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돌 아이랑 시안 여행기/꿀팁 2부 - 진시황을 찾아

병마용박물관과 양귀비가 목욕했던 화청지

by 닉 캐러웨이

https://brunch.co.kr/@nick-carraway/36



안녕하세요 아이와 시안 2박 3일 짧은 여행기 2부 시작합니다.


고등학교에서 세계사 배우던 시절부터 1순위로 가보고 싶었던 진시황 병마용!


9월 13일 토요일은 드디어 그 병마용을 직접 눈으로 보러 가는 날입니다.


중국과 시안을 대표하는 유적인만큼 언제 가도 사람이 많다고 하여 벌벌 떨면서 아침도 생략하고


오픈런을 위해 호텔에서 일찍 7시에 출발하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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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1시간 걸리는 거리이고, 4세 아이와 64세 장모님과 같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기에는 큰 무리라서 1도 고민 없이 DiDi App을 호출합니다. 보통 100~120위안인데 1시간이나 걸리는 길 아침부터 편하게 가고 싶어서 프리미어로 호출합니다. 최종적으로는 Toll 비 등 포함해서 180위안 나왔어요. 우리나라의 일반택시보다는 비싸고 모범택시보다는 싼 정도? 였네요.


꿀팁1) 중국어나 한자 좀 읽으시는 분은 Didi App 설정을 영어가 아닌 중국어로 바꾸면 좀 더 요금이 싸다고 합니다. 저도 당시에는 몰랐는데 귀국 후에 얘기를 듣고 App에서 다시 검색해보니 실제로 10~15% 싼 거 같아요.


디디 프리미어는 슈트 또는 깔끔한 복장에 예절교육을 더 잘 받은 분들이 매칭되고, 무료 생수 등 기본 편의용품 제공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담배 냄새가 안 난다는 것! 일반 디디 차량은 대부분 담배 냄새가 심하든 약하든 나는데 프리미어는 금연 차량이라서 제가 여행 동안 탔던 차량은 모두 냄새 이슈는 없었습니다. 만약 냄새 나거나 기사가 불친절했던 경우 디디 고객센터 채팅 걸면 일반 이용보다는 우선적으로 할인 쿠폰이나 부분 환불 등 진행해 준다고 하네요.



꿀팁2) 보통 DiDi 앱을 처음 켜서 병마용 검색하면 '북문' 하차를 추천해주는데, 살짝 동쪽인 '진시황 Statue' 에서 내리면 아주 살짝 더 매표소/입구와 가깝습니다.


여행 하기 전에 예보 봤을 때 토요일 미세먼지가 PM2.5로 100까지 오른다고 해서 걱정했으나 실제로는 그저께까지 많이 내린 비로 그래서인지 40 언더의 준수한 공기였네요.


네 살 꼬마도 엄청나게 큰 진시황 조각을 보고 우와하면서 일정이 시작됩니다 ㅋㅋ


꿀팁 3) 병마용 오픈 시간은 계절마다 변동이 있는데 9월 오픈은 8시 30분이었습니다. 꼭 미리 전날에 확인하고 움직이시길. 트립닷컴 등에서 미리 예매한 외국인은 매표소 안 들르고 바로 입구로 고고싱 하시면 됩니다. 거기서 여권만 스캔하면 예약 여부 확인해서 입장 시켜 줍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8시의 현장. 주차장에서 매표소/입구로 가기 전의 길목을 차단해둔 가드레일 중문(?)에서 기다리는 중입니다. 가드레일은 8시 10분 정도에 박물관 가드가 와서 열어줍니다. 여는 순간부터 다들 입구로 미친 듯이 Rush Rush~~


저희는 다행히 뜀박질 성공해서 앞줄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8시 30분이 되면 들어가서 여권 스캔하고 입장이 가능합니다. 저희 일행 앞에서 대신 줄 서 있던 중국인 여행 가이드가 저희 앞으로 쭈욱 10명 정도를 새치기 시키는 것이 아닙니까? 저희 뒤에 있던 현지 아줌니들이 새치기 심하네~ 쏼라쏼라~ 투덜거리지만 적극적으로 싸우진 않습니다 ㅋㅋㅋ


저는 본능적으로 싸우면 안 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슬쩍 가서 중국인 가이드에게 애가 어린데 컨디션이 안 좋으니 우리 일행은 너네보다 먼저 가면 안되겠니? 부탁 어조로 얘기하니 본인도 미안했는지 흔쾌히 완전 오케이! 메이원티! (No Problem)을 해줍니다 ㅋㅋ 새치기로 들어온 아저씨들이 오히려 투덜거리니 가이드가 아니, 이 한국분들한테 양보해줘야 한다고 ㅋㅋㅋ


가이드의 호의(?) 덕분에 거의 맨 앞에서 장모님 한컷도 찍어드리고요


여권 스캔하고 들어가자마자 병마용갱들이 있는 곳까지 편하게 갈 수 있는 전기셔틀 타러 또 한 번 후다닥 서둘러야 합니다.


