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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쉐퍼드 Feb 20. 2018

미국초등학교 실습기2

-미국 초등학교 교실엔 무엇이 숨어있나?

제가 미국엘 가보고 싶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우연한 기회에 용산 미군부대 안에 있는 초등학교에 간 적이 있었거든요. 당시 저도 한국의 한 사립초등학교에서 영어강사로 일하고 있던 터라 무척 관심이 많았습니다.

단층짜리 건물에는 제가 좋아하는 컬러풀한 교구들이며 책들이며 너무 아기자기 하게 꾸며져 있었지요.

절 데려갔던 그 곳의 교사분에게 "아니 미국 초등학교는 이렇게 다 좋아요?" 촌스럽게 묻자,

하하 웃으며 "아이고~ 이 교실이 뭐가 좋아요 쪼그마하지~" 하는 거예요.


그 이후부터 정말 미국의 초등학교 교실을 물론 영화나 책이나 간간히 보곤 하지만 내 이 두 눈, 두 맨 눈(?)으로 똑똑히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결국 그 해에 너무나 많은 "떠나봐~ 떠나봐" 하는 일들이 일어났고, 저는 결국 제 차에 우연히 탑승한 방금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같은 학교 근무하는 선생님이 갔던 그 곳으로 홀연히 떠나게 되었지요. 개인적으로 저는 아직도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는 말을 믿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사람이 길을 계획하나 인도하는 손길은 따로 있다는 것. 그저 물 흐르듯 자연스레 살아가면 된다는 것'하고요.


긴 서론을 뒤로하고, 이러한 초등교실에 대한 큰 동기가 있었기에 유학시절 저는 ELL (English Language Learning) 이라는 현지 예비 초등교사 학부생들이 듣는 과목을 자진해 들었고, 덕분에 전공 과목을 waive(학점 인정) 받아버려서 졸업시험에 막대한 타격을 받고 온갖 멍멍 고생을 다했습니다. ELL 과정에서는 현지 초등학교를 가서 실습을 해야하는 것이 있었구요. Westwood Elementary 라고 학교에서 가까운 약간 가난한 가정이 많이 있는 초등학교에서 참관과 실습을 한 학기동안 했습니다. 

 

Ms. Raygoza 는 스페인계 선생님으로 당시 멕시코 이민자의 자녀들이 많았던 학교에서 아이들과 스페인어로 소통하면서 교육을 시키기에 최고인 선생님이셨습니다. 손으로 C를 만들면 ‘complete sentence(주어 동사가 완벽한 완전한 문장으로 말하기)’로 말하게 시킨달지, 손가락을 1-5까지 펴보이며 자신이 이해한 만큼을 선생님에게 보여주게 한달지 쉽게 아이와 소통하는 교실경영을 많이 볼 수 있었지요.  

제가 제눈으로 직접 본 초등학교 교실 모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초등학교 교실답게 벽에는 시계 옆에 5 단위로 분을 볼 수 있는 숫자를 써놓았고요. (Counting by 5, 5씩 세어보기를 잘 할 수 있겠지요.)

파닉스를 잘 모르는 아이들, 문자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도 많기 때문에 저런 알파벳 문자 카드도 필수입니다. " L says LL, Lion Lion" 하며 기본 파닉스도 가르쳐야하죠. 



어린 학생들을 가르칠 때, 

Class Rules도 아주 중요한 항목 중 하나입니다.

흔히 미국에서는 무지 자유롭게 학생들을 지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무척 엄격하게, 말할 때는 하고 들을 때는 듣는 아이가 되도록 낮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아이들을 훈육하는 모습을 많이 목격했습니다.

옆의 사진 왼쪽에 사과 그려진 표를 보면 "Eyes are looking. Hands are grasp...Ears are listening.." 뭐 이런 규칙들이 적혀 있습니다. 

가끔 원어민들이 놀라며 이야기 했어요. 한국 아이들은 왜 이렇게 복도에서 뛰냐고. 뛰지 말라고 안하냐고..

미국 초등학생들이 한국보다 더 점잖고, 의식있고, 잘 배우고 한 것은 아니지만, 암튼 생활규칙을 어떤 면에서는 더 엄격하고 자주 배운다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Westwood 초등 1학년 교실에서는 매일매일 읽기 시간이 있습니다. 저기 선생님을 앞으로 아이들이 무지개처럼 둘러앉았는데, 저 아이들은 읽기 수준이 비슷한 아이들입니다. 보통 6명 이하의 소그룹으로 선생님이 "크게 읽기"를 가르칩니다. 가르친다기보다는 그냥 같이 읽기에 가깝네요. 나머지 친구들은 테이블마다 비치된 활동들을 돌아가면서 합니다.   


                                


(좌) 통안에 들어있는 얇은 핀으로 점선글씨 따라 찌르기  

(가운데)  이상한 그림을 완성하고 무엇을 그린건지 써보는 writing 활동 

(우) 플레이도우( 색깔 찰흙 한국서도 많이 쓰지요) 알파벳 만들기 등 주로 혼자서도 가능한 활동들을 했습니다.


2학년 남자선생님 반에도 갔었습니다. Mr.Huff의 반이었는데 다소 무뚝뚝한 남자 선생님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잘 웃지도 않고  참 사람 불편하게 하시는 스타일 같은 첫인상의 소유자였습니다. 하지만 수업을 시작하자 아이들과 관계가 넘나 좋은 것이 금방 보이고, 게임 시간에는 정답을 맞춘 아이에게 상상의 차를 따라주는 시늉을 하고 마시게하는 창의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의 교실을 다시 한번 둘러보니 그는 인형에 온갖 유명한 책들에   마더구스(영미권 전통 노래), 또 본인을 상징하는 까마귀까지 정말 스토리텔링이 가득한 교실이었습니다.

아침에 아이들은 동그랗게 모아놓고 하는 스토리텔링은 또 얼마나 재밌던지 매일 그의 이야기를 들을 학생들이 부럽기까지 했습니다.


두 교사의 스타일은 완전히 달랐지만, 교실 전반에 걸쳐 "print- rich and cozy environment"(문자에 대한 정보가 가득하고 편안한 환경) 인 것은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이 미국의 초등학생들이 더 안락하고 효과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요인 중 하나가 되는 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날짜를 가르치는 달력  H.T.O (Hundred,ten,one)                 무뚝뚝한 겉모습이 속에 따뜻한 마음 Mr.Huff.  


(보너스)마지막으로 제 아들내미가 다닌 학교의 교실 풍경도 보여드립니다. 역시 1학년 교실입니다. 

 다양한 시각적 자극 또 편안하고 재미있어보이는 환경들이 공통점이네요.

직업병인지 아들내미 공개수업 가서도 교실 환경구성을 엄청 찍어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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