뎬츠호 케이블카와 서산풍경구 용문 등정기
안녕하세요,
추석 연휴 후반기 쿤밍 여행 마지막날입니다.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거의 자정 출발이라서
이 날도 여유 있게 쿤밍 여기저기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쉐라톤 쿤밍도 포숙으로 5박을 예약했었는데요, 자정부터 서울에 도착하는 새벽까지의 마지막 1박이 무료로 제공되는 셈이라 저녁에 호텔 들어와서 샤워도 하고 쉬었다가 출발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원래는 운남민족촌 다녀오고 나서 들러볼까 했던 뎬츠 호수였는데요, 민족촌 구경을 거의 한나절 알차게 해서 그날 동시에 보긴 힘들겠더라구요. 아예 따로 빼서 이날 일정을 할애하였습니다.
뎬츠 호 케이블카 매표소에 디디를 타고 도착하였습니다. 호수를 가로질러 살짝 올라가 서산풍경구 입구까지 오르락 내리락하는 꽤 긴 케이블카입니다.
곤명 관광 케이블카(구 덴츠호 서산 케이블카)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생산된 세계 최고 수준의 케이블카 장비를 사용하며, 전체 길이의 절반이 덴츠호수를 가로지르며 물과 산을 모두 횡단하는 보기 드문 케이블카입니다. 로프웨이를 타는 것은 쿤밍을 방문하는 대부분의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활동 중 하나입니다. 산기슭에는 뎬츠호(Dianchi Lake)가 있고, 올려다보면 장엄한 서산(Xishan Mountain)이 보입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관광객들은 뎬츠호(Dianchi Lake)와 서산 풍경명승구(Xishan Scenic Area)를 쉽게 방문할 수 있습니다.
운남민족촌 근처 탑승점 (저희가 디디 내린 곳)에서 서산풍경구 입구까지 약 20분은 탄 거 같아요. 케이블카 내려서 걸어서 내려오는 코스로 용문을 볼 수 있게끔 곤돌라도 있는데요, 26년까지 리뉴얼을 하는지 공사중이었습니다. 케이블카 종점에서부터 용문으로 오르는 길 입구까지 전기버스가 편도 20위안에 운영중이었습니다.
유럽에서 생산된 케이블카답게(?!) 안정적으로 움직였던 케이블카. 서울 면적의 절반만큼 넓은 호수를 보니 마음이 상쾌해졌습니다.
뎬츠호(滇池, Dian Chi)는 중국 윈난성 쿤밍 시 남쪽에 위치한 고원호수로, ‘고원의 진주(高原明珠)’라 불립니다. 면적은 약 300제곱킬로미터로, 중국 내에서는 여섯 번째로 큰 담수호예요. 고도 약 1,885미터에 자리해 있어 사계절 내내 물안개와 구름이 어우러진 풍경이 인상적입니다. 예로부터 ‘쿤밍의 어머니 호수’로 불리며, 도시의 생태와 기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죠. 서산(西山)에서 내려다보면 호수가 마치 거울처럼 펼쳐져, ‘거꾸로 박힌 하늘’이라는 별칭도 있습니다. 호수 주변엔 뎬츠습지공원, 하이겅공원, 용문(龙门) 등 관광지가 연결되어 산책과 유람선 코스로 인기가 많습니다. 명·청 시기에는 물길을 따라 남방과 운남 일대의 무역이 오가던 중심지였습니다.
호수를 건너 산기슭에 도착해도 이번엔 위로 더 쭈욱 올라갑니다.
은근히 높이 올라가죠? 아찔해보이기는 한데 케이블카가 워낙 안정적으로 조용히 올라가서 전혀 무섭진 않습니다.
멀리 보이는 쿤밍 시내와 뎬츠 호수 뷰가 좋았어요.
날씨가 좋아서 시내가 시원하게 보입니다.
