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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NGO 활동가가 반드시 갖춰야 할 3가지

by 라이프파인

몇 년전만 해도, 프로젝트와 연관된 서류들과 보고서, 참고자료들 등 검토해야하는 수십개의 보고서와 씨름하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누군가 대신 해줄 수는 없을까?' 그리고 몇 년 뒤, AI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이제 AI는 우리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보고서를 요약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며, 심지어 후원자에게 보낼 감사 편지 초안까지 작성해 줍니다. 많은 이들이 "이제 NGO 활동가도 AI에 대체되는가?"라고 묻습니다. 저는 10년간의 현장 경험을 통해 단호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결코 그렇지 않다고"



오히려 AI는 우리에게 본질에 집중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AI가 할 수 없는 일, 즉 '인간다움'에 집중하라고 말입니다. AI 시대의 유능한 NGO 활동가에게는 이제 완전히 다른 차원의 역량이 필요합니다.

1. '현장의 맥락'을 읽는 능력 (Context Reader)

AI는 주어진 데이터에서 놀라운 패턴을 찾아냅니다. "가뭄이 예상되니 옥수수 대신 양배추를 심으라"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는 그 마을 사람들에게 옥수수가 '우갈리(Ugali)'라는 이름으로 주린 배를 채워주는 주식이라는 문화적 사실은 알지 못합니다.

2. AI에게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 (Question Designer)

이제 우리는 답을 아는 것보다 '제대로 질문하는 것'이 훨씬 중요해진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AI는 우리가 던진 질문의 수준을 절대 넘어서지 못합니다.

"르완다의 빈곤 해결 방안을 알려줘"라는 질문은 평범한 답을 낳습니다.

하지만 "르완다 여성 소작농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지역 정부의 협력을 이끌어내면서도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농업 모델 5가지를 구체적인 예산과 함께 제안해줘"라는 질문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결과를 가져옵니다.

3. 기술의 온도를 결정하는 '관계 설계자'의 능력 (Relationship Architect)

AI가 보낸 이메일과 사람이 직접 찾아와 건네는 위로 중 무엇이 당신의 마음을 움직일까요? AI가 효율성을 극대화할수록, 인간의 '따뜻함'과 '진정성'의 가치는 희소해지고 더욱 중요해집니다.

NGO 활동가는 기술과 사람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해야 합니다.

후원금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이제 AI가 더 잘합니다. 하지만 그 돈으로 학교에 가게 된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기뻐하며, 그 감동을 후원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AI가 차가운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우리는 그 시스템에 '온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후원자와 수혜자, 현지와 본부 사이의 관계를 설계하고 신뢰를 쌓는 능력. 이것이 결코 대체될 수 없는 세 번째 역량입니다.



결국 AI 시대는 우리에게 맥락을 읽는 통찰력, 본질을 묻는 질문, 그리고 진심으로 연결되는 관계의 가치를 되묻고 있습니다.

AI를 우리의 가장 유능한 파트너로 삼아, 우리가 더 '인간다움'에 집중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열렸습니다.


이제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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