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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트럭 Jul 01. 2017

면접관의 시선에서 본 면접 이야기  

포트럭이 들려주는 회사생활 이야기 : 면접편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가장 강조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일자리 창출입니다. 그만큼 취업이 어렵다는 말인데요. 그래서, 오늘은 취업의 관문인 입사 면접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합니다. 


회사에서 직원 채용을 위해 면접관을 양성했는데, 우연찮게 면접관으로 발탁되어 면접관 교육도 받고 신입/경력직 채용에 여러 차례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면접에 참여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참 영광스럽고 힘든 일이었는데요. 우선 구직을 간절히 희망하는 많은 지원자들 중 누군가를 선택해야 한다는, 막중하면서도 냉정한 일이었습니다. 내가 과연 제대로 평가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계속 반문하게 되었고요. 


한편으로는, 지원자들의 모습에 나를 투영하면서, 어느덧 자라난 자만과 나태함을 몰아내고 다시 한번 마음속의 태엽을 감아 입사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지금부터 면접관의 입장에서 어떻게 면접을 보는 것이 면접관에게 어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말씀드릴 텐데요. 먼저 서류심사 단계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1. 서류 심사 


요즘 웬만한 대기업의 경쟁률은 100:1이 보통입니다. 50명을 뽑는다면 5,000명이 입사지원서를 낸다는 얘기지요. 그래서, 물리적으로 모든 지원서를 심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1차로 서류심사 대상을 추리기 위해 인사실에서는 몇 가지 기준을 가지고 필터링을 합니다. 그렇게 해서 채용인원의 10~15 배수 정도를 선정합니다. 그다음, 서류심사를 통해 5 배수 정도를 뽑고, 실무면접으로 3 배수 정도 뽑습니다. 그리고 그 3 배수 중 마지막 임원면접을 통과하는 지원자가 최종적으로 취업이 되는 겁니다. 


다시 서류심사 단계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심사자는 1차로 필터링은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은 지원서를 일일이 읽어 봐야 합니다. 지루한 작업이지요. 따라서 지원서 내용이 중언부언하거나 요점이 없으면 읽는 사람 입장에서 짜증이 확 납니다.


욕심내서 많은 얘기를 담기보다 임팩트 있는 이야기를 일목요연하게 적는 게 좋습니다. 특히, 경력직 지원의 경우는 업무 실적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근무 기간은 짧은데 오만가지 프로젝트에 다 참여했다고 적으면 어시스턴트급으로 아주 비중이 적은 일만 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을 해서 정말 내세울 만한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내세우는 일이 채용분야와 맞아야 합니다. 지원서를 보면 정말 경력이 화려한데 정작 채용분야와는 거리가 먼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어쩔 수 없이 탈락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정말 입사하고 싶은 회사라면 채용분야를 명확히 파악하고, 홈페이지나 언론보도 내용 등을 숙지해 관련 이슈가 무엇인지 파악하세요. 그리고, 그 회사의 인재상이 무엇인지도 꼭 확인하세요. 자신의 스펙과 경력을 지원회사에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해야 합니다. 


용어도 가급적 그 회사 홈페이지에서 즐겨 쓰는 표현을 쓰세요. CEO의 경영철학도 유심히 보셔야 합니다. 

 

용어 얘기가 나온 김에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본인을 설명할 때 "성실한", "책임감 강한" 같은 추상적인 표현은 식상합니다. 그냥 성실한 게 아니라 이러이러해서 성실하다고 써야 합니다. "뽑아만 주시면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겠습니다." 같은 표현은 참 무책임한 겁니다. 회사에 입사해서 어떤 일을 하고 싶다고 구체적으로 적으세요.


"귀사"라는 단어는 쓰지 마세요. 지원자와 회사 간에 선을 긋는 느낌입니다. 그냥 회사명을 적으세요. 


모든 글쓰기가 그렇지만 입사지원서도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합니다. 내가 왜 이 회사에, 이 분야에 지원하게 되었는지가 납득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원할 만한 자격을 갖추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여기서 지원할 만한 자격이라고 하면, 업무 역량일 텐데요. 저는 어떤 경험을 했는지로 판단했습니다. 자격증이나 어학성적, 학점 같은 스펙은 성실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참고했습니다. 


요즘도 본인의 가족사에 대해 쓰는 지원자가 많은데요. 웬만하면 쓰지 마세요. 사족입니다. 


