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시간에 합법적으로 노는 방법

by 바라


다음 물음의 답을 생각해 봅시다.


질문 1.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질문 2. 그 일을 잘 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질문 3. 좋아하고, 잘하는 그 일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기를 꿈꿉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야겠지요. 만약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면 다음은 그 일을 ‘잘 해내는 것’이고요. 만약 좋아하는 일을 잘하게 되었다면, 이 상태를 지속하기 위해 힘쓸 겁니다. 시작보다 중요한 게 어쩌면 지속하는 일일 테니까요.


자, 그럼 마지막으로 좋아하고 잘하는, 그 일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질문은 다 다르지만 답의 결은 모두 동일합니다. 정답은 바로 ‘시간’이니까요.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았어도 그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 시간이 또 필요하고요. 여기까지 온 것도 대단하지만, 이것을 지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사실 어떤 업에 종사하든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꾸준히 공부할 수 있는 체력도 필요하고 단단한 멘탈도 필요한데 이 모든 것을 만들고 지키기 위해선 시간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죠.


시간이 없으면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도 없어요. 당장 먹고살아야 하니까 모든 시간을 생계형 노동에 쏟아부어야 하죠. 돈을 잘 번다고 달라질까요? 아닙니다. 이것은 직업의 형태나 연봉의 차이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입니다.


연봉이 아무리 높아도 매일 도살장에 끌려가는 심정으로 회사에 출근해서 지긋지긋한 그 시간을 견뎌야 하는 삶이라면 인생이 얼마나 고역일까요.


그래서 저는 매일매일 시간을 만들어내는 일을 합니다. 오롯이 '내가 나 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내죠. 여러 일들을 하고 있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한 시간을 만들고, 제가 행복한 놀이를 하기 위한 시간을 만들고, 낭비하기 위한 시간을 만들고 무용한 일을 하기 위한 시간을 만듭니다. 이럴 때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이 노하우를 공유해 드릴게요(아 물론, 저는 1인 기업 사장이라 가능한데, 회사 다니시는 분들은 적절히 눈치를 봐가며 진행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일단 내 안의 여러 부캐들을 만듭니다. 본진은 바라(제 작가명)인데 이 안에는 굉장히 다양한 캐릭터들이 존재합니다.


열일하는 프로일잘러도 있고, 아이와 놀아주는 엄마도 있고, 글 쓰는 작가도 있고, 할 일 없이 시간을 축내는 한량도 있습니다. 그리고 표정만큼은 임요한보다 진지한 프로게이머도 있습니다. 땀 흘리기 담당 몸매관리담당자도 있고요. 꽤 많습니다.


이렇게 부캐들을 다 정했으면 시간을 정해 각 부캐들에게 명령을 내립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야할 사항이 있어요. 프로일잘러 캐릭터만 계속 주인공이 되는 것 같아 항의하는 부캐들도 있으니 적절히 시간을 분배해야 합니다.


원래 업무시간이 8시간이라면 7시간만 프로일잘러에게 할당해 줍니다. 그러면 평소보다 더 효율적으로 일하는 프로일잘러가 탄생하게 됩니다. 이전 편에서 나왔던 오노레의 사례를 바라 회사에도 적용해 보는 거죠.



▼이전편이 궁금하다면 ▼

칼퇴하면 보너스를 주는 회사가 있다고?



그렇게 고도로 집중해서 8시간 분량의 일을 7시간 만에 끝내놓습니다. 그러면 그 이후에는 베짱이가 될 수 있으니까요. 1시간 동안 마음껏 놀 수 있거든요. 뭘 해도 좋습니다.


그냥 멍 때리는 것도 좋고요, 천천히 산책을 할 수도 있고요, 그림 그리기를 해도 좋고, 피아노를 딩가딩가 쳐보는 것도 좋아요. 만화책을 보는 것도 좋고요. 바쁘다고 미뤘던 운동을 다녀올 수도 있습니다.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업무시간에 이렇게 일탈을 해도 된다니! 왠지 모를 짜릿한 느낌까지 듭니다.


물리적으로는 같은 1시간인데, 행복배터리가 채워지는 면에서 보면 완전 극과 극입니다. 똑같이 일을 하지 않는, 쉬는 시간인데 SNS를 하면서 시간을 흘려보내면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게 이리저리 알고리즘의 노예가 되어 계속 끌려다니다가 정신을 차릴 때쯤이면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상태가 됩니다. 아니, 상당히 불쾌하고 찝찝한 상태가 됩니다. 뭔가에 홀린 듯이 있다가 갑자기 1-2시간이 훅 사라진 느낌이거든요.


반면에 내가 정해놓은 시간 안에서 마음껏 시간을 쓰며 놀이를 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조차도 내가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했기 때문이죠. 멍 때리기를 내가 주도한 거고, 만화책을 본 것도 내가 주도한 일입니다. 같은 시간인데 결과가 완전히 달라져요.


사실 이 방법은 누구나 써먹을 수 있어요. 왜냐하면 우리 모두 일하는 시간에 100% 일만 하지는 않으니까요. 일하다가 집중력이 끊기면 릴스보고, 쇼츠 보면서 시간을 때우잖아요. 사실 그 시간만 모두 찾아도 하루에 3-4시간은 될 겁니다.


저는 그 시간을 비축한 거죠. 일하는 시간 중간에 SNS를 하면 쉰다는 느낌도 없고, 눈은 더 피로하고, 머리만 멍해져요. 다시 뇌를 업무모드로 데려오는데도 시간이 한참 걸리고요. 의미 없는 SNS로 시간을 날리며 기분마저 불쾌해질 바엔 차라리 주도적으로 놀면서 제가 진짜 좋아하는 무용한 놀이를 하겠다는 것이 저의 놀이 철학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철학을 갖고 계신가요? 먹는 것에 대해 일가견이 있거나, 게임에 대해 일가견이 있어도 좋아요. 저처럼 시간관리나 게으름에 일가견이 있어도 이렇게 자신만의 철학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내 인생이니까요.


오늘도 "내 인생"을 살아내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전 08화칼퇴하면 보너스를 주는 회사가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