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나답게 살기, 나에 대해 알기

슈퍼거북(유설화 글 ·그림, 책읽는 곰)

by 자모카봉봉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기억 나시나요? 토끼와 거북이가 달리기 경주를 했는데 토끼가 아닌 거북이가 이긴다는 이야기 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당연히 거북이보다 토끼가 빠른데도 불구하고 거북이가 이겼으니 엄청난 반전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 이고, 한편으로는 토끼는 낮잠을 자느라 이기지 못한 것이니 거북이처럼 쉬지 않고 끈기 있게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나지만 혹시 이 이후의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혹시 지금 생각해 본다면 토끼와 거북이는 어떻게 되었을것 같나요?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바로 오늘 이야기 할 그림책'슈퍼거북'입니다.

책을 먼저 보시겠습니다. 표지를 보시면 거북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표정을 보니 승리한 거북이 답게 굉장히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하고 있고, 머리에는 '빠르게 살자'라는 글귀의 머리띠를 멋지게 두르고 있습니다. 경주에서 승리한 거북이는 하루아침에 벼락스타가 되고, 슈퍼거북이라는 별명도 얻게 됩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승리를 했으니 당연하겠죠. 그래서 온 도시에는 슈퍼 거북 열풍이 불기 시작합니다. 모두가 거북이 등딱지를 지고 다니고, 거북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도 개봉되고, 가게마다 '거북'이 들어간 간판이 내걸립니다.
근데 거북이는 마냥 기쁘지만은 않습니다. 사실 거북이는 달리기 실력으로 승리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겠죠. 오히려 사람들이 본 모습을 알고 실망할까봐 걱정이 되어 차라리 진짜 슈퍼 거북이 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도서관에서 빨라지는 방법을 다룬 책을 모조리 읽고 책에 실린 내용을 모두 실천에 옮깁니다.
결국에는 정말 빠른 거북이가 되긴 됩니다. 근데 이 또한 그리 행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거북은 거북답게 하루만이라도 느긋하게 자고 그늣하게 먹고 싶습니다. 볕도 쬐고 책도 보고 꽃도 가꾸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전처럼 천천히 걷고 싶습니다.
어느날, 이런 거북이에게 토끼는 다시 도전장을 내밉니다. 사실 거북이는 이제 정말 슈퍼거북이 되었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지만 경주 자체가 이제는 부담이 되어 몇날몇일을 고민합니다.
그러다 결국 경주에는 나가게 되지만 몇날 몇일 잠을 이루지 못한 거북이는 중간에 잠이들어 경주에서 지고 맙니다. 지고나서 거북이는 다시 토끼를 이기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살아갑니다. 여유있게 잠도 자고, 꽃도 키우고... 표정을 보니 거북이는 이제 좀 편안하고 행복해진 것 같습니다.



나답게 살기


사실 육지에서 거북이가 토끼를 이긴다는 것은 기적이었죠. 피나는 노력으로 정말 빨라지기는 했지만 거북이는 거북이 답지 않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 그림책은 나답게 살아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멋있어보이고, 좋아보이는 누구처럼 사는 것보다 나답게 살아야 가장 행복합니다. 근데 이런 생각 들지 않나요? 도대체 나다운 게 뭔대?!


사실 우리는 누군가가 정해놓은 기준에 맞추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기만 바빴습니다. 빨라야 좋고, 높아야 좋고, 많아야 좋고, 커야 좋다 라는 기준에 맞춰야만 성공한 인생,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는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느려도 괜찮을 수 있고, 낮아도 사는데 지장 없으며, 적어도 문제 없고, 작아도 나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더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결국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떠한 기준을 맞추기 위해 발버둥만 칠 것이 아니라, 나에 대해 잘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는 무엇을 잘 할 수 있고,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할 때 행복한 사람인지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거북이는 책을 좋아하고, 꽃을 가꾸기를 좋아하고, 천천히 걷는 것을 좋하해서 이런생활을 할 때 행복을 느끼는 것 처럼 말이죠.


저 역시도 저에 대해서 잘 모르고 살았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공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니 열심히는 안해도 '공부가 우선'이라는 생각만 하고 살았고, 대학 때는 취업을 잘하는게 가장 좋다고 하니 '어떻게 빨리 취업할 수 있을까'만 생각했습니다. 직장다닐 때에도 미래를 위해서 열심히 경력을 쌓아야 한다고 해서 일만 하기에 바빴습니다. 인생은 돈도 많이 벌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도 명예를 얻어야 성공한 인생이라고 하여 그게 맞다고만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근데 저는 첫아이를 임신하고 입덧이 너무 심해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 두게 되어 갑작스러운 긴 여유가 생겼는데 그때 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봤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일을 그만 두었으니 돈도 많이 벌 수 없고, 명예도 얻을 수 없으니 내 인생을 실패한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여유 속에서 주변을 둘러보고, 나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며 제게 맞는 작은 취미생활을 하나하나씩 만들어갔습니다. 한때는 돈, 성공, 일만 외치던 제가 아이를 키우면서 생각보다 내가 가정에 충실해야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낳기만 하면 어린이집에 보내고 회사에 들어가 일에 올인하겠다고 했던 저는, 지금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만 일을 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들과 보내고, 저를 더 알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하는 중입니다.


저는 지금 이런 삶에 매우 만족합니다. 물론 예전만큼 벌지 못하는 돈이 아쉽기도 하고, 예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잘나가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돈, 명예가 주는 행복보다 가족, 육아, 여유가 주는 행복이 더 크게 다가온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물론 저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시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습니다. "행복하기 위해서 돈 버는 것이 아니라 빚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돈을 많이 벌어야 하고 성공해야 한다", "한번뿐인 인생, 편안하게 살기보다는 거북이가 한때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은 것 처럼 늘 노력하고 성실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뭐가 맞다, 틀리다 하기에는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고 중요시하는 가치가 다르니까요.

하지만 타인이 정해놓은 기준에 쫓기며 살다가 지쳤을 때 나라는 사람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고 나에게는 이 길이 맞다라는 확신과 함께 살아가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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