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 남은 자리, 꿈으로 채우는 중

아이의 꿈에 대한 질문에 멋지게 답할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어

by 자모카봉봉


아이들이 자라면서 하루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늘 나를 찾고, 함께 있고 싶어 하고, 내 손이 닿아야 하루가 굴러갔는데, 이제는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학교와 학원으로 바쁜 스케줄을 보내며 집 안의 공기는 조금씩 고요해졌다. 그 고요함은 나에게 낯선 감정들을 데려왔다. 허전함 같기도 하고, 여유 같기도 한 묘한 마음. 사람들은 흔히 ‘빈둥지 증후군’이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독립할 때 찾아온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 감정이 훨씬 더 이른 시기부터 스며든다고 느낀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 스스로 할 일을 챙기기 시작할 때, 중학생이 되어 친구와의 시간이 더 중요해질 때, 고등학생이 되어 집보다 바깥의 일정이 많아질 때. 엄마의 자리가 조금씩 뒤로 밀려나는 느낌을 엄마가 먼저 감지하게 된다.


그 변화는 집의 분위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우리 집 거실은 원래 장난감이 가득했다. 자동차, 블록, 주방놀이 장난감이 바닥을 차지했고, 아이들이 바닥에서 계속 뛰어놀았기 때문에 거실과 복도까지 모두 매트를 넓게 깔아 두었었다. 말 그대로 ‘집 전체가 아이들의 놀이공간’이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조금씩 자라자, 그 매트의 공간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복도 매트를 치워도 되겠다고 생각해 치워 보았고, 거실에서도 “이제 한 장만 깔아도 되겠다”고 말하며 공간을 조금씩 정리했다. 요즘에는 아예 필요할 때만 꺼내고 평소엔 접어두기까지 한다. 그만큼 아이들이 더 이상 바닥에서 장난감을 쏟아놓고 뛰어다니는 대신, 책상에 앉아 퍼즐을 맞추고, 만들기를 하고, 편안하게 소파에 기대 책을 읽거나 게임을 하며 정적으로 놀기 시작했다. 장난감의 수가 줄어드는 만큼, 아이들의 성장 속도가 눈에 보였다. 분주하던 집 안의 소리가 잦아들고 하루의 결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나는 그 변화의 가장 앞자리에서 느끼고 있었다.


한때는 삼시세끼를 챙기고, 아이 곁을 떠나지 못했던 시간이 엄마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아침에 아이를 깨우고, 유치원 가방을 챙기고, 낮잠을 재우고, 저녁 전쟁을 치르고, 하루가 끝나면 무너져 내리듯 잠들었다. 그 전부를 단단히 붙잡고 있어야 ‘좋은 엄마’라고 믿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 시기만 붙잡고 있다면, 아이들이 자라는 이 순간순간이 언젠가 허무함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들은 자라고, 하루는 달라지고, 엄마로서의 역할도 흐름을 따라 자연스럽게 변한다. 그 흐름을 억지로 붙잡고 있으면 결국 놓치는 건 아이가 아니라, 내 삶이었다.


그래서 나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내 꿈을 놓지 않으려고 했다. 조급하게 움켜쥐는 꿈이 아니라, 아이가 나를 덜 필요로 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나에게 돌아오는 시간을 내 삶으로 채우겠다는 마음이었다. 어쩌면 지금 내가 일하는 방식도 그 흐름을 따라 천천히 확장된 것인지 모른다. 아이에게 서운함을 주지 않으면서도, 내 삶의 방향을 조금씩 되찾아가는 과정처럼. 지나고 보니, 그 마음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최근 둘째 아이가 내게 물었다. “엄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 그리고 이어서 “엄마 직업은 뭐야? 엄마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야?” 그 질문을 들는데, 마음이 따뜻하게 요동치는 느낌이 들었다. 가정주부로서의 나도 좋지만, 나는 아이에게 조금 더 다양한 나의 모습, 꿈을 꾸는 엄마의 모습, 다시 도전하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의 질문에 부드럽고 단단하게 대답하고 싶었다. “엄마도 하고 싶은 일이 있어. 엄마도 엄마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어.” 아이에게 ‘자라서 되고 싶은 사람이 있듯, 어른도 계속되고 싶은 모습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이들이 자라며 점점 독립적인 존재가 되어가는 것처럼, 나 역시 같은 속도로 다시 ‘나’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걸 나는 조용히 배우고 있다. 그래서 나는 미래를 자주 상상한다. 아이들이 나를 덜 찾게 되는 날, 그 빈자리를 허전함이 아닌 나의 꿈으로 채우는 모습. 비워진 시간을 억지로 붙잡지 않고, ‘내 삶의 다음 장’을 자연스럽게 열어가는 나의 모습.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내 삶도 다시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이 요즘의 나에게는 아주 다정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요즘 나는 나에게 돌아오는 시간들을 조금씩 실천하고 있다. 다시 나를 위한 다이어리를 꺼내 생각을 정리하고, 하고 싶은 일의 방향을 적고,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채울지 차분히 고민한다. 동시에 내가 더 전문적으로 하고 싶은 교육,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교육, 나에게 오래 남는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를 중심으로 공부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아이들이 자랄수록 ‘엄마에게 돌아오는 시간’은 자연스럽게 많아지고, 나는 그 여백을 예전처럼 두려움이 아닌 감사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이의 성장은 엄마에게도 또 다른 성장을 만들어준다. 엄마라는 역할이 조금씩 줄어드는 자리를 허전함으로 채울 수도 있지만, 내 꿈으로 채울 수도 있다. 그리고 나는 이제야 알게 되었다. 아이들이 커가는 속도만큼 나의 삶도 다시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커갈수록 나는 조금씩 더 나에게 돌아가고 있다. 아이의 독립이 엄마의 끝이 아니라, 엄마의 또 다른 시작이라는 것을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래서 오늘도 말할 수 있다. “나는 아이와 함께 자라며, 동시에 내 삶의 새로운 계절로 들어가는 중이다.” 아이가 스스로 자기 삶을 넓혀가듯, 나 역시 나의 삶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아이의 성장과 나의 성장은 결코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는 느슨하게 연결된 리듬으로,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천천히 나아가는 중이다.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나는 더욱 단단하고, 더욱 편안하고, 더욱 나다운 모습으로 서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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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작은멈춤>

1. 아이들이 더 독립적인 존재가 되었을 때, 나는 어떤 하루를 살고 있을까요?

2. 그 미래를 위해 지금 조금이라도 시작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3. 앞으로의 시간에서 ‘엄마’와 ‘나’의 비율은 어떻게 바꾸고 싶은가요?


"아이에게 멋진 나를 보여주기 위해, 나는 다시 나의 길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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