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우시 벚꽃 여행 1편 - 개요 및 혜산고진 방문

by 닉 캐러웨이

안녕하세요,


재작년에는 삿포로, 작년에는 도쿄에서 벚꽃을 보고 와서 올해는 색다른 곳에서 벚꽃 여행을 해보고 싶어서 찾은 곳은 바로 중국 우시(无锡)였어요. 중국에서는 벚꽃 Top으로 우한과 우시가 서로 경쟁하는 것 같더라구요.


한국 분들에게는 생소한 곳이지만 3박 4일을 해도 아쉬울 정도로 콘텐츠가 많은 도시였는데요! 우시를 간단히 먼저 소개해 보면,


1. SK하이닉스의 거대한 생산 기지가 있는 곳으로, 신구(新區) 지역은 '우시의 강남' 혹은 '작은 한국'이라 불릴 정도로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며, 한국 마트와 병원도 잘 갖춰져 있다고 합니다.


image.png 펌: https://amp.seoul.co.kr/seoul/20211119005004


2. '우시(无锡)'는 한자로 '없을 무(无)', '주석 석(锡)'입니다. 원래 주석이 많이 나던 곳이었는데, 한나라 때 주석이 고갈되자 "이제 주석이 없다"라고 선포한 것이 도시 이름으로요. "주석이 있으면 전쟁이 나고, 주석이 없어야 평화롭다(有锡兵, 无锡宁)"는 말이 전해져 내려온다고 합니다. 이젠 평화의 도시?!


3. 생각보다 많은 볼거리! 세계 최대급 불상인 88미터의 '영산대불(灵山大佛)', CCTV가 삼국지 드라마를 찍은 셋트장인 '삼국성', 항저우/쑤저우 안 가도 볼 수 있는 넓은 호수 태호(太湖)까지...


4. 우시의 원두저(鼋头渚)는 일본의 벚꽃 명소들에 뒤지지 않는 세계 3대 벚꽃 성지 중 하나인데요, 도시 가득 매화, 해당화, 유채꽃도 가득하고 중국 내에서 1인당 GDP가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라서 그런지 상하이보다도 실질적인 부유함과 깔끔함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1편은 혜산고진, 2편은 영산대불과 염화만, 3편은 원두저(위안터우주 鼋头渚) 로 후기를 남겨 볼까 합니다.





우시로 가는 직항이 동방항공 편으로 있습니다만 저랑 여섯살 아이 둘이서 난징공항으로 입국했어요. 기차 타고 갈까 하다가 연결이 피곤해서 DiDi 타고 다이렉트로 쏘기로! DiDi 할인요금 잡아서 톨비 포함 375위안 나왔어요. 중국 기사들 꼭 외국인 장거리 태우면 톨비를 돌아가는 거 까지 해서 이중으로 받으려고 청구한단 말이죠... 톨비 64위안인데 128위안으로 청구된거 고객센터 바로 연락해서 바로 잡았습니다 ㅎㅎ




2시간을 DiDi 로 달려 우시 닛코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오후 3시에 바로 밖으로 나와 도착한 곳은 5A급 명승지인 혜산고진 이었습니다. 혜산고진은 무려 118개의 성씨별 사당이 한곳에 모여 있는 진풍경을 볼 수 있 수 있는 명청 시대 수향마을이에요.



입구는 인사동처럼 전통 향취 가득한 느낌이죠. 마을 입구와 거리 구경은 무료지만, 기창원이나 특정 사당 내부를 보려면 입장권을 사야 합니다.



한가롭게 볕을 쬐고 있는 고양이도 귀엽고, 혜산고진 마을 모양 20위안 아이스크림도 아이가 좋아했어요.



풍년과 평안을 빌던 도교 사원도 있고요. 혜산고진의 사당들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당 중 하나에요. 안에 가면 옥황상제님도 있습니다 ㅋㅋㅋ



"세상의 모든 착한 일들 가운데 효도가 으뜸이다" 알았지 아들? ㅋㅋㅋㅋㅋㅋ


노란 문은 혜산고진의 중심 명소인 기창원(寄畅园)으로 가는 길목입니다.



가운데 꽃이 벚꽃인 줄 알았는데 해당화 라고 하더라구요. 고급진 분홍빛이 파란 하늘과 잘 어우러지는... 아이도 해당화 나무 앞에서 인생샷 찍어줬습니다 ㅋㅋ


이 날 서울은 미세먼지 아주 안 좋았는데 우시는 다행히(?) 날씨가 좋았습니다.