케이블카 내리고 나면 기념품 및 굿즈 가게와 더불어, 나가는 출구에 이렇게 귀여운 캐릭터 포토스팟도 있었어요
출구 나가면 풍경 내려다 보이는 좋은 길목에 정자가 있어요. 현판에 쓰인 ‘쉬광팅 旭光亭’의 의미는 ‘아침 해가 비추는 정자’ 혹은 ‘해돋이의 빛을 맞이하는 누각’이라는 뜻이에요. 청동 종이 걸려 있는데, 관광객들이 행운을 기원하며 종을 울리고 붉은 리본(소원끈)을 매달 수 있었어요.
예쁜 다육이도 시선 강탈~ 하나라도 따면 50위안 벌금이라는 경고 내용이에요.
용문 위까지 올라가는 곤돌라는 보수 중이라, 대부분 올라가는 계단 입구까지 가는 전기버스를 이용합니다. 편도 20위안! 내려올 때는 내리막길이라 버스 안 타고 슬슬 걸어오니 남산둘레길 느낌 나고 시원하고 좋았어요.
여기부터가 본격적인 서산풍경구 용문으로 오르는 코스 입구입니다. ‘푸른 절벽이 만 길 높이로 솟았다’는 뜻의 蒼崖萬丈(창애만장, Cāng yá wàn zhàng)이라 새겨진 문루와 화만루(华万庐) 가 나란히 있습니다.
용문까지 올라가는데 꽤 계단도 많고 험해요. 초반에는 의욕적으로 성큼성큼 올라가보는 다섯살 아이의 패기! 하지만 저 계단 이후는 다 제가 안고 올랐지요 ^^...
아직까지는 기분 좋게 등산중입니다 ㅋㅋㅋ 한궈런 아이 패기에 놀란 중국인 아이의 표정
이 문은 서산 풍경구의 삼청각(三清阁) 입구로, 도교 사원의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삼청’은 옥청(玉清), 상청(上清), 태청(太清) — 세 하늘의 신을 모시는 곳을 뜻한다고 합니다. 삼청각은 절벽 위 바위에 기대어 지어진 사당으로, 서산의 도교 건축 중 가장 대표적인 곳입니다. 건물은 명대에 처음 세워졌고 이후 여러 차례 보수되며 지금의 형태를 갖췄습니다.
삼청각 포인트에서 본 쿤밍 시내입니다. 우측이 뎬츠 호수에요. 좌우로 물 색깔이 다르네요.
이때까지는 기분이 좋았던 똥강아지인데요.
관우인줄 알았는데 도교 수호신 조형물이라고 하네요. 보통 ‘산문신(山门神)’ 혹은 ‘천군신(天将神)’으로 불리며, 악귀의 침입을 막고 성역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붉은 갑옷과 칼, 그리고 맹수를 밟고 선 자세는 힘과 정의를 상징하고, 도교에서는 천상의 장군이 마귀를 제압하는 형상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특히 서산 풍경구처럼 절벽을 따라 사당과 동굴이 이어지는 곳에서는 이런 신상이 방문객의 안전과 복을 지켜준다는 의미로 세워져요.
누가 설명 안 해줘도 딱 봐도 옥황상제님이네요 ㅋㅋㅋㅋ 아이도 번쩍번쩍한 임금님이 여깄네? 하고 신기해 합니다.
삼청각보다도 더 높은 위치에서 본 쿤밍 시내가 시원시원합니다.
옛날에 이 지역은 가뭄이 심해 농사에 큰 어려움을 겪었는데, 하늘에서 한 신이 소 한 마리를 내려보내 뎬츠호의 물을 끌어올리게 했다고 합니다. 그 소가 서산까지 와서 물길을 뚫고는, 임무를 마치자 그대로 바위로 변해 지금의 ‘석우’가 되었다는 설화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소가 풍요와 비를 부르는 상징, 그리고 뎬츠호의 수호신이라고 믿었습니다. 소의 머리를 만지면 행운이 온다고 해서 저도 아이를 안아서 만지게 도와주었습니다 ㅋㅋㅋ
이제 거의 다 올라왔습니다. 저 동굴만 지나면 천대와 용문이 금방입니다. 아이는 거의 다 왔다고 신났어요.