꿀팁4) 여권 스캔 입장 후 바로 좌측으로 가서 전기셔틀 표 (성인 1인당 5위안)을 산 다음에 셔틀 줄 서시면 됩니다. 트립닷컴에서 저는 병마용&화청지& 병마용-화청지 연결셔틀 패키지를 샀지만 이 5위안 티켓은 별도로 사야 했어욤. 이것도 어리버리하다가 줄이 꽤 길어질수도 있으니 서둘러서...


그래도 이 날은 선선한 편이었지만 더운 날씨에 방문하는 분은 셔틀 필수임다.. 걸어서 10~15분 걸린다고 들었어요 @_@


셔틀 내리시면 이렇게 바로 전면에 1호갱이 보입니다. 성수기 사람 많을 때 오면 저 앞 펜스에 줄이 또아리처럼 생긴다는 거 아닙니꽈 ㄷㄷㄷㄷ



1호갱 가는 길에 오른쪽에 건물이 웅장해서 나중에 봤더니 저곳이 실내에 토용과 각종 전시물을 보관한 박물관이었습니다.


오픈하자마자 도착해서 1호갱 전면에서 가리는 사람 없이 사진도 남겼습니다 ㅠㅠ 9시만 넘어도 단체관광객 러쉬로 인산인해... 펜스 넘어서 보려면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고 하네요 ㄷㄷ



정확히 축구경기장 사이즈로 넓게 펼쳐진 1호갱의 압도적인 모습입니다. 저는 병마용이 진시황의 무덤 안에 있는 것인줄 알았는데 진시황릉은 1.5km 떨어진 곳에 따로 떨어져있고 그걸 지키는 병마용만 해도 이 정도 사이즈라는 사실에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진시황 당신은 도대체...


1호갱 보시면 앞쪽이랑 뒤쪽 병사들 복장이 좀 다르죠? 앞줄은 선봉이라 움직임이 편한 가벼운 갑옷을 입고 있고, 뒤쪽으로 갈수록 지휘하거나 지원하는 병사들이라 더 무겁고 다른 형태의 갑옷을 갖추고 있어요. 당시 진나라 군대가 실제 전투에서 어떻게 편성됐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부분이라, 단순한 조각상이 아니라 살아 있는 군단을 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앞줄 병사는 그냥 화살받이라는 이야기도 있더라구요 ㅠㅠ


사람마다 모두 얼굴 생김새, 표정 모두 달라서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네요. 천하통일을 이루고 자신이 부리던 군대를 무덤까지 그대로 가져가고 싶어했던 진시황의 욕망이 보였습니다. 실제로 토용을 제작할 때 모델이 될 병사들을 실제로 불러다가 직접 보고 묘사했다는 게 신빙성이 높아보였어요.


멀리서 아이폰16프로맥스 5배 줌 망원으로 찍은 사진인데 품질에 매우 만족! 실제로는 토용들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감이 안 오는데, 찍고 나서 확대해서 보면 더 디테일이 손에 만지는 것 처럼 다가옵니다.



지금도 멋지지만 실제 채색되어 있던 채로 볼 수 있었다면 그것 역시 얼마나 장관이었을까요! 2,200년 전에 이렇게 정교한 토용들을 만들어 내고 일사분란하게 채워넣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합니다.



9시가 넘어가니 정면도 이제 사람이 슬슬 가득해지기 시작합니다.


말들과 기병대도 시선을 강탈합니다. 어린 아이한테 진흙 병사와 말들이 같이 있는 장면이 꽤 강렬했나 봅니다. 자기도 집에 가서 찰흙으로 만들어 보고 싶대요 @_@


강렬했던 사진 중 하나. 머리만 덩그러니 있는줄 알았더니 사진을 잘 확대해 보니 아래 상하체가 모두 흙에 덮여 있다가 온연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단계였어요. 흙을 한 톨 한 톨 떼면서 발굴 복원하는 사람들의 정성에도 감탄을.


