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내일은 왠지
세상은 때론 원망스럽기도 하다.
안을 것 같이 가까웠고 가질 수 있다고 확신했던,
노력으로 쌓았던 공든 탑이
한 순간에 손가락 사이로 부서져 흩어 내리는
한 낱 모래에 불가했던 모래성이라는 걸 깨달았을 땐.
잔인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어떻게든 지켜내고 싶었고 꼭 붙잡은 손을 놓고 싶지 않았던 것들이
내 간절함과는 반대로, 다시는 바라질 못 할
한 여름밤 꿈 처럼 사라지는 걸 깨달았을 땐.
하지만 모든 살아감 속엔 행복과 슬픔이 공존한다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이 있듯이,
힘든 일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한 하루하루를 지내는 것 처럼.
그렇게 잠 들지 못 한 새벽을 마주한 우린
붉혀온 눈시울만큼 성숙해졌고, 새겨진 슬픔만큼 단단해졌다.
스쳐가는 인연과도 감사하게 여기는 버릇과, 한 낱 모래가 된 기회라도 벽돌로 만드는 근성을 기르며.
내겐 아직 슬픔만이 존재하는 세상이지만,
오늘도 잠 들지 못 한 새벽을 마주하겠지만
그래도 내일은 왠지.
행복할 수 있을 것 만 같기에-
오늘을 마주한 내가 슬프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