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5) 김소연 시인의 한글자 사전처럼 단어를 설명해보세요.
귤 : 한 봉지, 아버지가 퇴근하여 현관물을 열 때 찬 바람과 함께 가져오던 것
더 : 타인에게 요구하면 가혹한 것, 스스로에게 요구하면 치열한 것
김소연 시인의 한 글자 사전. 나도 참 좋아하는 책이었는데 우리 기수 모든 사람들이 역시나 다들 읽고 좋아하는 책이라고. 오늘 첫 수업은 이 한 글자 사전처럼 10개의 1음절 단어를 골라 나름대로 단어의 의미를 붙여보는 것이었다.
나도 나름 쓴다고 써봤는데 뭐 좀 있어보이게 쓰고 싶은 욕망이 컸던 걸까. 다소 느끼하다. 하지만 너무 즐겁고 재미있어.. 한 글자 사전. 나도 자주 해봐야겠다.
잠 : 사랑하는 이가 이것에 빠졌을 때 방해하고 싶지 않고 지켜주고 싶은 것. 나도 그 옆에 가만히 누워 같이 빠지고 싶은 것.
밤: 깜깜함 속에 환해서 보이느라 힘들었던 피로를 풀고 하루를 닫는 시간
돈 : 이것에 초월한 척, 무관심한 척 하는 사람이 이것에 환장한 자이다.
밥 : 더 좋은 수준의 이것을 접하겠다고 애쓰고 살지만, 외롭고 아플 때 항상 먹던 맛, 알던 맛이 최고이다.
뺨 : 아이의 이것과 부비면 기쁨, 노인의 이것과 부비게 되는 겨우는 슬픔일 때가 많다.
옆 : 내가 무거울 때는 이곳을 비우고 싶고, 내가 가벼울 때는 이곳에 누군가를 두고 싶다.
입: 나이든 자가 이것으로 떠들때는 세상 추하지만, 아이의 이것으로 옹앙이를 배울 때는 세상 아름다운 것
방 : 아무리 좁고 거지같아도 존재해야할 공간. 벽을 보고 공상을 시작하는 모든 다짐의 출판선
뒤 : 볼 필요 없는 것을 알지만, 계속 궁금해서 보고 싶은 지난 길
잔 : 슬플 때나 기쁠 때 채우고 비우는 것. 그러나 몇 번을 채우고 비우면 슬픔이 기쁨으로 기쁨이 슬픔으로 변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한 글자 사전도 너무 감동... 다들 뭐야 천재야 뭐야.
등 : 얼굴이 없지만 표정이 있는 것
해 : 빨래도 말리고 고추도 말리지만 내 눈물만 못 말리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