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모카봉봉 Nov 13. 2019

[그림책] 마음의 양식을 쌓는 취미활동

프레드릭(레오 리오니 글. 그림)

이솝우화 중에 개미와 베짱이, 기억나시나요? 개미는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동안 베짱이는 노래만 부르며 지냅니다. 시간이 지나 겨울이 되자 베짱이는 입이 얼어붙어 노래도 부를 수 없고 식량도 찾을 수 없게 되어 개미의 도움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저희 아이에게 읽어주고 읽고 난 다음에 "개미처럼 살고 싶어? 베짱이처럼 살고 싶어?"물었습니다. 아이는 당연한 듯 베짱이처럼 살고 싶다 해서 처음에는 조금 당황했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 이 이야기를 통해 개미처럼 부지런히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아이의 눈에는 힘들게 땀을 흘리며 일을 하는 개미의 모습보다는 노래를 부르며 즐기는 베짱이의 모습이 더 좋아 보였던 것입니다. 근데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아이의 생각을 더욱 존중해 주어도 될 것 같습니다. 무조건 일만 하며 열심히 살기보다는 지금의 순간을 즐기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직업 하고도 연결을 하면 더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 시대에는 이솝우화의 개미와 베짱이보다 오늘 소개할 이 책이 더 와 닿는 것 같습니다. 레오 리오니의 <프레드릭>입니다.    


어느 오래된 돌담에 보금자리를 둔 수다쟁이 들쥐 가족이 있었습니다. 들쥐 가족은 겨울이 다가오자 옥수수와 나무 열매와 밀과 짚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들쥐들은 밤낮없이 열심히 일했습니다. 단 한 마리, 프레드릭만 빼고 말입니다. "프레드릭, 넌 왜 일 안 하니?" 들쥐들이 물으니 프레드릭은 일하고 있다고 대답합니다. 춥고 어두운 겨울날들을 위해 핫살을 모으기도 하고, 겨울에는 온통 잿빛이기 때문에 색깔을 모으기도 하고, 겨울에는 얘깃거리가 동이 나니 이야기를 모으기도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겨울이 되자 처음에는 먹이가 넉넉해서 들쥐들을 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그러나 먹이가 떨어지고 나니 들쥐들은 누구 하나 재잘대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들쥐들은 햇살과 색깔과 이야기를 모은다고 했던 프레드릭의 말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네 양식들은 어떻게 되었니, 프레드릭?" 프레드릭은 들쥐들에게 햇살 이야기를 통해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기도 하고, 다양한 색깔의 이야기를 통해서 들쥐들이 마음속에 그려져 있는 색깔들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들쥐들을 위해 공연을 하듯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들쥐들은 얘기하죠. "프레드릭, 넌 시인이야!" 그리고 프레드릭이 수줍게 말합니다. "나도 알아."


우리나라는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기로는 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지난 2016년 우리나라의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은 2052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노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OECD 회원국의 평균 노동시간은 1707시간으로 조사되었고요. 물론 지난해부터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면서, 2018 평균 근로시간은 1967시간으로 전년과 대비해 28.8시간 줄어들었으나, 2016년 OECD 평균보다는 여전히 200시간 이상 많은 수치죠.

그래서일까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은 정말 열심히 잘하는데 눌 줄은 모릅니다. 놀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도 맘 편히 놀기보다는 밀린 일을 하거나, 오히려 일을 미리 해 두거나,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자기 계발을 위한 시간을 갖는 등 일을 쉽게 내려놓지를 못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가 너무 성취 위주의 사회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20.30대는 어릴 때부터 경쟁사회에 일찍이 노출이 되었습니다. 많은 시험 속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기 위해 늘 노력해야 했고, 취업도 경쟁 속에서 이기는 자만이 할 수 있었고, 취업을 해도 회사 안에서의 경쟁은 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경쟁이 습관이 되어서 뭔가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휴가를 가서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고, 오히려 무언가를 하는 게 마음이 편하기까지 하죠.


예전에 가끔 자기소개서와 같은 곳에 취미를 묻는 란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그 공간에 무엇을 적으셨나요? 대부분이 음악 감상, 영화감상, 독서와 같은 것들이죠. 딱히 취미라고 할만한 것은 없고, 많은 사람들이 취미생활로 생각하는 것들이기도 하고 나 또한 싫지 않기에 그냥 적었던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너무 일만 하고 지내서 취미생활 하나 없었다면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이제 그런 공간이 있다면 떳떳하게 적을 수 있도록 예술활동을 하나 시작해서 나만의 취미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일을 열심히 하고 돈을 많이 벌어서 따뜻한 옷을 입고, 배를 든든히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우리의 마음을 챙기는 것도 중요합니다. 프레드릭처럼 더 오래도록 마음을 따뜻하게 챙기고 주변 사람들에게도까지도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도록 말이죠.


https://youtu.be/3sKV1xZluBA

작가의 이전글 상실에 대한 내 마음 토닥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