동굴을 지마녀 바로 천대(天台)입니다. ‘하늘의 대(臺)’라는 이름답게, 이곳은 서산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최고 전망 포인트입니다. 사실 여기가 최종 목적지는 아니구요!
천대 바로 옆으로 난 석굴을 내려갑니다. 중장비 없이 18세기에 인력으로만 수십 년 동안 팠다고 하니 엄청난 공사였을 거에요 ㄷㄷ
이 석굴은 1784년부터 약 50~70년 간 승려와 지역 주민들이 절벽을 깎아 조성했다고 합니다. 불교 신앙과 공덕을 쌓기 위한 수행의 일환으로 시작된 이 유적은, 윈난성에서 가장 잘 보존된 석각 불교 유적으로 꼽힙니다. 이름 ‘용문’은 “용문에 오르면 몸값이 백 배” 된다는 과거 합격 기원 전설에서 유래했어요. 실제로 석굴 입구엔 ‘一登龍門,身價百倍’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답니다. 불상, 경문, 복도, 작은 사당까지 입체적으로 조성되어 명상과 기도 공간으로도 사용됐죠. 청나라 시기 지방 문화와 종교가 어우러진 독특한 사례예요.
드디어 용문에 도착했습니다.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 눈치껏 파고 들어서 단독 샷도 남겼어요. 앞에서 공식 사진사가 장당 20위안을 받고 찍어주는데 장모님 아이랑 셋이서도 한 장 남겼어요. 돈 내고 찾는 건 처음 전기버스 타던 입구 근처에 있어요. 엄청 고화질은 아닌데 코팅처리까지 해줘서 나름 만족했던 사진입니다 ㅋㅋ
용문 위 암벽에 저렇게 도사님도 조각되어 있어서 재밌어요. 용문 앞에 선 사람들의 입신양명을 흐뭇하게 도와주는 할아부지 느낌입니다.
인증샷 찍으려는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보안요원이 상주하면서 여러 장 찍은 사람은 목청껏 이제 슬슬 내려가라고 압박을 주기 때문에 ㅋㅋㅋ 민폐 부리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도교와 불교가 혼합되어 내려오는 길에 동자승? 동자보살을 모신 제단도 있고 재밌었어요.
妙有真境 — 용문을 떠나는 길에 세워진 석문에 새겨진 글자로, “현상 속에 숨은 진리의 경지”라는 불교적 깨달음을 상징합니다. 여행객에게는 단순한 문이 아니라, 꽤나 spiritual한 여정의 마무리를 상기시키는 선언문입니다.
계속 내려오다 보면 유난히 시선을 끄는 조각상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거북이와 뱀이 뒤엉켜 싸우는 듯한 석상, 알고 보면 도교의 수호신 현무(玄武)입니다. 거북은 땅의 기운을, 뱀은 하늘의 기운을 품고 있어 두 존재가 만나면 복이 깃든다고 전해집니다. 현지 사람들은 이 조각을 만지면 행운과 장수를 얻는다고 믿어요. 예전엔 수행자가 이 석상을 어루만지고 병이 나았다는 전설도 있어서, 지금도 손을 얹고 소원을 비는 이들이 많습니다. 석상 표면은 사람들의 손길로 반들반들해졌어요.
기념품과 음료를 파는 곳이 있는데 이름 한자로 팔찌를 만들어주는 코너가 있어서 아이 한자 넣어서 기념으로 하나 만들었어요. 비즈가 비싼 것부터 저렴한 것까지 다양하게 있는데 저는 적당한 색깔로 해서 16알 정도로 만들었는데 다 합쳐서 2만원 정도 낸거 같아요. 아이가 엄청 좋아했어요 (나중에 유치원 가서 잃어버리기 전까지는요 ㅠㅠㅠㅠ)
서산에서 본 쿤밍 시내가 인상적이었어서 오래 기억에 남을거 같아요. 공기도 좋고 날씨도 좋은 쿤밍.
