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협력 현장에 있다 보면, 현 상황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그 가능성을 보고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운영하는데요. 아마 아마르타 센(Amartya Sen)의 잠재가능성 접근(Capability Approach)을 들어보거나 각자의 영역에서 적용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인도의 경제학자이자 아시아 최초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타 센은 이미 30년 전부터 교육은 가치와 논리를 따라야 하며 경제적 이익이 아닌 본질적인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아마르타 센이 주장하는 잠재가능성 접근은 개인의 복지를 평가할 때 단순한 물질적 자원이나 경제적 효용을 넘어, 개인이 실질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와 "무엇이 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이론입니다. 즉, 개인이 가진 자원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원하는 삶을 선택하고 실현할 수 있는 자유와 능력을 강조합니다.
이는 기존의 경제적 효용 중심의 평가 방식이 개인의 다양한 상황과 선택의 자유를 간과한다는 비판에서 출발했습니다. 잠재가능성 접근은 교육, 의료, 사회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불평등과 사회 정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틀을 제공하며,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존중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합니다.
빽 없고 가난해도 공부만 잘하면 집안을 일으킬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8~90년대 고시원은 그런 사람들이 꿈을 꾸던 장소였는데요. 하지만 요즘 시대는 '개천에서 용 난다'는 옛말이라며, 교육에 대한 부익부 빈익빈이 현격히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교육이 경제 논리에 지배받는다는 것은 교육의 목적이 단순히 개인의 성장과 발전, 사회적 책임감 함양이 아니라, 경제적 이익과 효율성 추구에 맞춰진다는 의미입니다. 대학 교육이 기업의 요구에 맞춘 인재 양성에 집중되거나, 교육 과정이 표준화되어 개인의 다양성을 무시하는 것이 그 예시입니다. 이러한 경제 논리의 지배는 교육의 본래 가치를 훼손하고, 학생들을 단순한 노동력으로 취급하여 비판적 사고 능력과 윤리적 성찰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교육을 시장 상품처럼 취급하면서 경쟁을 부추기고,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교육의 '내재적 가치'는 교육 그 자체가 가지는 가치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교육을 통해 지식을 얻고, 비판적 사고 능력을 키우고, 개인의 잠재력을 개발하는 것 등이 내재적 가치에 해당합니다. 반면, '외재적 가치'는 교육이 다른 목적을 달성하는 데 기여하는 가치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교육을 통해 더 나은 직업을 얻거나, 경제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외재적 가치에 해당합니다.
잠재가능성 접근은 교육의 내재적 가치와 외재적 가치를 모두 인정하며, 이 둘을 조화시키려고 합니다. 즉, 교육이 개인의 성장과 발전, 그리고 사회적 책임감 함양에 기여하는 동시에, 개인의 경제적 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단순히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교육이 아닌, 개인의 잠재가능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전인적인 성장을 돕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합니다.
르완다에서 농촌개발 프로젝트를 운영 및 관리하며 단순히 농업활동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수혜자분들의 자립과 역량개발을 돕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팀별로 구분하여 재정관리, 협동조합법 이해, 농업기술 적용 등 그들이 실질적으로 필요하다고 요청한 교육과정들을 지역 NGO와 논의하여 교육 세션을 구성하였습니다. 이들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자기 주도적인 계획을 수행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도록 위함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아이의 강점과 약점이 여실히 드러날 때가 있고, 아이가 스스로 사고하고 또한 주도적으로 삶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옆에서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 부모이자 인생의 선배로서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대하는 바로는 학교와 지역 커뮤니티 등이 이러한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이나 어린아이들이 동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공평하게 제공되며,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 환경을 조성해 학생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길 바랍니다.
한국사회가 점차 반으로 아니 더 작은 단위로 쪼개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옳고 그름, 사실과 가짜, 정의와 불의 등, 각자의 경험과 배경 그리고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같은 사실도 다른 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사회가 지금 다시금 성장하는 시기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묵혀왔고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했던 정보들이 이제는 세상으로 드러나거나 또는 재해석되는 순간인 듯합니다. 다만 불편한 것은 내가 옳기에 다른 이가 틀리다는 이분법적 사고는 굉장히 위험한 생각인 듯합니다. 서로 목소리를 내고 토론하고 토의하며 바른 결정을 하되, 그 안에서 서로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려는 의지도 함께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