1호갱 뒤편에는 위와 같이 막 발굴 복원을 마친 토용들을 줄 세워 놨어요. 조각조각별로도 식별 스티커와 인식표가 붙어 있는 것이 인상적.


1호갱을 마치고 옆에 있는 2호갱으로 발을 옮깁니다. 병마용 2호갱은 1호갱과 달리 전투 전체의 지휘와 협동을 보여주는 공간이에요. 전차부대, 보병, 기병이 함께 배치되어 있어서 진나라 군대의 종합 전술을 재현한 점이 특징입니다. 규모는 1호갱보다 작지만, 다양한 병종이 섞여 있어 마치 실제 전투 현장을 옮겨 놓은 듯한 생동감을 줍니다.


2호갱에는 구석구석 다양한 병과의 토용들을 전시해 놔서 가까이서 디테일을 볼 수 있었어요. 위의 사진은 궁시병(弓矢兵, 활 쏘는 병사)의 한 형태입니다. 2호갱 동쪽의 보루 진영 중앙부에서 발견되었으며, 양 무릎을 꿇고 활을 쏘는 자세를 하고 있습니다. 높이는 약 160cm이고, 그 모습은 당시 보병 궁시병의 생동감 있는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세월로 인하여 이렇게 묻혀 있던 것을 하나 하나 세밀하게 발굴/복원해 나가는 것도 큰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마침 2호갱 한 편에서 귀여운 병사 인형을 팔길래 아이의 집중력 유지(?)를 위해 하나 사주고요 ㅋㅋ 다녀오자 마자 유치원 가방에 바로 달 정도로 좋아했어요


병마용이 70년대 발견되어 발굴을 시작했을 때 공기와 접촉했을 때 채색된 안료가 날아가버리는걸 고려 못했다고 해요.사진에서처럼 운 좋게 채색이 남아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이렇게 볼수 있습니다. 다양한 토용들이 피부색깔과 옷 색깔 모두 알록달록 달랐다는데 대단하죠 ㅎㅎ


‘鞍马骑兵俑(안장을 갖춘 기병상)’은 말을 끌며 전투 준비를 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조각이에요. 기병은 짧은 전투용 갑옷을 입고 있으며, 허리에는 활집과 화살통을 메고 있습니다. 말은 안장과 고삐, 끈 장식까지 정교하게 표현되어 있는데, 이는 기마 병력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서 전투의 핵심 전력으로 운용되었음을 보여줍니다. 병사 한 손에는 고삐가, 다른 손에는 무기를 잡을 준비가 되어 있어, 실제 전투 직전의 긴장감을 생생히 전해 줍니다. 말을 묘사한 디테일이 자세해서 보면서 놀랐습니다 @_@


2천년 넘게 누워있던 토용들은 사람의 손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길 바라고 있을까요 아니면 조용하게 자고 싶어할까요?


고등학교 때 세계사 공부할 때는 저때는 채색 기술이 없어서 찰흙 같은 걸로 조각만 만들었나 보다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색깔로 진짜 군대처럼 만들고 싶어했던거 같아요.



입사궁수상(立射俑, Standing Archer)의 병사는 활을 겨누는 순간을 생생히 포착한 듯한 포즈로 서 있습니다. 왼손은 활을 당기는 제스처를, 오른손은 화살을 쥐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어 전투 직전의 긴장감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머리에는 전통적인 상투형 머리를 틀었고, 상체는 비교적 가벼운 갑옷 대신 활동성을 살린 전투복을 입었다고 하네요. 다리를 넓게 벌리고 무게중심을 낮춘 자세는 실제 전투에서 궁수가 어떻게 안정적인 자세로 활을 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아이도 활 쏘는 자세로 늠름하게(?) 사진 찍어 봅니다 ㅋㅋ




