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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프러스 Aug 05. 2022

마이셀프편: 진짜 사랑하고 있나요

사랑, 연애, 결혼


요즘  TV를 보면 연애, 가정에 대한 프로그램부쩍 늘었습니다. 짝을 찾는 것부터 해서 이혼, 재혼, 가정 생활 전반에 대한 내용으로 넘쳐나고 있죠. 관찰 프로그램인 것도 있고 재연하는 것도 있지만 어느 것이든 내용은 정말 자극적입니다. 실제로 저런 일이 있을까? 조작된 건 아닐까? 한 번씩 의심을 하면서 봤을 겁니다.


가정폭력, 아동학대, 데이트 폭력 관련 일을 하면서 드라마나 영화는 현실을 담지 못한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에 TV에서 나오는 얘기들 적나라한 사실로 봅니다. msg를 친 것도 있겠죠. 자극적이어야 팔리는 세상이니까요. 어쨌건 저는 사실이라는 쪽에 무게를 둡니다.


일을 하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일이 불행의 시작인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연인일 때는 데이트 폭력으로 신고하면서 또 만나고 못 헤어지고, 결혼해서는 가정폭력으로 신고하고 아이들은 방임하고. 왜 사랑하는 사람이 만나서 그 결실인 아이까지도 파국을 맞이할까. 늘 이런 내용을 접하다 보면 연애를 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지 본질적인 부분까지 파고들어 생각하게 됩니다. 철학자는 이렇게 탄생하나 봅니다.


정말 최악인 것은 이 생각을 저에게도 적용해버린다는 건데요.  일이 내게도 일어난다면? 보통 때는 아무 생각 없다가 다투거나 냉전이 흐르면 '혹시?' '내가 모르고 있던 이 사람의 숨겨진 부분이 있다?' 아니면 나도 모르던 내 마음속의 악한 부분이 있다면.. 이렇게 오만 상상을 하면서 시간을 버립니다. 생각이 많고 깊은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 되는 순간이죠. 뭐든 양면성이 있다던데 제 자랑할만한 장점은 이렇게 최악의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환상 속의

무언가가 아닌

현실의 사랑


어쩌면 저는 사랑, 연애, 결혼에 어마어마한 환상을 갖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서로를 향한 순수한 진심으로 사랑해서 그 사단단해졌을 때 결혼하고 그 결실로 아이를 낳고 산다고요.


저는 <오만과 편견〉이라는 영화를 아주 좋아하는데 그 영화가 저를 다 버려놓은 것 같습니다.

주인공이 그러거든요.


" 진정한 사랑 없이는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라.


아주 오랫동안 '진정한' '진실된' '순수한 ' ' 변치 않는' 그런 사랑을 찾았습니다. 그런 사랑이 있다면 결혼해서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도 당연히 극복하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매일 가정폭력 피해자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이런 감성 파괴가 또 없습니다. 한눈에 봐도 어린 여자가 목도 제대로 못 가누는 아이를 안고 남편의 폭력 때문에 울고 있는데 거기서 무슨 사랑 타령을 하겠어요.


결혼엔 정말 다양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사랑이 바탕이 아닌 경우도 있었고 사랑이라 착각한 경우, 조건이 맞아서 한 결혼. 처음엔 사랑이었지만 너무도 쉽게 변한 마음.. 사랑의 유효기간은 정말 짧고 진짜배기 사랑 찾기는 너무도 어렵습니다. 많은 물질적 조건들, 외로움을 달래는 용도, 욕구를 채우는 용도 등등 이런 것들이 사랑으로 둔갑해서 사람을 홀려버리니까요. 이렇게 둔갑한 사랑으로는 현실살이의 고단함을 절대 이겨낼 수 없습니다. 작은 금만 가도 와장창 깨져버리죠.


행복에는 희생이 뒷받침한다고 하죠. 사랑도 그렇습니다. 아주 고귀한 이 감정. 서로의 배려, 희생 없이는 만들기도 유지하기도 어렵습니다. 나만 좋고 나만을 위한 사랑은 사랑이 아니죠. 상대에 대한 이해, 상대를 위한 희생, 이게 가능할 때 '진실된' 사랑을 할 수 있고 험난한 세상도 함께 이겨갈 수 있는 겁니다.


희생이라는 게 목숨을 버리라는 것도 내 인생을 포기하라는 것도 아닙니다. 우린 행복하게 살기 위해 사랑하는 거니까요. 오늘 나만을 위한 선택을 했다면 다음엔 상대를 배려한 선택, 다음엔 우리 둘을 배려한 선택.. 이렇게 내 인생의 선택에 상대에 대한 배려를 더하는게 희생이라 생각합니다. 희생은 마이너스가 아니라 플러스입니다.


저는 매일 감성파괴를 당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진정한 사랑을 믿고 있습니다. 그게 사람을 살아가게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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