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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흩다 Dec 01. 2015

십이월

그냥 겨울이 왔다.

가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왔다갔다

반겨 할 겨를도 없이 스쳐 가버렸다.

흐드러지게 피었던 단풍들도 다 어디로 갔는지

드문 드문 남아있는 몇 몇 바스러지는 나뭇잎들만 가을의 부재를 증명한다.

그렇게, 그가 유난히도 사무쳤던 계절이 갔다.

더 그리워 할 겨를도 없이 스쳐 가버렸다.


아무도 없는 거리에는 흩날리던 나뭇잎 대신, 날카로운 눈싸락이 얼굴을 할퀴고

늦 가을이라고 애써 믿고 싶었던 초 겨울이 지나

이젠. 부정할 수 도 없이 그냥 겨울이 왔다

"춥다"라고 소리내어 말하는 순간

서글픈 이 계절을 어쩌다 마주해버린 12월을 시인한 걸 알았다.

그렇게 그가 없이 또 하나의 계절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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