특히 눈에 띄는 토용은 고급 장교상(高级军吏俑, High-ranking Officer) 입니다. 지금까지 출토된 ‘장군급’ 병마용은 일곱 구에 불과한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조각상이에요. 보면 다른 병사들보다 키가 크고 당당한 체구를 지녔으며, 복장은 겹겹이 겹쳐 입은 화려한 전투용 관복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머리에는 리본 장식이 달린 높고 네모난 형태의 관을 쓰고 있고, 갑옷에는 끈 매듭과 고리가 정교하게 묘사되어 있어 당시 장교들의 위엄과 권위를 그대로 전해 줍니다. 등 뒤에는 세 개의 매듭, 어깨에는 각각 한 개씩 매듭이 표현되어 있는데, 이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실제 전투용 갑옷의 구조적 특징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이처럼 고위 지휘관의 위용을 생생하게 담아낸 병마용은 진나라 군대가 얼마나 치밀하게 계급과 체계를 유지했는지를 잘 증명하는 유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병마용에는 장군급 장교뿐 아니라 중급 장교상(中级军吏俑, Middle-ranking Officer) 도 다수 발견됩니다. 이들은 지휘관과 일반 병사 사이에서 중간 계급을 담당했던 인물들로, 복장과 장비에서도 특징이 잘 드러나요. 머리에는 관(冠)을 쓰고, 긴 전투복 위에 갑옷을 걸친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갑옷은 어깨와 가슴을 보호하는 견갑·흉갑이 정교하게 장식되어 있으며, 두 가지 형태가 자주 보입니다. 하나는 어깨 양옆에 부착된 어깨갑(护肩甲)이고, 또 하나는 흉부와 등 뒤를 보호하면서 가장자리에 물고기 비늘 같은 무늬 장식을 한 비늘갑옷(鱼鳞甲)입니다.


2호갱 관람을 마치고 바로 3호갱으로 들어왔습니다. 3호갱은 규모는 작지만 의미가 큰 공간이에요. 병사 수는 70여 구 정도로 1호갱이나 2호갱에 비해 적지만, 전차와 무기, 제단 형태가 함께 발견되어 지휘부의 본부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해 3호갱은 진나라 군대의 ‘사령부 갱’이라 불릴 만큼, 전투를 지휘하고 전략을 세우는 핵심 기능을 담고 있었던 곳이라고 하네요.


좁은 통로 구조 속에서 지휘관과 보병들이 함께 배치된 모습으로, 마치 행군 대열을 옮겨 놓은 듯한 인상을 줍니다. 층층이 남아 있는 흙벽은 2천 년 전 토목 기술과 매장 방식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발굴 과정에서 발견된 그대로의 현장감을 전달해 줍니다. 목 없어진 병사도 머리 좀 찾아주세요 ㅠㅠ



3호갱 들어오는 입구 오른쪽에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조그만한 촬영 코너도 있어요. 100위안을 내면 A4 용지 사이즈의 사진 1장을 인화해주고 개인 폰으로도 여러장 찍어줍니다. 여행지에서 비싸더라도 인화 사진을 받고 싶어서 늘 무리하는 편입니다. 찍사 아저씨가 무심한 표정으로 여러 장 찍어주는데 잘 찍더라구요 ㅋㅋ 인화 받은 1장은 서울 와서 이케아 액자를 사서 선물해 드리니 매우 좋아하셨습니다 ㅎㅎ


꿀팁5) 100위안이 부담되시면 10위안 정도를 주면 간단히 한두장 핸드폰으로 찍어준다고 합니다. 제가 갔을 때도 외국인들이 그렇게 부탁하던거 같은데 정식인지는 모르겠으나 찍사 아저씨들 실력 생각하면 괜찮은 거 같습니다 ㅋㅋ


3호갱을 나와서 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귀엽게 묘사된 병마용 캐릭터 앞에서 찰칵해본 귀요미입니당


실내 박물관에 드러서자 마자 눈을 사로잡은 멋진 청동 솥입니다. 진시황릉 부장갱에서 출토된 청동 솥은 제사 때 음식을 조리하는 용기이자 권력과 신분을 상징하는 기물이에요. 구름·번개 무늬와 짐승 모양 발이 특징으로, 단순한 제례 도구를 넘어 당시 통치자의 위세를 보여주는 상징물로 여겨진다고 하네요.


진나라 관련 전시는 봉니(문서 봉인을 찍던 도장 흔적)와 지도를 통해 중앙에서 지방까지 이어지는 행정 네트워크를 보여줘요. 군현제를 바탕으로 한 중앙집권적 통치가 어떻게 운영되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자료로, 봉니는 당시 명령이 실제로 지방까지 전달되었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유물이에요.


당시 유통되던 화폐도 전시되어 있어요. 칼 같이 생긴 돈을 보고 아이가 옛날 사람들은 칼을 돈으로 썼냐고 신기해 했습니다 ㅋㅋ


진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계단 같았어요. 2천년 전에 저런 무늬의 계단이라니 선조들의 생활 수준이 대단했겠구나 싶었어요. 십 년 전 크레타 섬에 여행갔을 때도 크노소스 궁전의 흔적을 보면서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크노소스 궁전보다도 약 1천년 후의 문명이 진나라인걸 생각하면 이 정도 계단은 당연하겠구나 싶었네요


이렇게 1~3호갱에서 멀찌감치서만 봤던 토용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좋았던 박물관입니다. 계급도 다르고 복식과 자세도 모두 다른 신기한 유물들...



