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10대 청소년 미혼모의 자립을 지원합니다.
올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몇 년간 농촌개발의 일환으로 농업 관련한 프로젝트만 주구장창했습니다. 토지 지역조사, 토질 조사, 종자 및 비료 확보, 시장 조사, 수확 후 관리, 판매처 확보 등 기본적인 조사와 관리부터 이를 직접 수행하는 협동조합 관리 및 조직 내부 관리와 교육까지..
하다보니 익숙해지는 일들도 있지만, 여전히 알다가도 모를 일들도 많고, 또 농업이라는게 정말 내맘같이 되는게 아니다보니, 정신적인 멘탈훈련도 스스로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일을 하면서 느낀 건, '아 내가 지역에 해야할 일들이 생각보다 다양하구나' 였습니다.
그래서 지역 정부와 작년부터 실제로 도움이 될 다른 프로젝트를 꽤 많이 논의했었고 드디어 한국의 한 기관으로부터 1년, 약 5천만원 가량의 후원을 받아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최근 몇년간 르완다 농촌지역에서 10대 청소년 대상 성폭력과 원치 않는 임신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해왔습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사회 전체가 마주한 도전이 되고 있는데요.
이들의 평균 나이는 이제 17세, 최소 연령은 12세 어린 아이도 있었습니다. 약 150여 명의 10대 청소년 미혼모를 조사하며 그들이 겪는 현실을 들으니 참담함을 너무 좌절스러운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동네 아저씨로부터, 학교를 오고가게 해줬던 오토바이기사로부터, 때론 동네 오빠로부터 입에 담기 어려운 성폭력을 당하였으나, 가족 망신이라는 이유로 가족에게도 지역에도 버림받는 사연은, 어디서부터 우리가 손을 써야할지 모르겠었습니다.
청소년 대부분은 가정이 불우하기 때문에 이러한 가해자의 유혹적인 말과 행동 그리고 책임지겠다는 한 마디로 마음의 문을 열었고 믿음을 배신당했습니다. 물론 몇몇 청소년들은 돈을 받고 성매매를 한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가난에 의한 선택이었습니다. 이 빈곤으로 인한 성매매 참여나 성폭력 피해로 인한 임신은 이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습니다. 학업 중단, 취업 기회 상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빈곤의 늪으로 빠져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안타까운 점은 이들이 겪는 이중, 삼중의 고통입니다. 지역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르완다의 문화에서 '미혼모'라는 낙인은 생존의 기반마저 위협합니다. 가문의 수치라는 이유로 원가족에게 내쫓기고, 평생의 생계터전을 잃게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성폭행 피해자들의 경우 극복하기 힘든 심리적 상흔까지 더해져 더욱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포괄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접근은 단순한 일회성 지원이 아닌, 지속가능한 자립을 위한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1. 경제적 자립 기반 구축
1) 체계적인 재봉/재단 기술 교육 제공, 취창업 정보 제공 및 소규모 경제활동 연계
2) 금융이해도 제고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 긴급 생계 물품 지원을 통한 기본적 생활 보장
2. 심리・정서적 지원 시스템 구축
1) '피어 서포트 그룹' 운영을 통한 상호 지지체계 형성, 공동육아 프로그램으로 양육 부담 경감
2) 전문 육아 멘토링을 통한 양육 지식 향상, 자존감 회복을 위한 심리 지원 프로그램 운영
3. 지역사회 인식 개선
1) 인권 의식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2) 지역 리더 및 남성 그룹 대상 인식개선 워크샵, 미혼모 포용력 강화를 위한 지역사회 캠페인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사회와의 협력입니다.
기획 단계부터 평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지역 정부 공무원, 마을리더, 지역 학교 교사 등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합니다. 이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지역사회가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진정한 의미의 변화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청소년 미혼모들이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잡고, 그들의 자녀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한 사람의 변화가 가족을, 마을을, 그리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르완다 청소년 미혼모들의 자립과 성장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함께 손잡고 걸어가는 여정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