해당화 색깔이 정말 예뻐서 사진 많이 찍었어요. 혜산고진은 청나라 건륭제가 무려 7번이나 방문한 곳인데요, 건륭제가 꽃 중에서도 해당화를 매우 아껴서 그가 머물던 정원인 기창원과 혜산사 주변에 황제의 취향에 맞춰 대대적으로 해당화를 심었다고 합니다. 해당화의 당 자가 "부귀옥당(집안에 부귀가 가득하다)"이란 말과 연결되는 느낌이라 우시 사람들도 좋아한다고.


건륭제가 너무 아껴서 베이징 이화원 내에도 똑같이 재현을 시켰다고 하는 '기창원'입니다. 여기는 70위안 표를 구매해야 들어갈 수 있어요.




중국 무석(우시)의 혜산 동쪽 기슭에 자리 잡은 기창원(寄暢園)**은 강남의 4대 명원으로 꼽히는 고전 정원의 정수로, 명나라 정덕 연간(1506~1521) 이부상서 진금이 처음 세운 뒤 그의 증손자인 진요가 왕희지의 시구 '기창산수음(寄暢山水陰)'에서 이름을 따와 지금의 아름다운 명칭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청나라의 강희제와 건륭제가 남방 순행 중에 각각 6번씩이나 찾았을 정도로 황제들의 극진한 사랑을 받았던 장소로 유명한데, 특히 건륭제는 기창원의 수려한 풍경에 매료되어 북경 이화원 내에 이곳을 본뜬 '해취원'을 따로 만들었을 만큼 그 조형미와 예술적 가치가 탁월합니다. 기창원의 가장 큰 매력은 인공적인 정원 안에 인근 혜산과 석산의 풍경을 절묘하게 끌어들이는 '차경(借景)' 기법에 있으며, 산의 지형과 물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조화시킨 공간 구성은 전략적으로 치밀하면서도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고즈넉한 운치를 선사합니다. 1988년 중국 전국중점문물보호단위로 지정된 이곳은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고목들과 정교한 가산(인공 산)이 어우러져 있어, 가족과 함께 유유자적 거닐며 중국 정원 예술의 진수를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역사적 명소입니다.



함정재(含貞齋)라는 서재로, '곧은 절개를 마음속에 간직한다'는 의미를 담은 선비의 수양 공간입니다. 명·청 시대의 단아한 고가구와 문방사우가 정갈하게 배치되어 있어, 당시 지식인들이 누렸던 격조 높은 생활 문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네요.




혜산고진 자체도 인파가 많지만 유료 입장 구역인 기창원은 그래도 풍경을 감상하기에 적당한 느낌.. 실제로 정자 연못 등 조경이 멋져서 황제가 왜 좋아했나 알겠더라구요.



정말 마음에 들었던 포인트는 함벽정(涵碧亭)이라는 정자였는데요, '푸른 빛을 머금다'라는 이름처럼 주변의 울창한 녹음이 연못물에 비치는 투명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나타낸 네이밍인 듯 해요.


동백꽃도 예쁘고, 정원에서 나름 자연을 보고 신난 아이 표정도 밝습니다.




수령이 300년이 넘은 멋진 나무도 있고요.


비석에 새겨진 시는 청나라 건륭제의 친필로 1751년(건륭 16년) 처음 기창원을 방문했을 때 느낀 감흥을 담고 있어요.


"기창원의 푸른 산봉우리는 비취색 소라처럼 아름답고, 구름 사이로 뻗은 나무들은 스님의 옷깃을 적시는구나. 부처의 진리는 머무는 곳 없이 어디에나 있으니, 명산에 수행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를 비로소 알겠도다. 비 개인 뒤 맑은 정자의 풍경은 서로 눈부시게 어우러지고, 계곡의 꽃과 물줄기는 제멋에 겨워 춤을 추네. 한가로이 이곳에 앉아 세상 번뇌를 잠시 내려놓으니, 황제로 지낸 16년의 세월 또한 찰나의 순간처럼 느껴지는구나."






기창원을 나와서 혜산고진 좌측 구역으로 가서 벚꽃 구경도 하였습니다.



빈티지한 느낌의 케이블카는 운행 안 해서 못 타봤지만 아이의 사진은 잘 남겼습니다.



나오는 길 아쉬워서 사진 한 컷 더!



혜산고진 내에 기념품 가게, 먹거리 가게 등도 많아서 먹고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구요.


고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올라 있을 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이기도 하구요.


최소 반나절 이상 시간 보낼 수 있는 곳으로 강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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