병마용 전시관 안쪽 유리관에 놓인 전차와 말 조각상은 멀리서 봐도 압도적이에요. 네 마리의 말이 줄지어 서 있고, 그 사이에 마부가 앉을 자리가 마련돼 있어 실제 전차 부대의 긴장감을 떠올리게 합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말의 갈기나 근육선, 그리고 고삐까지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어 단순한 장례품이 아니라 살아 있는 전투 장면을 재현한 듯한 느낌을 줍니다.


용케 안료가 공기 접촉 후에도 안 날아가고 남아있는 유물들이에요. 실제 살색 등이 남아 있어서 병사들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싶어했는지 알 수 있었네요.. 입술도 붉게 물들어 있는 거 보세요 ㄷㄷ


실제 남아있는 안료 흔적을 토대로 전체 채색을 재현해 본 그림입니다. 꽤나 화려하죠? 계급별, 병과별로도 조금씩 달랐으니 실제로 줄지어 서있던 모습은 장관이었을거 같아요. 타임머신 타고 보러 가고 싶네요~



요것도 채색이 옅게 남아있는 신기한 좌상!


그래도 아쉬워할 관람객들을 위해 복원 완료된 토용들을 다 디지털화 해서 선택하면 볼 수 있게 해놨어요 대단!


쪼꼬미가 사진 하나하나 누르고 확대해가면서 즐거워 했네요 ㅋㅋㅋ


병사들의 무기도 전시되어 있고요


진시황릉 부장갱에서 나온 청동 학(鶴) 조각상이에요. 고개를 길게 숙여 물을 마시는 듯한 자세가 사실적이고 우아하게 표현되어 있지요. 학은 중국에서 장수와 고결함을 상징하는 동물이라, 황제의 무덤 속에 배치된 건 사후 세계에서도 길한 기운과 영원한 삶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하네요 ㅎㅎ



진시황릉에서 나온 12면체 돌 주사위는 오늘날의 주사위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각 면에 1부터 12까지 숫자가 새겨져 있었지만, 단순한 놀이용이 아니라 당시 귀족들이 점을 치고 운세를 살피는 데에도 쓰였다고 하네요. 과거에는 12면이 한쪽 쏠림 없이 잘 세공되었었을까 새삼 궁금...



병마용 발굴부터 현재까지 이르는 타임라인도 볼만 합니다~!



다양한 종류의 토용들을 분류해서 설명해준 그림도 친절하죠?


실제로 기술자들이 어떻게 흙을 빚고 구웠는지 설명해주는 그림과 우측의 영상입니다. 속사포 같은 중국어는 못 알아듣지만 그림을 보니 대강 감이 옵니다.


다 보고 나오는 길에 병마용 아이스크림은 필수!


우주복을 입은 병마용 병사 ㅋㅋㅋㅋ 저 가게는 시안과 병마용 관련된 캐릭터 기념품샵이라서 젊은 사람들 취향의 물건들이 많았어요


병마용박물관 출구에서 나오면 각종 식당과 가게들이 인사동처럼 기다리고 있어요.


"시안에서 널 생각하고 있어"란 문구 앞에서도 찰칵 ㅋㅋ


예전에 블로그 후기 등에서 추천 받았던 뱡뱡미엔 집에 가봅니다. 바이두 지도앱에서도 별점이 4점 이상으로 호평이니 괜춘하죠.


어마어마하게 큰 뱡뱡미엔 그릇과 아이의 섹시 포즈와는 무슨 상관 관계가 있을까요? ㅋㅋㅋ




코카콜라도 맥을 못 춘다는 시안. 바로 시안이 자랑하는 음료 삥펑이 있기 때문이죠. 환타랑 비슷한 맛 ㅋㅋ 맛있습니다. 식당에서 미지근한 병, 차가운 병 뭘로 줄까 해서 당연히 "삥더~(차가운 거)"를 외칩니다.


장모님이 꼭 시켜달라고 한 청경채 볶음.

