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레오 리오니 글. 그림)
이솝우화 중에 개미와 베짱이, 기억나시나요? 개미는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동안 베짱이는 노래만 부르며 지냅니다. 시간이 지나 겨울이 되자 베짱이는 입이 얼어붙어 노래도 부를 수 없고 식량도 찾을 수 없게 되어 개미의 도움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저희 아이에게 읽어주고 읽고 난 다음에 "개미처럼 살고 싶어? 베짱이처럼 살고 싶어?"물었습니다. 아이는 당연한 듯 베짱이처럼 살고 싶다 해서 처음에는 조금 당황했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 이 이야기를 통해 개미처럼 부지런히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아이의 눈에는 힘들게 땀을 흘리며 일을 하는 개미의 모습보다는 노래를 부르며 즐기는 베짱이의 모습이 더 좋아 보였던 것입니다. 근데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아이의 생각을 더욱 존중해 주어도 될 것 같습니다. 무조건 일만 하며 열심히 살기보다는 지금의 순간을 즐기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직업 하고도 연결을 하면 더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 시대에는 이솝우화의 개미와 베짱이보다 오늘 소개할 이 책이 더 와 닿는 것 같습니다. 레오 리오니의 <프레드릭>입니다.
어느 오래된 돌담에 보금자리를 둔 수다쟁이 들쥐 가족이 있었습니다. 들쥐 가족은 겨울이 다가오자 옥수수와 나무 열매와 밀과 짚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들쥐들은 밤낮없이 열심히 일했습니다. 단 한 마리, 프레드릭만 빼고 말입니다. "프레드릭, 넌 왜 일 안 하니?" 들쥐들이 물으니 프레드릭은 일하고 있다고 대답합니다. 춥고 어두운 겨울날들을 위해 핫살을 모으기도 하고, 겨울에는 온통 잿빛이기 때문에 색깔을 모으기도 하고, 겨울에는 얘깃거리가 동이 나니 이야기를 모으기도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겨울이 되자 처음에는 먹이가 넉넉해서 들쥐들을 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그러나 먹이가 떨어지고 나니 들쥐들은 누구 하나 재잘대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들쥐들은 햇살과 색깔과 이야기를 모은다고 했던 프레드릭의 말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네 양식들은 어떻게 되었니, 프레드릭?" 프레드릭은 들쥐들에게 햇살 이야기를 통해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기도 하고, 다양한 색깔의 이야기를 통해서 들쥐들이 마음속에 그려져 있는 색깔들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들쥐들을 위해 공연을 하듯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들쥐들은 얘기하죠. "프레드릭, 넌 시인이야!" 그리고 프레드릭이 수줍게 말합니다. "나도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