용문에서부터 케이블카 정류장까지 전기버스 안 타고 걸어서 내려왔어요. 날씨가 쨍해서 좋습니다. 물론 길빵 하면서 내려오는 분들도 있어서 그건 곤란...
여행 마무리로 순청 쇼핑몰에 왔습니다. 쿤밍 레고 스토어에 왔는데 규모도 엄청 크고 좋아요. 아이는 일단 신났습니다 ㅋㅋㅋㅋㅋ
묘족 전통 의상을 입은 캐릭터도 멋져서 아이가 자발적으로 사진을 찍고요?!
키가 얼마나 컸나 재는 코너도 귀여워요 ㅋㅋ 어느새 100cm 넘게 큰 저희 집 똥강아쥐...
제가 꽤 많은 외국 레고 스토어를 가보았지만 여기만큼 귀여운 요소들이 많았던 곳은 없었던거 같아요 ㄷㄷ
운남하면 유명한 야생 버섯의 캐릭터도 있구요.
순청 몰 앞에 애플스토어도 크게 있어요.
우주선 같은 멋진 입구로 들어가면 지하에 크게 스토어가 있어요.
쿤밍 명물 버섯들로 멋지게 표현해둔 쿤밍입니다.
날이 좋아서 산책 더 하고 싶어서 난핑지에까지 쭉 걸었어요. 워낙 광장이 넓어서 무장 경찰도 상시 대기 중입니다 ㄷㄷ
타일랜드 타운이 있는지 태국 풍 가게들이 많았던 거리도 지나요. 맥도널드도 태국 건물 스타일!
담배 냄새만 없으면 정말 살만할거 같다고 생각한 쿤밍입니다 ㅎㅎ
서울로 돌아가기 전에 다시 호텔로 와서 샤워도 하고 짐도 정리했어요.
저녁은 쉐라톤 쿤밍 석식 뷔페를 먹기로 합니다. 120CM 이상인 아이는 98위안인데 아이는 103CM 라서 무료로 먹구요 (사실 나이도 어리니깐요.. ㅋ) 성인은 198위안이라서 좋은 가격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갔어요.
들어가자마자 아이를 미치게 만드는 아이스크림 !
양식 구성도 나쁘지 않았구요.
신선한 과일 쥬스도 종류별로 많아서 아이가 좋아했어요
캔맥주와 캔음료도 자유롭게 픽업 가능!
샤오롱샤도 소스별로 많았는데 저는 까먹는 새우를 잘 못 먹어서 ㅠㅠ
고기들도 고르면 구워주는데 확실히 대륙이라 그런지 빠싹 익혀주더라구요. 항상 중국에서 고기 먹으면 질긴 느낌...
해산물들도 많습니다!
털게도 있어서 먹어봤는데 미식가가 아니라서 그런지 큰 감흥은...
과일까지 배부르게 먹고 9시에 공항 가는 디디를 불러요. 짐도 있고 편하게 가고 싶어서 이번엔 6인승 밴을 불러봤어요.
처음 보는 밴인데 GPT한테 물어보니, Denza D9은 BYD(비야디)와 메르세데스-벤츠가 공동 개발한 하이엔드 전기 밴이라고 합니다.
앞 디자인은 중국 대륙스런 2% 아쉬운 디자인의 밴이지만....
승차감이 끝내줬습니다. 기사님도 차분하게 운전해서 멀미 하나 없이 밤 주행을 스무스하게~~~ GPT가 이 차 승차감이 "주행감은 토요타 알파드와 비교될 정도로 편안함" 이라고 했는데 거짓말이 아니었어요.
40분 정도 달려서 쿤밍 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공항은 깨끗하고 수속도 금방 끝나서 좋았어요.
오로지 쿤밍만 공략했던 여행이었는데 버섯 샤브샤브와 지궈지 같은 맛난 요리도 먹고, 석림, 운남민족촌, 서산풍경구의 용문 등 멋진 곳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이도 잘 따라와줘서 고마웠구요.
나중에는 리장, 따리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내년에도 무비자 기조가 연장되길 바래봅니다.
긴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쿤밍 가실 분에게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