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기관에 적응 중인 아이를 대하는 엄마의 자세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윤여림 글, 안녕달 그림)

by 자모카봉봉
이제 19개월이 된 우리 둘째는 어린이집을 다닌 지 2달 정도가 되어갑니다. 조금 빠르게 보내긴 했습니다. 아이 둘을 케어하는데 제가 많이 지치기도 했고, 아들이라 에너지가 넘쳐 어린이집에서 더 신나게 놀고 오기를 바란 것도 있고, 둘째는 첫째가 유치원에 가는 것을 매일 지켜봤기 때문에 오히려 더 빨리 다니고 싶어 할 것이라는 주변의 말에 과감하게 결정을 했습니다.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고 첫 주는 정말 씩씩하게 잘 다녀서 "둘째라서 정말 잘 적응하나 보다", "역시 누나보고 배운 게 있구나", "엄마 편하게 해 주려고 적응도 이쁘게 잘 하구나" 저녁마다 신랑과 행복한 얘기를 나누며 드디어 나도 오전에는 맘 편한 자유부인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근데 이게 웬일일까요. 둘째 주부터는 뒤늦게야 상황 파악을 했는지 어린이집 문 앞에서 대성통곡을 하면서 들어가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을 보내보신 분들은 이런 상황과 심정을 아시겠죠. 이렇게 보내 놓고 나면 엄마는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문 앞에 한참을 서성거리도 하고, 어린이집 주변을 산책하듯 뱅뱅 돌며 아이가 울지 않는지 기웃거리다 주책이다 싶어 무거운 발걸음을 집으로 옮깁니다. 그리고 내가 지금 애한테 무슨 짓을 한 건가 싶어서 괜히 눈물을 훔치죠. 근데 이런 상황에 마침 선생님으로부터 문자가 옵니다. 아이는 바로 울음을 그치고 잘 놀고 있다고 밝게 웃고 있는 사진과 함께 메시지가 도착합니다.
육아정보를 찾아보면 오히려 아이가 어린이집을 처음 갈 때 우는 게 당연하다고 합니다. 매일매일 붙어있던 엄마랑 떨어지는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게 이상한 거라고 하죠.
근데 엄마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매일매일 붙어 있던 아이와 떨어지게 되고, 항상 내 곁에만 있어야 안심이 되고, 내가 봐줘야 할 것 같은 아이를 보내게 되니 엄마도 더욱 걱정이 되고 불안하죠.
결국은 어린이집을 다닐 때 아이에게도 적응기간이 필요하듯, 엄마에게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저와 같이 어린이집, 유치원을 간지 얼마 되지 않아 적응기간에 있는 아이와 엄마가 보면 좋을 그림책을 함께 보려 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입니다.

엄마는 유치원 캠프를 마친 아이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아이가 어렸을 적의 기억을 떠올립니다.
엄마랑 처음 떨어져 선생님과 친구들이랑 하룻밤을 보낸 캠프라
엄마에게도 특별했기에 오래전 기억이 떠오른 듯합니다.
아이가 신생아였을 때 잠들었는데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던 기억,
까꿍놀이를 하며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엄마를 보고 까르르 웃었던 기억,
엄마가 잠깐 화장실을 가거나 쓰레기를 버리러 잠깐 나갔다 와도
아이가 목 놓아 울었던 기억들을 떠올립니다.
대견하게도 아이는 점점 클수록 엄마가 잠깐 보이지 않아도 다시 만난다는 것을 알아갑니다.
그리고 유치원에 처음 갈 때는 버스 앞에서 다시는 엄마를 못 볼 것처럼
엄마옷을 붙잡고 눈물을 펑펑 쏟은 기억도 함께 떠올립니다.
아이는 오랫동안 떨어져 있다 해도 다시 만난다는 것을 알며 유치원 적응도 잘 해냅니다.
근데 유치원 버스를 타고 캠프를 떠나는 날, 오히려 엄마의 마음이 허전하고 아이가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엄마가 보고 싶어도 꾹 참고 씩씩하게 보냈을 아이를 생각하며 엄마도 씩씩하게 하루를 보내죠. 그러다가 엄마는 시간이 흘러서 아주아주 오랫동안 떨어져 있게 될 날을 상상해 봅니다.
엄마는 역시 괜찮다고 말합니다. 책의 제목처럼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날 거라면서요.
그리고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기는데, 엄마가 정말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었다는 것이 느껴져 마음이 뭉클하게 합니다.

사랑하는 아이야, 세상을 훨훨 날아다니렴.
날다가 힘들어 쉬고 싶을 때 언제든 돌아오렴.
엄마가 꼭 안아 줄게.


헬레콥터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녀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며 자녀를 과잉보호하는 엄마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초등학교 때는 수시로 학교에 연락해서 성적, 숙제, 친구관계까지 챙기고, 중고등학교 때는 입시문제, 대학 때는 학점과 취업문제에 대해서도 모두 챙기려 합니다. 물론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일일이 챙기며 통제하고 간섭합니다. 이렇게 하는 게 과연 부모의 역할일까요? 헬리콥터맘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오히려 사회 부적응자가 된다고 합니다.

그림책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는 아이에게 있어서 엄마의 역할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아이가 힘들어하고 불안해한다고 해서, 엄마도 불안한 마음을 안고 아이에게 달려가서 늘 곁에만 있어주기보다는, 아이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며 응원해주는 것이 엄마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늘 같은 자리에서 아이를 안아줄 준비만 하고 있어도 충분하겠죠. 물론 아이가 온다면 무엇보다 꼭 안아주어야 하고요.


책에서 아이가 어렸을 때를 떠올리던 부분을 보니, 저도 저희 아이들이 어렸을 때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특히 낯가림이 심했던 저희 첫째 아이는 책의 그림들과 너무나도 같아 제 모습을 보는 것과도 같았습니다.

근데 그런 첫째가 다음 달에 유치원에서 음악회를 한다고 합니다. 많은 친구들, 많은 부모님들이 있는 앞에서 공연을 한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아이가 두려워하지는 않을까, 스트레스받지는 않을까, 괜히 유치원 다니는 게 힘들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아이가 며칠 뒤에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엄마, 나 엄마, 아빠한테 보여줄라고 오늘 울지 않고 연습했어"라고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결코 쉽지 않은 시기를 보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혼자 누워서 자게 하기, 밤중 수유 끊기, 첫 기관에 적응시키기 등 이런 것들이죠. 근데 이런 시기에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아이들은 생각보다 대단하다", "아이들은 엄마가 생각한 것보다 뭐든 잘 해낸다"였습니다. 역시 이번에도 두려움을 극복하고 씩씩하게 무대에 설 준비를 하는 아이를 보며 다시 한번 아이들은 스스로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생각보다 크구나 느낍니다.


혹시 저와 같이 아이가 첫 기관에 적응 중이라 아이의 힘듦에 덩달아 지친 불안한 엄마들이 있으시다면 아이는 할 수 있을 거라 믿으며 아이에게 더 많은 용기와 사랑과 칭찬을 쏟아주는 것에 집중해주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뒤돌아보지도 않고 어린이집에 뛰어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오늘을 기분 좋게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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