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라는 공백을 말하다.
부치지 못한 편지 끝엔
그대에게 전하지 못한 마음이 있다.
언제 쓴 지도 모를,
얼마나 넣었다 꺼냈다 했는지 알아보지도 못 할 만큼 너덜너덜해 진 봉투처럼,
편지가 담겨있는 내 마음도 그렇게 닳아버렸다
말하지 못한 탓에 헤져버린 마음은 그만, 생채기를 낳아 짓물러버렸다
애써 괜찮은 척 담담하게
밴드로 내 마음을 감싸도 자꾸만 울컥.하고 터져버리기만 한다.
속에서 열병이라도 난 걸까
감당 못 할 기분에 어질어질해 버릇처럼 자꾸만 그대를 찾는다.
얕은 정신을 붙잡고 습관처럼 그대에게 전할 편지를 두서없이 쓴다
한 자 한 자 써 내려 갈 수록, 벅차게도 커져가는 마음이지만
채워지기는 커녕 비워지기만 하여 속이 쓰리다.
두근거리는 설레임 보단,
아픈 마음만 전해질까 하여 끝 내 우표를 붙이지 못했다.
꾹꾹 눌러쓴 내 온 마음과 그대의 이름,
만년필의 잉크가 다 닳을 만큼 편지를 채우고 채워봐도
그대란 내 마음의 빈 칸은 채워지지가 않는다.
그렇게 한 없이 부르던 그대의 이름 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