아이가 메뉴판 보자마자 시켜달라고 한 달달이 방울토마토 요리

드디어 시안 와서 먹어보는 뱡뱡 미엔!! 그릇이 일반적인 면 그릇의 2배 크기입니다 ㅋ


제가 좋아하는 넓적면~~~ 매콤고소한 소스 덕분에 질리지 않고 맛있었어요. 한국 사람 입맛에도 잘 맞습니다.


아이 주려고 시킨 물만두는 쏘쏘 낫 배드.

밥 먹고 나오니 옆옆 식당에서는 뱡뱡멘 고수 할아버지가 목청 크게 노래를 부르면서 면 반죽 쇼를 보여줍니다 ㅋㅋ 저 뱡 한자는 볼 때마다 괜히 웃겨요. 말 안 듣는 학생한테 저 한자 1천번 쓰라고 벌을 줬는데 아이가 300개 정도 쓰고 눈물콧물 흘리며 용서해달라고 빌었던 뉴스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나는 병마용에서 코카콜라를 마신다"라는 문구 ㅋㅋ 삥펑 때문에 쉽지 않은 코카콜라


식후 아아 흡입은 한국 직장인 국룰인데 식당가에도 루이싱커피가 있어서 아아 흡입 성공입니다. 탕웨이와 짠 하고 먹었어용 ㅎㅎ


VR 체험 오락실 간판도 예사롭지 않은 대륙의 기상??!


트립닷컴에서 병마용, 화청지, 그리고 둘을 잇는 셔틀 포함한 패키지 표를 샀는데, 위 사진이 바로 셔틀 타는 곳입니다. 저기 빨간 지붕 부스 안내원에게 얘기하고 셔틀이 오면 타면 됩니다. 출발 시간이 딱딱 정해져 있는 것 같진 않아서.. 대략 셔틀 오는 시간과 실제 출발하기 까지 합쳐서 20분 정도 걸린거 같아요.


셔틀 안에서 같이 탄 화청지 직원이 아이랑 볼 거면 이 표 꼭 구매하라고 엄청 쏼라쏼라 추천해서 결국 3장 샀네요. 아이는 키가 작아서 사실 무료로 탈 수 있는데 이 아줌니가 한 표 값 챙기려고 강매하다시피 해서 -_-; 그래도 실제로 화청지가 엄청 넓어서 저걸 타고 휙휙 구경한 건 신의 한 수 였습니다..... 병마용 보고나서 다들 급 체력 저하 ㅋㅋㅋ


꿀팁7) 트립닷컴에서 병마용-화청지 통합 입장권 패키지 구매한 분은 병마용에서는 티켓 교환 없이 여권 스캔만으로 입장 가능하지만, 화청지에서는 꼭 매표소에서 여권 제시하고 표를 찾은 다음에 입장이 가능합니다!!



시안 외곽 리산 자락에 자리한 화청지는 당나라 황제들의 온천 별궁으로, 특히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 이야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지금은 정원과 연못, 당식 누각이 어우러져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풍경을 보여주지요. 뒤편으로 펼쳐진 리산과 함께, 고대 황실의 화려함과 낭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명소였습니다.


화청지 안쪽을 걷다 보면 시선을 단숨에 붙잡는 전각이 있어요. 붉은 기둥들이 줄지어 서 있고, 지붕은 날렵하게 휘어 올려져 당나라 특유의 화려한 단청이 번쩍이죠. 가까이 다가가면 커다란 돌 계단이 넓게 펼쳐져 있어 마치 황제의 행차라도 기다리는 듯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지금은 복원된 전각이지만, 이곳에서 당 현종과 양귀비가 연회를 즐겼을 모습을 떠올리면 잠시 시간 여행을 온 기분이 들어요.


전기 셔틀을 타고 둘러보다가 안내원이 20분을 줄테니 온천을 보고 오라고 합니다. 여기서부터 걸어서 현종 양귀비 등이 즐겼을 탕들을 보게 됩니당


요염한 자태?!의 양귀비 석상이 우리를 반겨주고요


화청지 안에는 황실 전용 온천탕이 여럿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상식탕’이에요. 예전에는 황제 곁에서 수라를 담당하던 고위 관리들이 몸을 씻던 곳이라 해서 붙은 이름이랍니다. 이건 좀 넓은 남탕 느낌이 나죠


성진탕은 당 고종 영휘 18년(644년)에 만들어진 황실 온천탕으로, 현재까지 발견된 것 중 규모가 가장 큰 황제 전용 목욕탕이라고 합니다. 평면 구조가 독특해서 북두칠성 모양을 본떠 ‘북지칠성탕’이라고 불렸고, 실제로 일곱 개의 작은 연못이 모여 하나의 큰 풀장을 이루는 형태였어요. 이런 별자리 모양은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 황제가 천명을 받아 다스린다는 상징과도 연결됩니다


성진탕을 나와 걸으면 야외의 온천과 수로? 도 볼 수 있습니다.


