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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작가 Jan 17. 2022

조작된 공포, 단백질

단백질 공부가 필요한 당신에게

혼란

우리는 살아가는데 하루에 얼마나 많은 단백질이 필요할까. 사실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최근 일이다.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영양소가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해 신경을 언제부터 썼는지 모르겠지만 '필수 단백질'이라는 말이 우리의 귀에 들려오기 시작하면서 영양소의 걱정이 시작된 것 같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엄마는 '단백질이 우리 몸의 성장에 중요하니까 많이 먹어야 돼'라고 하시며 음식을 차려주신 적이 없었다. 단지, '무엇이든 골고루 먹어야 건강하지' 정도의 지침만을 가지고 함께 식사를 한 것이 전부였다. 나는 그렇게 영양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지만 부모님이 해주신 음식을 먹으며 별 탈없이 건강하게 잘 자랐다. 하지만 요즘엔 음식을 대할 때면 늘 영양소를 먼저 떠올린다. 특히, 단백질이 그 중심에 서있다.


공포 

모든 미디어에서 단백질이라는 이름 앞에 '필수'라는 말을 붙인다. 이 말은 굉장히 무서운 말이다. 왜냐하면, '만약 단백질이 부족하다면'이라는 전제를 달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생명에 대한 위협으로도 느껴질 수 있는 이러한 미디어의 마케팅은 다른 어떤 영양소보다도 '단백질'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만들었고 절대 부족하면 안 되기 때문에 '충분히' 혹은 필요하다면 '아주 많이' 먹어 두도록 만든다. 그렇지만 인간에게는 단백질 결핍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식량이 부족해서 사람이 굶어 죽기도 하는 개발도상국에서는 마라스무스(Marasmus) 와 콰시오코르 (Kwashiorkor) 라고 알려진 단백질 영양실조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일반적인 국가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산음식, 죽은 음식 by 더글라스 그라함  p.199) 혹시 단백질을 먹지 않으면 근 소실이나 혹은 체력이 나빠진다고 생각하고 있는가. (산음식, 죽은 음식의 저자) 더글라스 그라함 박사는 고탄수화물이나 지방 음식의 섭취로도 해결이 되며 효과도 매우 좋다고 한다. 단백질의 공포는 원래부터 존재했던 것이 아닌 '만들어진 것이다.'  


희망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단백질 부족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지난 3년간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고도 매년 하는 정밀 건강검진에서 어떠한 건강상의 이상 없이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는 나를 보면서도 부모님은 '그래도 고기는 좀 먹어야 하지 않니?' 하며 여전히 염려하신다. 보시다시피 나는 아주 멀쩡하다. 내가 살아있는 증거이고 확신이다. 심지어 나와 함께 똑같이 채식을 하고 있는 내 아내도 나와 똑같이 건강하다. 물론 이렇게 이야기해도  선뜻 그러면 '오늘부터 고기를 먹지 말아 볼까' 하며 결심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이다. 단백질에 대한 우리 내면의 공포가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백질 부족해 대한 공포심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좀 더 과학적이고 실재하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맥두걸 박사는 자연식물식의 대가이다. 아마 채식을 하는 사람들치고 이분의 저서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없지 않을까. 나도 이분의 책을 읽으면서 채식을 시작했다. 이분의 책 말고도 채식과 관련된 책이 있지만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고 몇 가지의 책에서의 내용만 발췌하여 이야기하겠다.


미심장협회는 2001년 협회의 저널 <서큘레이션지>를 통해 '식사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식물성 단백질이라도, 대부분 한두 가지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불완전한 단백질로 여겨진다'라고 하는 발표를 한다. 이에 존 맥두걸 박사는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는 협회에서 잘못된 정보를 발표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이 발표에 대한 수정을 요구한다. 그 요구는 결국 10년이 지나서야 받아들여져 2011년에 잡지를 통해 발표가 되었는데 내용은 이렇다. (어느 채식 의사의 고백 by 존 맥두걸 박사  p.120)


