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이분하고는 사귈 것 같아...
또한 존경해요 작가님.
너무 늦어졌다.
돈 안 되는 행위를 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이 잠시 아니 꽤 오랜 기간 머무는 바람에 일주일에 한 편씩 총 세 편을 올리던 브런치를 잘해야 일주일에 한편 밖에 올리지 못했던 기간이 너무 길어졌다. 그 사람이 드디어 얼마 전 고 백 투 코리아를 하게 되어 이제 나만의 브런치 타임을 다시 갖게 되었다.
이제 브런치 활동은 나의 일상에서 최고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내가 하루에 핸드폰을 붙잡고 보내는 시간 중 반 이상을 브런치 공간에서 지내고 있다. 브런치를 시작하기 전부터 나의 독서량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자각하고 이제부터라도 다시 독서량을 늘리겠다는 결심을 하고 전자책도 알아보고 하다가 브런치 활동을 하게 되면서 브런치 작가님들의 훌륭한 글을 대하니 굳이 다른 책들을 찾아서 읽을 이유가 없게 되었다. 각 장르별로 유명작가 뺨치는 필력을 갖고 계시는 작가님들의 글은 나의 지적 호기심을 충분히 채워주고도 남았을 뿐 아니라 지적 만족도 또한 최고로 끌어올려 주었고 나의 스치는 생각들을 글로 잡아둘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동기부여가 되어 주었다. 몇몇 작가님들과는 댓글친구가 되었고(마치 처음 만난 소개팅 자리에서 어쩌면 이렇게 나하고 생각이 비슷할 수 있을까 하면서 이 사람과는 오랫동안 친분을 이어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 때처럼 말이다.) 몇몇 작가님들은 내가 존경하는 분이 되었다.(그분의 글에서 느껴지는 통찰력과 지식과 인성 등이 그분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신다.)
이 정도로 브런치가 내 삶의 중요한 일부가 되다 보니 몇몇 작가님들이 우려하듯 브런치 스토리가 사라지거나 폐업을 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내게도 든다. 딱 봐도 돈이 나올 구멍이 거의 없어 보이는 운영방식이니 이게 카카오라는 회사에 속해 있지 않고 독립된 다른 회사라면 없어졌어도 벌써 없어졌거나 작가들이 회원비라도 내면서라도 유지하지 않았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까지도 하게 된다는 것은 그만큼 브런치 공간에 애정이 있다는 것이라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이런 애정 어린 공간에서 연재방식의 글쓰기로 이 브런치 방에서만 몇 개월 동안 지금 쓰는 에필로그까지 총 열 편의 글을 쓸 수 있었다.
"오늘은 이 얘기예요."라는 제목으로 특정 주제에 매달리지 않고 내가 자주 생각해 왔던 것, 캐나다로 이주해 살면서 느꼈던 것, 나만의 상념들을 자유롭게 썼다. 다행스럽게도 나의 의견에 동감을 표시해 주시는 독자님들도 있어서 힘이 나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는 역시 글쓰기는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절감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더구나 글쓰기라면 다들 왕년에부터 지금까지 침깨나 뱉고 껌깨나 씹는 분들이 모인 공간이라 내용의 배치, 문단의 구성 등을 나름대로 신경을 썼다. 그래도 언제나 겸손한 자세로, 늘 감사한 마음으로...
이번 회차면 세 개의 브런치 연재 중에서 마지막 에필로그를 마치게 된다.
브런치에 입문하고 처음으로 삼십 개의 글을 쓰고 대단원의(?ㅋㅋ) 막을 내리게 되었다. 내가 쓴 글에 내가 만족하든 그렇지 않든 이젠 새로운 막을 다시 준비해야 한다. 어떤 주제로 나의 삶과 나의 생각을 표현해 낼까, 어떤 글을 들고 작가님, 독자님들한테 다가갈까 아주 잠깐 동안 행복한(?) 고민에 빠져 보려고 한다. 이번엔 핸드폰 알람에 불이 나도록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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