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바다 (서현 저, 사계절)
최근에 마음놓고 울어본 적이 있으셨나요? 혹시 울고 싶은 적이 있지는 않으셨나요?
아마도 마음놓고 울어본 적보다 울고 싶은 적이 더 많으시겠죠.
우리는 슬픔이라는 감정에 대해 숨겨야 한다고만 생각합니다. 억지로 슬픔이란 감정을 회피하고, 참아내어, 누군가에게 감정을 들키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여깁니다.
그럼 우리는 속상한 일이 생겨도, 슬픈 일이 생겨도, 억울한 일이 생겨도 우리는 감정을 숨겨야 하고, 숨겨왔던 이 감정들을 그냥 내 안에 담아두어야만 할까요? 그림책 '눈물바다'를 보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림책의 주인공은 오늘 참 뜻대로 되는 일이 없습니다. 시험을 봤는데도 아는게 하나도 안나오고, 점심밥도 주인공이 싫어하는 메뉴만 나왔습니다. 짝꿍이 먼저 약올렸는데도 주인공만 혼나고,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가려고 하는데 비가 옵니다. 결국 비를 다 맞고 도착한 집에는 공룡 두마리가 싸우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이야기하는 공룡은 누구일까요? 주인공의 엄마, 아빠 입니다:)
주인공은 너무 속상합니다. 그리고 결국 눈물을 흘립니다. 훌쩍, 훌쩍, 훌쩍... 어머 근데 이게 웬일일까요? 아침에 일어나보니 주인공의 눈물이 모여 바다가 되었습니다. 주인공의 눈물로 만들어진 바다에는 주인공을 속상하게 했던 사람들이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그 사이에서 신나게 배를 타기도 하고 '야호'를 외치기도 합니다. 주인공은 결국 부모님과 친구들 선생님을 구해주고 드라이로 말려줍니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눈물때문에 힘들었을 사람들에게 미안함을 느끼지만 개운한 기분을 더 크게 느낍니다.
결국 주인공은 자신의 슬픔 감정을 가슴 속에 담아두지 않고 눈물로 감정을 꺼내어 개운함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어떠한 감정이든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는 것을 눈물바다의 주인공이 말해줍니다.
영국의 정신과 의사 헨리 모즐리(Henry Maudslay)는 "슬플 때 울 수 없으면 우리 몸의 다른 장기가 대신 운다"고 했습니다. 우리의 힘들고 슬픔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가면 몸과 마음의 상처를 안게 되고 결국 다른 장기가 대신 울어 신경성 증세나 히스테리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자 교수도 "기쁨과 슬픔은 느낄 때마다 바로 표출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합니다. "심리학적으로 기쁨, 슬픔을 접근 동기라고 하는데, 접근 동기를 잘 표현하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장수를 합니다. 반면, 화나 불안이나 안도감은 회피 동기라고 하는데, 이런 감정은 주로 자신의 치부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어설프게 표현하면 오히려 나중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우리 주변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보시면 누가 더 장수 하시나요? 대부분 할머니가 더 오래 사십니다. 그럼 어느분이 더 많이 화를 내시고, 더 많은 눈물을 흘리시나요? 대부분 할머니가 더 다양한 감정표현을 많이 하시죠. 물론 여러가지 다른 요인도 작용하겠지만 감정표현에 대한 부분도 장수에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어쨌든 슬픔을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건데도 불구하고, 어쩌면 우리는 기쁨 조차도 표현을 어색해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그럼 감정을 적절하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면 떨까요?
두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첫번째는 하루를 마무리 할 때, 하루동안의 감정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귀가길에도 좋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좋습니다. 오늘 생겼던 일을 떠올리면서 그때의 감정을 다시 떠올려보고, 일어났던 신체 반응을 분석하면서 잠시 명상을 하는 방법입니다. 책의 주인공처럼 짝꿍이 잘못을 했는데 나만 꾸중을 받았을 때를 떠올리며, 그때 화가 나서 얼굴이 빨게지고 손이 떨렸던 상황을 기억해두면 다음 비슷한 상황이 생길때는 처음 겪을 때만큼 당황하지 않고 나름 대처할 수 있게 됩니다. 일을 떠올리기만 하고 분석하지 않으면 오히려 안좋은 감정만 불러일으키는 것밖에 안되니 분석하는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직장을 다닐때에는 퇴근할 때 지하철이나 버스에서의 시간을 활용했습니다. 아는 사람을 만나지 않거나 전화가 오지 않는다면 집에가는 시간을 온전히 나만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참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분들도 나름의 편한 시간을 찾아서 연습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번째 방법은 짧은 감정일기를 써보는 방법입니다. 그날그날 감정조절이 힘들었던 상황을 글로 옮겨봅니다. 손으로 시간 장소를 적고 기분을 0~10점까지 매긴 다음기분에 따라 신체반응이 어땠는지 기록합니다.
저는 이 방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아이를 키우고 있으니 제 의도와는 다르게 화가 나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하고, 우울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감정들은 아이들에게 잘못 전달이 되고 결국 후회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밤에 아이들이 다 자고 난 다음, 일기를 쓰듯 감정을 중심으로 상황을 글로 옮겨봅니다. 내 감정을 다시 들여다 보기도 하고 감정과 나를 이해하면서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을 느낍니다.
물론 그 감정이 아이들에게 잘못 전달이 된 것에 대해 반성을 하기도 하구요.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이며 20세기의 대표적인 정신의학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인생수업>이라는 책에서 눈물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30분 동안 울어야 할 울음을 20분 만에 그치지 말라. 눈물이 전부 빠져나오게 두라. 그러면 스스로 멈출 것이다. 마지막 눈물 한 방울까지 흘리고 나면 기분이 홀가분할 것이다"
눈물은 슬픔을 해소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저도 저의 감정일기를 쓰면서 속상한 마음에 눈물을 흘릴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흘리고 난 후에 오히려 개운한 마음을 느낍니다. 이게 바로 눈물이 주는 치유의 힘이겠죠.
산다는게 좋은 일만 누리며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속상한 일도 있고, 슬픈일도 있고, 억울한 일도 있겠죠. 그런 감정들 숨기지 말고, 눈물로든 뭐든 맘껏 표현하여 우리마음을 스스로 위로하고 토닥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