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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김광석

안녕하세요. 디제이 반 anti or half 사고실험가입니다.

요즘 여긴 겨울날씨 답지 않게 따뜻해서 초겨울에나 입는 얇은 외투를 입고 다닌답니다. 올해도 이젠 정말 며칠 안 남았군요. 전 올해 장거리 이사 때문에 여름엔 이삿짐 정리로 분주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정확히 7월 1일에 앨버타주의 캘거리에서 매니토바주 위니펙으로 1박 2일의 장장 13시간 1,300 킬로미터의 이사여정을 진행했답니다. 전 사실 한국에서도 가장 멀리 운전해서 가본 게 서울에서 전남 광양까지였거든요 딱 한번.

상상이 가십니까. 논스톱이라면 꼬박 13시간 아니면 1박 2일로 호텔에서 하룻밤 자고. 와~~ 여긴 이렇답니다.

이 여정도 할 얘기가 많은데 기회 닿는 대로 다음에 재미있게 전해드릴게요.


오늘 전해드릴 노래는 뭐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가수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입니다. 오~~! 그런데 제목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 브런치 스토리의 주인공 '나'와 'S'의 신상에 드디어 변화가 생겼나 봅니다. 저번 화에서 이 두 사람에게 제가 한마디 해서 그렇게 됐...을리는 없겠죠, 설마. 하지만 기대되는데요.(아이고 당사자들에겐 죄송)

다시 노래로 돌아와서, 이 노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는 김광석의 수많은 노래 중 이별의 감정을 가장 가슴 아프게 묘사한 노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연인과 원치 않는 이별을 하고는 자신의 방에 돌아와 밤새 뒤척이며 이별을 곱씹다가 새벽이 밝아오는 창을 바라보며 결국 다시 차오르는 사랑의 마음을 가슴 아프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나'와 'S'. 결국 끝냈습니다

지금이 끝내야 할 때라는 것을 알지만 서로 사랑한 세월이 짧지 않았기에 이별이란 말을 쉽게 꺼내어 상처를 줄 순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때는 서로 다짐하며 어떤 때는 위로하며 또 어떤 때는 포기하며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지만 마치 수명이 다한 자동차 배터리처럼 더 이상의 연명은 의미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젠 지친 마음을 추스르고 새로운 삶과 새로운 인연을 생각하기로 하며 따뜻한 이별을 했습니다. 두 사람은 정말로 사랑했으니까요. 두 사람은 정말로 서로의 한 삶을 기원하니까요.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내 텅 빈 방문을 닫은 채로

아직도 남아있는 너의 향기 내 텅 빈 방 안에 가득한데

이렇게 홀로 누워 천장을 보니 눈앞에 글썽이는 너의 모습

잊으려 돌아 누운 내 눈가에 말없이 흐르는 이슬방울들


웬일인지 이 노래 주인공이 사는 방은 작은 자취방 한 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슴 아픈 이별을 하고 돌아와 나의 방문을 열었을 때 그녀가 앉아 있었던 자리, 그녀가 자리했던 자취가 그에겐 익숙한 그녀의 향기가 되어 여전히 그곳에 존재하는 것이지요.

저의 몇 번의 이별 경험을 되돌아보면 정말로 밥도 먹을 수가 없고,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 것 같고, 순간순간 목까지 차오르는 눈물, 회한... '나' 역시 여기에 그녀의 향기까지 더해져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바로 누워 봐도, 돌아 누워 봐도 뭘 어떻게 하더라도 그녀의 모습뿐.

'나'는 오히려 담담할 줄 알았습니다. 예정되었던 이별이었기에 머릿속으로 여러 번 연습을 해보았기에 그래서 갑작스럽지 않을 것이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 너의 향기 내 텅 빈 방 안에 가득' 했습니다.


지나간 시간은 추억 속에 묻히면 그만인 것을

나는 왜 이렇게 긴긴 밤을 또 잊지 못해 새울까

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별들 저마다 아름답지만

내 맘속에 빛나는 별 하나 오직 너만 있을 뿐이야


그렇죠. 추억입니다. 우리의 아름다운 사랑의 기억은 추억이라는 서랍에 곱게 접어 보관하면 될 겁니다. 그곳은 안 좋은 기억이라도 고맙게도 예쁘게 포장해서 추억이라는 마법으로 우리의 마음에 고이 보관됩니다. 그러면 되는데 추억이라는 서랍에 고이 보관하면 되는데 '나'는 무엇 때문에 긴긴 밤을 잠들지 못할까요.


이 노래 가사 중에 가장 통속적이고 좀 유치하다 할만한 부분이 '밤하늘에~~~ 있을 뿐이야' 이 부분이라고 느껴지는데요. 김광석이 아무리 아름다운 노랫말을 찾아보려고 해도 결국 너무나도 평이하지만 가장 진실한 저 문구 이상 없지 않았을까 제가 감히 생각해 봅니다. 뭘 더 미사여구가 필요할까요. 내 맘속에 빛나는 저 별 하나면 충분하겠지요.


창틈에 기다리던 새벽이 오면 어제보다 커진 내 방 안에

하얗게 밝아온 유리창에 썼다 지운다 널 사랑해


그녀의 부재가 가져온 변화.

그녀의 자취가 남긴 향기가 아직도 존재하는 방에 하얗게 새벽이 왔는데 나의 텅 빈 방이 이젠 어제보다 더 커졌습니다.  'S'가 떠난 나의 마음에 이제 커다란 텅 빈 마음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방은 너무도 커서 아마 당분간은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을 것입니다. 도저히 넘길 수 없었던 밥알들, 숨쉬기 힘들었던 나의 호흡, 나의 목구멍을 꽉 막았던 눈물들만이 방의 한구석을 채울 뿐이겠죠.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광석.

여전히 그의 노래는 다른 누군가에 의해 존경심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더 이상 그의 목소리로는 들을 수 없는 명곡들 중 한 곡인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우리의 주인공 '나'와 'S'의 이별을 맞아 소개해 드렸습니다. 쉽지 않은 이별을 한 두 사람인데 이 상황을 잘 견디어 나갔으면 좋겠는데 많이 안쓰럽네요. 자 두 사람 영차! 힘 내시구요.  


지금까지  브런치 스토리 디제이 사고실험가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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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https://youtu.be/hvDOUl_DikM?si=Ra9OcQDuT-gvIhq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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