경력직 지원의 경우 이직이 잦았다면 납득할 만한 해명이 있어야 합니다. 이직이 잦은 지원자는 회사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2. 면접


면접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입사지원서의 내용을 검증하고 궁금한 점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입사지원서를 작성하면 친구에게 보여 주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궁금한 사항이나 이상한 점이 있는지 체크를 부탁하세요. 의외로 지원서 내용을 질문했는데 답변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경력직 지원의 경우는 실적에 대해 구체적이고 전문적으로 질문을 합니다. 검증 과정에서 지원서의 내용에 대해 충분히 답변하지 못하면 상당한 감점 요인이 되니 실적을 허위로 작성하거나 지나치게 과장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답변을 할 때는 두괄식으로 간결하게 해야 합니다. 면접관은 하루에 수많은 지원자를 상대합니다. 참 피곤한 일이지요. 그러니, 불필요한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으면 안 됩니다. 


특히, 피해야 할 것은 질문과 무관한 답변을 늘어놓는 것입니다. 만약 질문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 답변하기 전에 면접관에게 질문내용을 물어보세요. 


그리고 바로 답변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잠시 양해를 구하고 생각할 시간을 가진 후 답변해도 됩니다. 초조한 마음에 일단 말부터 시작하면서 답을 찾으려고 하면 쓸데없는 말만 길어지고 논점이 흐려집니다.

 


둘째는 면접으로 확인할 수 없는 인성이라든가, 회사의 인재상에 부합하는지, 조직생활 적응력이 있는지 등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바른 자세

면접자의 입장에서는 지원자가 들어오는 순간부터 나갈 때까지의 일거수일투족이 다 눈에 들어옵니다. 문을 잘 닫고 오는지, 자리에 앉을 때 자세는 바른 지, 얼굴 표정은 어떤지 까지도요. 


면접 초반에는 신경을 쓰다 보니 바른 자세를 유지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도 모르게 평소 습관이 나오게 됩니다. 팔꿈치를 책상에 괴고 얘기를 한다거나, 손을 지나치게 흔들거나, 머리를 계속 만지거나 하는 행동이지요. 


친구들끼리 모의면접을 하시면서 서로서로 버릇을 지적해 주세요. 본인은 잘 모르기 때문에 남이 봐줘야 합니다. 


긍정적인 태도

면접관도 사람인지라, 예의 바르고 자신감 있고 여유 있게 임하는 지원자에게 눈길이 갑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 한 가지, 긍정적인 마인드입니다. 곤란한 질문이 와도 여유 있게 받아넘기거나, 답을 찾기 어려운 질문에도 어떻게든 대안을 생각해 보려는 지원자에게 호감도가 올라갑니다. 


면접관과 아이 컨택하기 

시선처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질문한 면접관과 눈을 맞추면서 답변을 해야 합니다. 너무 오래 쳐다보면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중간에 다른 면접관에게 시선을 나눕니다.  





이제, 면접관 입장에서 어려웠던 점을 말씀드립니다. 


면접 전에는 지원자들의 수준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보통 면접 초반의 지원자들을 보고 평가기준을 잡게 되는데요. 그러다 보니, 초반에 뛰어난 지원자가 몰렸다면, 같은 그룹에 있는 사람들이 다소 박하게 평가되는 경향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면접 내내 일정한 평가 기준을 유지해야 하는데, 면접관도 사람인지라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최종 합격자 선정시는, 떨어뜨려야 할 사람을 먼저 제외하고, 반드시 뽑아야 할 사람을 고른 후 남은 사람들에 대해 다른 면접관과 상의해 최종적으로 정하곤 했습니다.



면접관들이 주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지원자들에게 면접은 굉장히 긴장되는 순간입니다. 그래서 면접관은 지원자가 긴장을 풀고 답변을 잘 할 수 있도록 본격적으로 질문을 하기 전에 가벼운 대화로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어 줘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 지원자를 동시에 면접하는 경우에는 특정인에게 질문이 쏠려서는 안되며, 면접자 간 질문의 난이도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야 합니다. 

 

가끔 면접을 하다 보면 지원자에게 인신공격성 질문을 하거나, 성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사적인 질문을 하는 면접관이 있습니다. 면접관은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면접관의 이미지가 곧 회사의 이미지로 투영됩니다. 그리고, 면접장을 나가는 순간 지원자는 회사를 비방하는 적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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