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에는 골든타임과 데드라인이 있다.

포트럭이 들려주는 회사생활 이야기 (7) : 업무 타이밍의 중요성

by 포트럭

요즘 TV를 틀면 의학드라마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요. 드라마를 보다 보면 "골든타임"(Golden Time)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사건 사고에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말 그대로 금쪽과도 같은 시간을 뜻하지요.


그리고, 언론이나 미디어에서는 발행 날짜에 차질이 없도록 원고의 마감 일정을 정해 놓는데요. 이를 "데드라인"(Dead Line)이라고 하지요.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업무에도 이러한 골든타임과 데드라인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두 가지는 곧 업무 처리의 타이밍(Timing)을 뜻하지요.


오늘은 신입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업무의 타이밍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이제 막 회사에 입사하신 또는 취업을 앞두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통상 신입시절에 주로 맡는 업무는 부서 서무나 아주 루틴한(routine, 단순한 일이 반복되는) 일입니다. 프로젝트성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업무의 시작과 끝도 없고, 하찮아 보이고 보람도 없는 일들이 계속 반복됩니다. 일이 많아 하루 종일 바쁘게 돌아다니지만 퇴근 후에 돌이켜 보면 과연 무슨 일을 한 건지 별로 남는 것도 없지요.


요즘 취업 참 힘들잖아요. 대학 내내 스펙 쌓고, 영어 공부하고, 동아리에 각종 공모전에, 정말 고생 고생하며 자신을 업그레이드했는데 막상 취업해 보니 '내가 이런 업무나 하려고 그 고생을 했나...' 하는 심정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회사라는 조직과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해외여행을 가 보면 우리의 상식으로 이해 안 되는 풍습이나 생활양식이 있지요?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마다 고유의 문화가 있고 업무 스타일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혼자 공부해서 단기간에 익힐 수 있는 일이 아니지요. 조직 내에서 직접 부딪히며 스스로 터득해야 할 몫이 있는 겁니다.


또 한 가지, 신입시절 익혀야 할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업무의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능력입니다. 우선순위는 "중요도"와 "긴급도" 두 가지의 척도로 메길 수 있습니다. 이것을 로직트리에서 사용하는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 겹치지 않으면서 빠짐없이 나누는 것) 기법으로 분류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중요하고 긴급한 것

2. 중요하지 않으나 긴급한 것

3. 중요하나 긴급하지 않은 것

4. 중요하지도 긴급하지도 않은 것


우선순위로 보면 무엇이 1순위일까요? 당연히 1번이겠죠. 2순위는 2번, 3순위는 3번, 4순위는 4번이 됩니다. (우선순위 스케쥴링을 도와주는 다이어리(프랭클린 플래너 등)도 시중에서 많이 판매되고 있으니 사용해 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하루 일과 중 수많은 서무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선순위를 정해 실행하는 능력이 길러집니다. 이것은 향후 본격적인 실무 업무를 맡았을 때 아주 중요한 역량이 됩니다.




이렇게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다시 말해 업무의 타이밍을 정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왜 타이밍이 중요할까요? 두 가지 예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12월 시장 전망 분석 리포트 작성 업무입니다. 리포트는 11월 말까지 작성하여 보고 완료해야겠지요? 보고가 11월을 넘어가면 더 이상 전망 분석 리포트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타이밍 중 데드라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 12월 크리스마스 시즌 광고를 추진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광고가 너무 빨리 나오면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없고, 너무 늦게 나오면 타사의 광고에 묻혀 주목받지 못합니다. 크리스마스 2주 전부터 광고를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보면 그 시점을 골든타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업무의 성격에 따라 데드라인과 골든타임이 형성됩니다. 그런데 신입시절에는 이런 데드라인과 골든타임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데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가 본인이 해결하기 어려운 데도 주변과 상의하지 않고 혼자서만 고민하다가 시기를 놓치는 경우입니다.

고민하는 모습.jpg

회사 조직은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것처럼 시스템으로 움직입니다. 대부분의 업무가 (특히, 신입사원에게 주어지는 일은) 전혀 새로운 것들이 아닙니다. 다른 업무와 연관이 있거나 과거에 해오던 일들이 많습니다.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도움을 받을 곳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신입이다 보니 주위 선배나 상사가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괜히 도움을 청했다가 무능한 사람으로 보일까봐 걱정되기도 하고요. 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신입이 잘 묻지도 않고 혼자 일하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불안해집니다. 업무의 포인트를 잘 몰라 엉뚱한 보고서를 들고 올 수도 있기 때문이죠.


평소에도 주변 선배들과 자주 대화하고 가까워지도록 노력하세요. 필요할 때만 도움을 요청하는 후배는 환영받지 못합니다. 선배들이 바쁠 때 도울 일은 없는지 물어보고... 회사에서는 친화력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가 지나친 욕심을 부려 보고서를 이쁘게 꾸미겠다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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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신입시절 보고서 작성할 때 양식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표현도 좀 있어 보이는 단어를 쓸려고 노력을 했지요. 돌이켜 보면 쓸데없는 일이었습니다. 내용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심플한 보고서가 최고입니다. 장식이 많고 미사여구를 동원한 보고서는 논점을 흐려 좋지 않습니다.


세 번째가 업무의 스케쥴링을 잘 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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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라인이 금요일인데 금요일 오전에 팀장에게 보고서를 들이밀면 안 됩니다. 팀장이 수정사항을 지시할 수도 있고, 실장, 본부장 등 의사결정권자까지 보고할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입니다. 관리자, 임원들은 늘 바쁜 사람입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맞춰 보고를 받아 줄 만큼 한가하지 않지요.


통상 1차 보고에 해당하는 팀장 단계에서 보고서의 방향이나 내용 수정이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가급적 팀장 보고는 빨리 하는 게 좋습니다. 자칫 지시시항을 잘못 이해했으면 보고서를 대폭 수정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사전에 업무를 지시한 팀장과 커뮤니케이션을 자주 하는 게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먼저 목차와 핵심 키워드 위주로 1page 아웃라인을 작성합니다. 그런 다음 팀장과 상의해 작성 방향이 맞는지 이슈사항이 모두 반영되었는지 체크합니다. 그런 이후 본격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메모초안작성사진.jpg 업무가 급하더라도 전체 일정을 잠시 생각해 본 후 시작하세요..



앞서 얘기했듯이 처음부터 완성본 수준의 보고서를 작성했다가 방향이 맞지 않으면 시간과 노력만 낭비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업무의 타이밍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업무가 주어지면 바로 시작하지 마시고 골든타임과 데드라인을 확인하신 후 일정을 관리해 가며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이상으로 오늘의 이야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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