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귀 토끼(다윈시 글, 탕탕 그림, 심윤섭 옮김, 고래이야기)
여러분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나요? 남들은 모르더라도 나만의 비밀처럼 한, 두 가지씩은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 통통한 다리가 저의 콤플렉스였습니다. 이상하게 저는 살이 찌면 상체에는 안 찌고 하체에만 쪄서 다리를 내놓는 것을 부끄러워했습니다. 한참 예민할 시기인 중학교 사춘기 시절에는 밖에 나가는 것도 싫어하고 괜히 엄마한테 내 다리는 왜 그러냐고 짜증을 부렸던 적도 있습니다. 나쁜 딸이었죠^^;;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을까 싶습니다. 예전 사진을 보면 그렇게 뚱뚱한 것도 아니었고, 친구들은 시원하게 짧은 반바지를 입고 있는데, 저 혼자만 까만 긴바지를 입고 있는 게 그렇게 이상할 수가 없습니다. 젊음만으로도 모든 것이 이쁘던 그 시기에 이쁜 치마 입고 제대로 멋내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콤플렉스 이긴 하지만 왜 감추려고만 하고 극복하려고 하지는 않았나 후회가 됩니다.
지금 이렇게 콤플렉스에 대해 이야기한 이유는 오늘 그림책과 관련이 있어서겠죠? 외모 콤플랙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그림책, 짧은 귀 토끼입니다.
표지에 있는 동동이라는 토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동동이를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토끼와는 조금 다른 게 있지 않나요? 맞습니다. 제목처럼 짧은 귀를 가졌습니다. 이 짧은 귀가 동동이에게는 큰 콤플렉스입니다. 엄마는 귀가 귀엽고 특별하다고도 하고, 친구도 귀가 늦게 자라서 그러는 것이라고 위로하지만 동동이는 짧은 귀가 계속 신경 쓰입니다. 그래서 먹는 것도 잘 챙겨 먹고, 빨래집게로 귀를 매달아 늘려보기도 하지만 늘 그대로입니다.
동동이는 고민을 하다 빵 만드는 법으로 귀를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물엿으로 '토끼 귀'빵을 머리에 붙이고 친구들한테 자랑을 합니다. 근데 빵의 냄새를 맡고 독수리가 토끼의 긴 귀를 낚아챕니다. 동동이는 하늘로 올라가다가 '토끼 귀'빵은 부러지게 되고 땅으로 떨어지게 되어 목숨을 구하게 됩니다. 그런데 토끼 귀 빵을 먹은 독수리는 지금까지 먹어본 토끼 귀중에 가장 맛있는 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소문이 여기저기로 퍼지게 됩니다. 결국 동동이는 '토끼 귀'빵집을 열게 되고 빵집은 빵을 사러 온 동물 친구들로 늘 북적대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타인의 시선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
사실 동동이는 친구들의 놀림으로 자신의 귀가 콤플렉스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스스로 이상하게 여겨, 자신의 귀를 숨기려고 모자로 가리고 다녀서 친구들을 더 궁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모자가 날아가고, 친구들은 동동이가 늘 감추고만 있었던 귀에 집중해서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동동이는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다가 더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타인의 시선 때문에 힘들어합니다. 여러분은 얼마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신경 쓰시나요? 간단한 테스트 한 번 해보실까요? 여러분 잠시 이마에다가 알파벳 E를 써보시겠어요? 고민하지 마시고 즉흥적으로 쓰시면 됩니다. 5초 시간 드리겠습니다. 어떤 사람은 상대방이 보는 쪽에서 "E"자가 되게 쓰고, 어떤 사람은 자기가 보는 방향에서 "E"가 되도록 씁니다. 일본의 사회 심리학자 시카이 고유 교수에 의하면 전자의 경우는 공적 자기의식이 높고 자기 주관보다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합니다. 후자의 경우는 자기의식이 높고 자기 주관이 강한 사람이라고 시카이 고우 교수는 말합니다. 이 실험의 결과를 보면 10명 중 7명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전자에 속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이죠.
'조명 효과'에 대해 아시나요?
조명 효과는 연극 무대 위에서 조명을 받는 배우처럼 자신이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조명 효과라는 말을 만든 토머스 길로비치는 1999년 '가장 볼품없어 보이는 연예인' 1위를 차지한 가수 배리매닐로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학생들을 강의실로 들여보내는 실험을 했습니다. 티셔츠를 입은 학생들은 매우 부끄러워했겠죠.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쳐다볼까봐 더 부끄러웠습니다. 근데 참 재미있는 건 그 티셔츠를 눈여겨본 학생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티셔츠를 입은 학생들은 자신의 티셔츠에 그려진 사람을 알아보는 사람이 46퍼센트일 거라고 예측했지만, 실제로 해당 집단에서 그 수치는 21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타인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이죠. 어쩌면 모두가 조명효과에 빠져서 각자 자신에게만 신경을 쓰고 있느라 바쁠 수도 있겠죠.
그래서 콤플렉스를 갖고 있더라도 숨기느라, 없애느라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할수록 나만 힘들고, 나만 우울해지고, 자존감만 떨어질 뿐이죠. 나의 단점, 콤플렉스에 집중하기보다는 장점을 찾아 장점에 집중했으면 좋겠습니다. 동동이가 빵 만들기를 잘한다는 자신의 장점에 집중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말이죠.
매일 타인의 시선을 걱정하고
타인의 시선만을 생각하고 살아간다면
그건 내 인생이 아닙니다
타인이 바라는 인생입니다
- 글배우
여러분은 내가 바라는 내 인생을 살 것인가요? 타인이 바라는 내 인생을 살 것인가요? 당연히 내가 바라는 내 인생을 살고 싶으시겠죠.
누가 볼까 봐 부끄러웠던 외모 콤플렉스가 있다면 조금은 내려놓고, 모두가 밝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멋진 내 인생을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