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벌어지는 일들

나도 모르게 내 인생이 줄어들고 있다. 시간이 차감되는 세계

by 바라

언젠가 [인타임]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시간으로 빈부격차가 정해지는 시나리오의 영화였는데, 작가와 감독이 대단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이 원리를 깨닫고, 이 메시지를 전하려 영화를 제작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이 세계에서는 모든 소비를 돈이 아니라 시간으로 합니다. 무언가를 살 때 내 통장 잔고에서 금액이 차감이 되는 게 아니라, 내 인생에서 시간이 차감되는 것이죠. 통장잔고 = 수명, 금액 = 시간의 공식으로 살아가는 세상이었습니다.


모든 사람은 본인의 인생이 얼마 남았는지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손목에는 늘 카운트다운 되는시간이 보입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소비할 때마다 손목에 내장된 시계에서 즉시 시간이 차감되죠. 소비한 만큼의 수명이 차감되는 거죠. 커피 한 잔을 사면 내 지갑에서 4천 원이 소비되는 게 아니라, 내 수명에서 4분이 차감됩니다. 고급 자동차 한 대를 사면 59년이 차감되고요.


모든 것을 시간으로 소비하는 세계이기에 빈부 역시 시간으로 결정이 됩니다. 시간이 많은 사람은 자연스레 부자가 되고 시간이 부족한 사람은 당연히 가난한 사람이 됩니다.


빈민층의 사람들은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죠. 하루 일 하면 간신히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아주 적은 시간을 일당으로 받으며 목숨을 유지합니다. 일이 끝나면 줄을 서서 오늘 일 한만큼의 대가를 시간으로 받습니다. 손목에 내장된 시계에 충전을 하는 시스템으로요. 그러다가 시계가 0:00:00:00을 가리키면 그 자리에서 죽는 세계죠. 시간을 다 썼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니까요.


영화 속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늘 분주하게 뛰어다녀요. 남은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이죠. 하루 종일 일해도, 일을 해서 벌 수 있는 시간(돈)은 적은데, 하루는 늘 24시간이니 언제나 마이너스인 삶을 사는 거죠. 시간은 마이너스의 개념이 없으니 늘 부족한 시간은 가까운 가족이나 지인에게 주거나 받으며 그렇게 목숨을 유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늘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이어가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부자들은 시간이 많기 때문에 늘 여유로운 생활을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시간이 늘 부족하기 때문에 언제나 뛰어다니는 삶을 살죠. 그래서 걸어다느냐, 뛰어다니느냐로 계층을 구분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시간은 거래도 가능합니다. 어쩔 수 없이 시간이 없는 가족을 위해 본인의 생명(시간)을 나눠주는 부모(본인도 없으면서)도 생겨나고요. 반면에 시간이 많은 부자들은 점점 더 시간이 많은 사람이 됩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충격을 받았는데요, 왜냐하면 영화의 세계관인 시간=돈이 사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그 사실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만 존재할 뿐이지요.

무서우리만큼 잔인한, 그러나 꼭 직면해야 하는 현실 속 메시지를 담은 영화가 사실은 지금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2025년 현재, 대한민국의 최저시급은 10,030원입니다. 60분 일하면 1만 원을 손에 쥐게 된다는 뜻이지요. 즉 내 인생에서 실제 시간인 60분을 사용하면 1만 원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메리카노가 기본 5천 원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데 영화 속 세계를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로 가져와볼까요?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사면 내 남은 인생에서 30분이 차감됩니다. 13,000원짜리 돈까스 하나를 사 먹기 위해 내 인생 중 75분을 씁니다. 3만 원짜리 텀블러 하나를 사기 위해 내 남은 인생에서 180분을 또 쓰고요. 이렇게 무언가를 살 때마다 내 남은 인생과 맞바꾸게 됩니다. 그렇게 내 인생은 가파르게 줄어들게 되지요.


너무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시간 관리를 해야 하는 거죠. 소비만 하는 삶이 될 순 없으니까요.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걷잡을 수 없이 빠져나가는 시간들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으니까요. 그렇게 ‘나’라는 존재를 사라지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시간관리를 합니다. 그래서 인생관리를 합니다. 시간을 다스릴 수 있으면 내 삶이 눈 녹듯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아있게 할 수 있으니까요. 존재의 가치를 더할 수 있으니까요. 시간이 모여 인생이 되고, 그게 내 삶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우리는 가치 있는 삶을 바라보게 됩니다.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였지만, 한 번쯤은 제대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이야기였죠.


여러분은 남은 수명을 무엇과 바꾸고 있나요? 남은 하루는 이 물음을 생각하며 하루를 보내보시기를 바랍니다.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어떠한 가치가 있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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