연화탕은 “어탕 구룡전(御汤九龙殿)”이라고도 불리며, 당 현종 개원 35년(747년)에 지어진 황제 전용 온천탕입니다. 이름 그대로 연못의 평면이 연꽃 모양을 본떠 만들어졌고, 연꽃 모양의 분수 장치까지 갖추고 있어 특별했어요. 위쪽은 여섯 장의 돌을 맞춰 연꽃이 피어나는 형상을 이루고, 아래쪽은 여덟 모서리로 되어 있어 “온 천하가 황제의 땅”이라는 권위를 상징합니다. 연꽃은 땅에 뿌리내리고 물 위로 떠오르는 생명력을 지닌 존재라, 연화탕은 인간과 자연이 소통하는 이상적인 조화를 담아낸 공간으로 여겨졌습니다.


물김이 모락모락 나게 디플 되어 있어서 아이가 신기해 했어요.


화청지의 하이라이트 해당탕! 입니다. 당 현종 천보 6년(747년)에 건설된 황실 온천탕으로, 연못의 모양이 활짝 핀 해당화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에요. 또 양귀비가 즐겨 사용한 전용 온천이라 귀비탕(貴妃池)이라고도 불렸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24장의 청옥(靑玉)을 다듬어 만든 정교한 탕이었어요. 그때는 표면이 반질반질해 거울처럼 비칠 정도였다고 합니다 ㄷㄷ


당나라 특유의 갬성?!이 묻어나던 화청지 곳곳입니다.


온천들을 보고 나서 산 쪽으로 더 깊이 가면, 과거 숙소로 사용되던 건물이 나옵니다. 시안사변이 일어났던 현장으로, 최대한 당시 상황에 맞게 복원해서 전시해 두고 있어요. 시안사변(西安事變)은 1936년 중국 시안에서 장쉐량과 양후청이 국민당 총통 장제스를 강제로 억류하며 일어난 사건이에요. 장제스에게 내전을 중단하고 공산당과 힘을 합쳐 일본에 맞서 싸우자고 요구한 일이었지요. 이 사건을 계기로 국공합작이 성립되어 항일전쟁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장개석 목욕실로, 원래는 청나라 때, 양귀비의 연못 모양을 본떠 1703년에 지어진 탕으로, 강희제와 광서제가 어머니와 함께 이곳에서 목욕했다는 기록이 있어요. 1936년 시안사변 당시 장제스가 실제로 이곳을 사용했다고 전해집니다.


장제스가 실제로 집무를 보던 방이 복원되어 있습니다. 긴 테이블과 찻잔, 벽에 걸린 지도를 보니, 1936년 시안사변 당시 이곳에서 벌어졌던 긴박한 대화와 협상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합니다. 지금은 단순한 전시실이지만, 중국 현대사의 큰 전환점이 된 순간이 태어난 공간이라는 점에서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어요. 대만에서나 볼 수 있을 국민당기가 걸려있는 것도 신기했던 ㅎㅎ


시안사변 때, 장제스를 납치하기 위해 난입한 병사들이 실제로 발사했던 총알 자국들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중국인에게 굉장히 의미가 큰 역사 이벤트라서 엄청 설명에 집중하던 사람들이 인상 깊었네요.


곳곳 예쁘게 꾸며져있던 화청지. 아이의 뒷모습도 귀엽게 남겼어요



자체 기념품샵 규모도 엄청 컸는데요, 정말 다양한 굿즈와 응용 상품들이 많아서 그것들 구경만 하는데도 30분은 쓴거 같아요 ㅎㅎ



갑자기 밖이 와글와글 시끄러워서 나와보니 현종과 양귀비 분장을 한 배우들의 행차가 있었습니다. 코스튬은 못 참지! 아이도 생각보다 신이 나서 같이 사진을 많이 찍었어요.


병마용과 화청지까지 보고 나오니 체력 전부 소모..


