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타인에게도 이로운 삶
나는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관심이 아주 많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사는지, 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등등. 그래서 심리에 대한 책들과 글들을 이것저것 읽어보고, 심리학 강좌도 여기저기서 들었다. 철 모르던 시절에 부모님 말씀에 따라 대학에서 법을 전공하고, 변호사 자격을 따서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그런데 내 의지로 대학 학과를 다시 선택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심리학을 전공했을 것이다.(요즘 심리학과에서는 통계와 수학이 주된 공부내용이라고 하니 많이 주저된다. 대학원에서 상담심리를 전공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평소에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남이 어떤 마음일지 곱씹어보는 것을 좋아한다. 심리와 관련돼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개념은 '자아'일 것이다. 자아와 관련된 심리학적 개념도 많다. 자의식, 자기애, 자존감, 자존심, 자의식 과잉 등등이 떠오른다.
1. 자의식: 자신을 이 세계에 존재하는 하나의 분리된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
2. 자기애: 자기의 가치를 높이고 싶은 욕망에서 생기는, 자기에 대한 사랑
3. 자존감: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
4. 자존심: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
5. 자의식 과잉: 자기 마음의 위치에 신경을 쓰는 자기의식이 지나치게 많은 것
자기 자신을 분리된 대상으로 인식하면서부터 생활양식이나 행동양식이 발전하고, 그것이 차츰 문화로, 문명으로 진화하였을 것이다. 자기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그 사람은 온전하게 살아갈 수 없다.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이 있으면 쉬이 타인과 비교하여 열등감에 사로잡히거나 우월감을 과시하진 않을 것이다. 남에게 굽히지 않기 위해 자기를 높이려고 하는 마음이 강할수록 오히려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을 경우가 많다. 자기의식이 지나치게 많으면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된다.
나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한자성어를 좋아한다. 지나침은 오히려 모자람만 못하다는 뜻이다. 자의식은 문화와 문명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됐을 만큼 중요한 요소인데, 그것이 지나치면 오히려 스스로 자기 자신을 남들로부터 소외시키는 지경에 이른다. 적절히 자기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것은 살아가면서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그리스 신화의 미소년 ‘나르키소스’처럼 연못에 빠져 죽을 수도 있다. 한 가정당 자녀 1명만 낳도록 하는 중국의 1자녀 정책으로 인해 중국의 자녀들은 자기중심적이고 자기애적 성향이 매우 강하여 결국 11명이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축구경기를 잘할 수 없는 축구 후진국으로 남게 됐다는 슬픈 이야기도 전해진다.
나 자신은 소중하다. 그런데 남들도 나만큼 소중하다. 나 혼자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남들과 적절하고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나 자신의 삶도 지속될 수 있다. 내 시간이, 내 돈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시간과 돈도 소중하다. 내 시간, 내 돈만큼 다른 사람의 시간과 돈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남들에게 관심을 주지 못하고, 남들의 소중함을 인지하지 못하면서 '나 자신'에게만 집중할수록 '나의 삶'은 더 힘들어질 것이다. 세상은 남과 '더불어' 사는 것이니 자기를 위해서라도 다른 사람의 존재와 그 소중함을 인식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자기만을 위해 남을 의식하며 살기보다는 남을 배려하며 동행하는 삶이 결국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