서 살아가겠지요.
그래서 추억은 이리도 아름다운 건가요? 이별의 순간은 너무도 아프고 힘들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 아픔도 추억이 되어 다른 사람의 품 안에서 그때의 그와 나만 아는 아름다움으로 기억할 수 있으니까요.
앨범에는 박정현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는데 제가 좋아하는 가수 아이유와 듀오로 불렀을 때 더욱 호소력 짙은 노래가 되는 것 같아서 아이유의 피처링으로 준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