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특유의 상대의 안녕을 묻는 인사말입니다.
보통 이 인사말은 저희 어머니가 제게 전화하면 많이 묻습니다.
'밥 먹었니?' '아침 먹었니?' '저녁은 언제 먹니?'
그럴 때마다, 대답은 하지만 왜 이렇게 내 식사를 챙기실까..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종종 누군가 제게 식사하셨냐고 물어보면, 밥을 먹자는 건가..라고 생각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아이를 키우며 '밥'이 정말 너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이가 삼시세끼 중 한 끼라도 안 먹거나 덜먹으면 몸이 안 좋나, 컨디션이 안 좋나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얼마 전 아버지뻘 되시는 어른과 대화를 나누다가, 이 '식사'를 통해 안부를 묻는 한국인 특유의 예절에 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러다 그분은 예전에는 밥을 먹는 게 굉장히 중요해서, 이를 통해 생사확인까지도 했다는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요즘에는 밥이 없어서 굶는 사람은 없지요. 일부러 다이어트를 한다고 식단조절하는 게 요즘 시대이니까요.
그런데, 제가 살고 있는 아프리카 르완다에는 여전히 하루에 한 끼밖에, 그 마저도 옥수수와 감자와 같은 영양이 충분하지 않은 식단으로 살아가는 빈곤층이 많습니다.
심지어 유아기의 한 살배기조차도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하지 못해 질병을 앓거나 심지어 굶어 죽는 사례도 종종 있지요. 저희 직원 중에서는 가족들이 고기 먹는 날이 따로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고기반찬이 귀하고 특별한 것이지요.
이곳, 르완다에서는 이 '식사하셨어요?'라는 것이 정말 생사를 묻는 인사말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도 저희 아이에게 세상에는 참 다양한 이야기와 현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 합니다.
그들이 잘못해서 이곳의 취약계층에 태어난 것도 아니고, 제가 잘나서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도 아니지요. 그냥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러한 세상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들이 조금이나마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선한 영향력의 가치를 믿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