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바쁘고, 또 신경 쓸 일들이 많아지다 보니 제 표정을 살필 일이 없었습니다. 대부분 무표정한 경우가 많고, 프로젝트 현장에 가거나 정기회의를 할 때는 날카롭게 말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얼마 전 현장에서 직원들이 제 사진을 찍었는데 표정이 굳어있고 지쳐 보였습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일하고 있었다는 핑계를 대더라도, 행복해 보이지 않는 사진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제 사진첩을 뒤척거려 보니 웃는 사진이 거의 없었습니다. 사실 제 얼굴을 찍은 사진보다 현장 사진이나 아이 사진이 대부분이네요.
며칠 전 운전을 하다 옆으로 끼어드는 차가 있었는데, 싸우기 싫어서 그냥 양보했습니다. 결코 좋은 마음으로 했다기보다는 그냥 더 대화하기 싫어서 양보해 줬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창문을 내리더니 활짝 웃으며 고맙다고 연식 인사를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저도 활짝 웃게 되더라고요.
저희 집은 아들을 재우기 전, 함께 기도하는 루틴이 있습니다. 어젯밤에도 평소와 같이 기도를 마치고 나오려는데, 아들이 제게 '아빠가 참 좋다'며 웃으며 꼭 안아줬습니다. 하루의 스트레스가 모두 녹아내리는 듯한 진짜 기분 좋은 웃음과 칭찬이었습니다.
내일 하루, 아니 오늘 남은 하루라도 그냥 웃어보는 건 어떨까요. 물론 웃는다고 지금의 스트레스받는 일이 사라지거나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그냥 웃어넘기는 거지요. 혹시 아나요, 그 웃음이 일도 해결해 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