식사에서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굳이 동물성 식품을 먹을 필요가 없다. 식물성 단백질만으로도 필수 아니노산 및 비필수 아미노산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통곡물, 콩과 식물, 채소, 씨앗 각종 견과류 등은 모두 필수 아미노산 및 비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가지고 있다. (어느 채식 의사의 고백 by 존 맥두걸 박사  p.121)


짧게 요약하면 '모든 식물에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단백질이 있다.'는 이야기다.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도대체 얼마나 먹으면 될까? 앞서 나는 어린 시절 아무런 영양지식이 없이 부모님이 차려주신 식사만으로도 건강하게 성장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채식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한 번도 내 식단에 단백질이 얼마나 많이 들어있는지 계산을 해본 적도 없다. 이 말들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단백질의 필요량' 계산이라는 게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그 양이 극히 적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다음을 보면 실제로 그렇다.


미국 콜로라도 채식주의자협회(Vegetable Society of Colorado) 가 발간한 한 책자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빵만 먹거나, 감자만 먹거나, 옥수수만 먹거나, 쌀만 먹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든 연구에서, 이 식물성 식품들이 성인의 성장과 건강을 지원하는 데 충분한 단백질뿐만 아니라 모든 필수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모든 채소와 과일에는 단백질이 들어있다.



또한, 1999년 학술지에 실린 '식단에서 최적의 단백질 필요량'에 대한 기사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의 최소 필요량은 자연식물식 식단(과일과 채소와 통곡물을 위주로 먹는)이 제공하는 양보다 훨씬 더 낮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과학적 연구가 필요하다.


자연 그대로의 식품을 그대로 섭취할 때, 우리가 섭취하는 단백질 양이 우리 몸이 원래 필요로 하는 단백질의 양을 훨씬 웃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자연식물식 식단을 하지 않더라도 일반적인 채식 식단 만으로도 우리 몸은 충분한 단백질을 공급받을 수 있다. 아직도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단백질의 양이 가늠이 안된다면 수치를 통해 이야기하겠다.


10% 이하의 단백질이면 충분하다.

미국 정부는 단백의 섭취량이 전체 칼로리의 10-35%를 차지해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킬로 그램당 0.91g (0.91g/kg)으로 권장한다.) 그러나 코넬대학의 유명한 영양 생화학 명예교수인 콜린 캠벨 박사는 자신의 저서인 <무엇을 먹을 것인가> The China Study에서 '인간은 일상적으로 손실되는 단백질을 대체하기 위해 총칼로리의 5-6% 만 단백질에서 공급받으면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지난 50년간 대부분의 사람들이 최소 5-6%의 필수 함량을 얻기 위해서 약 9-10%의 단백질이 권장되어 왔다' 고 밝혔다.


심지어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는 단백질을 매일 매 끼니마다 섭취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잘못된 간식이 우리 아이 해친다>의 저자이자, '영양과 건강약국'을 운영하는 김수현 선생님은 우리 몸의 단백질은 모두 쓰이는 게 아니라 필요한 만큼 쓰고 나머지는 저장된다고 이야기한다. <산음식, 죽은 음식>의 저자 더글라스 그라함 역시 '우리 몸은 매일 100g 에서 300g의 단백질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한다'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이 이야기는 다음의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불완전한 단백질 이론> Incomplete Protein Theory의 저자 프란시스 무어 라페 Frances Moore Lappe 는 '단백질을 식사 때마다 섭취해야 한다'는 주장을 20년 만에 철회하고 다시 결론지었다.


   인간은 각종 필수 아미노산이 필요하지만 한꺼번에 먹을 필요로 없고 매일 먹을 필요도 없다.  


이제 어느 정도 단백질에 대한 의문의 대답이 됐는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채식을 해도 단백질 섭취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제 채식을 할 때 단백질 섭취를 걱정하지 말고 편안히 음식을 즐겼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과학적 사실을 덧붙이고 마무리를 하겠다.


젖먹이를 키우기 위한 인간의 모유는 단백질의 칼로리 백문율이 약 6% 정도다. 이것만으로도 바로 성인에게는 이보다 더 많은 단백질이 필요하지 않다는 증거로서 충분하지 않은가 말이다. 급성장하는 유아는 칼로리당 단백질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산음식, 죽은 음식 by 더글라스 그라함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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