디디 프리미어를 타고 도착한 곳은 시안 종루 근처의 마사지샵! 아이는 마사지 받지 않고 TV만 봐도 OK랍니다 ㅋㅋㅋ


秘地 (미디) 라는 샵이었는데 우리 돈 인당 3만 5천원에 60분 마사지와 위 팜플렛 요리와 음료가 무제한 공짜인데... 설마 공짜겠어 하고 녹차 정도만 오더했는데 진짜 다 공짜였어요 ㅋㅋㅋㅋ 직원이 너무 안 시키니까 본인들이 답답했는지 모듬 튀김? 을 한 접시 가득 갔다줘서 아이가 어른들 마사지 받는 동안 TV도 실컷 보고 얌냠 잘 했답니당



skp.png (淮扬府·游园京梦 (화이양푸 · 여우위안징멍) 홀 사진. 사진 출처: 따종디앤핑)

마사지를 잘 받고 생긴지 얼마 안 되었다는 럭셔리 쇼핑몰 SKP몰에 와서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淮扬府·游园京梦 (화이양푸 · 여우위안징멍) 이라는 하이엔드급 레스토랑입니다. 淮扬 요리(화이양 요리) 전문 식당인데 중국 강소성(江苏省) 양저우(扬州)·화이안(淮安)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한 전통 음식이 유명하다고 해요.



2박 3일 짧은 여행의 마지막 저녁이라 푸짐하게 시켰어요. 윗 사진은 金陵烧鸭 (진링 사오야)로, 직역하면 난징식 구운 오리예요. 전통적으로는 소금물에 절인 뒤 말려서 기름에 튀기듯 구워내는 기법을 쓰기 때문에, 베이징 오리처럼 껍질만 따로 즐기기보다 고기와 함께 먹는 요리에 가깝대요. 빠삭한 베이징덕보다 촉촉한 고기라서 더 맛있었던거 같아요.


꼬슬꼬슬 철판볶음밥도 고급스러운 재료로 향미가 정말 좋았구요.


트러플 샤오롱바오도 딘타이펑 저리 가라 맛있었어요.


사진만 봐도 느껴지는 청경채 조림의 풍부한 맛과 색감! 간이 한국 사람 입맛에 맞게 적당히 짭조름한게 아주 좋습니다 ㅎㅎ


한국에서 어설픈 홍샤오로우 먹었다가 맛없어서 아픈 추억이 있었는데, 이것이 제대로 된 홍샤로우구나.. 하고 힐링을 했던... 강추입니다.


여기서도 따종디앤핑 앱을 열어서 할인 혜택 적용 도와달라고 부탁하니깐, 점원이 100위안 짜리 교환권을 90위안으로 할인해서 구매해주는 쿠폰을 여러 개 사서 할인 받게끔 친절하게 도와줬어요. 위와 같이 먹고 총 우리 돈으로 6만 5천원 정도 나온거 같아요. 럭셔리하게 먹은 것치곤 저렴!


뭐가 뭔지 다 모르긴 하지만 어쨌든 상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받은 맛집이랍니다. SKP 매장에 대한 포상이라기 보다는 식당 본체가 받은 상을 모아둔거긴 해요. SKP몰에 있어서 인테리어가 다 럭셔리하고 맛있긴 했네요.



아침부터 빡세게 강행군이었던 날이 저물어 갑니다. 식사 마치고 SKP몰 앞에서 디디 호출해서 호텔로 돌아갑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아쉽게 시안 성벽 위에는 올라가보지 못했네요. 조만간 또 올 이유를 만든 셈입니다 ㅎㅎ


두번째 밤도 잘 자고 나서 오전에 시안 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역시나 새로 지어서 삐까뻔적한 T5 터미널 ㅎㅎㅎ


지난 5월 광저우 갔다가 서울로 오는 비행기는 선전(션전) 공항을 이용했는데요, 그 때 폭우로 약 3시간 지연 되면서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었는데 이번엔 다행히 갈 때도 날씨가 좋습니다.



우리를 인천공항까지 데리고 갈 대한항공 비행기 A330과 시안 공항을 찍으면서 여행을 마무리 합니다.



버킷리스트 였던 병마용 관람을 무사히 마쳐서 (그것도 연세 있는 장모님과 네 돌 아이를 데리고) 보람 차고 재밌던 여행이었습니다. 한국인을 대하는 시안 사람들의 친절함도 잊지 못할 거 같구요.


이번엔 못 들렀던 시안 성벽과 섬서성박물관 등 시안의 명승지를 구경하러 조만간 또 오고 싶네요.


긴 여행기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궁금한 부분 댓글 달아주시면 최대한 답변 드려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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