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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흩다 Nov 22. 2015

뜨거움과 차가움 사이

우리가 인연을 믿는 이유

차갑,뜨겁지도 않은 미지근한 바람이 부는 마음 속엔

그 미지근함 만큼이나 그저 그런 인연들이 만든 애정의 늪이 있다.

끓는 물처럼 뜨거울 걸 알면서도 바보처럼 데일만큼 데인 나지만, 얼음처럼

차갑게 쿨한 내가 아니기에 난 그 중간, 미지근 함 속에서 부둥거린다. 벗어 날 수도 없게

하나의 찰나가 되어버린 많은 것들은 여전히 내 머리 속을 헤매고, 잊기를 거부한다는 듯이 어 자리 잡 기끝 없는 도돌이표처럼 그 공간을 맴돈다.


사람들은 말한다.

 '우연+우연=인연 우연+인연=운명'

그리고 사람들은 믿는다.

우연에서 우연이 인연을 만들고 그게 운명을 만든다고,


하지만 난 숱하게 많은 우연을 만났지우연에서부터 시작된 인연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라고 느낀다.

만남의 끝에서 본 내 모습은 누구보다 초라하고 작아져 있기 때문일까? 더 이상 누구와도 불투명한 달콤함을 속삭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나에겐 인연을 믿는다는 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어진 마음을 데워주는 사람이 또 나를 찾아온다. 

어느 날 예고없이 불청객처럼 불쑥 찾아온 그는, 그 공간을 지배하고 나를 새롭게 만들어 버렸다.

어떤 이 처럼 쉽게 끓어올랐다 식거나, 일방적으로  내가 주는 애정과 관심만을 원하거나, 어장 속에서 먹이만 주는 아무 온도 없는 사람과는 다르게.

그는 나에게 미지근 한 온도가 아닌 따뜻함을 알려 주었다.

 난 그렇게 뜨겁지도 차갑지도 미지근하지도 않은 따뜻한 사람이 되었다.


이렇게 상처받고 끝난 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누군가에게  믿음을 주게 된다는 건, 사랑을 기대하게 된다는 것은 결말을 알고 보는 영화몇 번이고 다시 보는 것처럼

데자뷰처럼 반복되는 운명이라 믿어지는 뻔한 우연 속에서도 사랑받음이, 사랑하는 그 순간이 소중하기 때문에 가 아닐까?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내 마음을 알아주는 그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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