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 한해를 돌이켜보다 문득 내 삶에서 가장 빛나던 때가 언제였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결혼할 때 (제 주변 남자들은 모두 결혼식을 정말 힘들어했는데, 전 정말 재밌었고 즐거웠던 날입니다)
아이가 태어날 때 (작은 생명이 세상에 첫울음을 터뜨리던 순간, 그 벅찬 감동은 아직도 가슴 한편에 생생합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정부지원 사업을 수주한 날 (르완다에 와서 모든 조사를 직접 하며 6개월을 쏟아부은 후에 12억 원 규모의 정부 지원사업을 승인받았을 때. 물론 타 정부 사업과 비교에 적을 수도 있지만 처음으로 스스로의 힘으로 이뤄낸 성취감에 가슴이 부풀었지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보니 깨달았습니다.
결혼식의 화려함보다 일상 속 작은 행복들이,
아이의 첫 울음보다 함께 웃고 우는 소소한 순간들이,
큰 성과의 순간보다 현지 주민들과 나누는 따뜻한 대화가 더 의미 있었다는 것을요
찬란히 빛나는 순간들은 마치 불꽃처럼 강렬하지만 순식간에 사그라집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시간들...
힘겨움도 이겨내고, 일상의 작은 기쁨을 나누며 살아가는 날들 속에서 은은하게 피어나는 빛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화려한 순간은 찰나이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소소한 행복들이 차곡차곡 쌓여
우리 인생의 가장 단단한 추억이 되어주니까요.
여러분의 인생에도 반짝이는 순간들과 함께
그 뒤를 따르는 은은한 행복이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