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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소룡 Oct 11. 2021

오늘도 화장실을 못 간 당신에게

자연 위생학: 몸은 스스로 살을 뺀다. 

잘 싸기 위한 단 하나의 진리 

이번 장에서는 조금 더러운(?) 이야기를 해야겠다. 바로 'ㄸㅗㅇ' 이야기다. 내 주변에는 변비에 걸린 사람들이 많이 있다. 내 친동생이 그렇고 심지어 내 지인의 아기도 그렇다. 반면 우리 집 딸들은 변비가 없다. 오히려 너무 화장실을 잘 가서 불편하다. 아무 때고 화장실을 찾으니 난처할 때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기 전에, 식사 도중에, 산책을 나갈 때 등등 아무 때고 오는 신호에 당황스럽다. 어쨌든 막혀 있는 것보다 시원하게 배출하는 것이 오히려 나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변비라는 불편함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잘 먹는 것만큼이나 잘 '싸는 것' 도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하철도 사람들이 잘 내려야 잘 탈 수 있듯이 배변도 잘해야 잘 먹을 수 있지 않을까. 


결국 배변을 신경 쓰다 보면 '잘 싸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먹어야 할까'라는 궁극적인 물음에 답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물음에 답의 근거는 '우리 몸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몸을 깨끗하게 만드는 원리'에 있다는 것과 배출을 원활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언제 얼마큼 먹느냐'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철학자들이 이 복잡한 세상을 하나의 명제로 설명하기 위한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 나섰다. 소크라테스가 그랬고 플라톤이 그랬고 이후의 모든 철학자들도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저마다의 주장을 했다. 나는 자연 위생학의 원리 또한 우리가 질병에 걸려 고통스러워하게 되는 모든 불합리한 상황에 대한 해답을 줄 '하나의 진리'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서는 그것이 우리가 채식을 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채식을 하지 않더라도 건강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식습관의 진리'라고 믿는다.


자연 위생학, 그게 뭔데 

우리의 몸은 24시간 순환 리듬에 따라 움직인다고 한다. 이러한 생리적 순환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가장 주목할 만한 것들은 스웨덴 과학자들의 '하루 주기 리듬 Circadin Rhythm'에 관한 것들이다. 이런 출처에서 나온 연구결과에 의하면, 음식을 처리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은 하루의 규칙적인 세 주기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다. 

낮 12시-저녁 8시: 섭취 주기 (먹고 소화시킴)
저녁 8시 - 새벽 4시: 동화 주기(흡수 및 사용)
새벽 4시 - 낮 12시: 배출주기(몸의 노폐물과 음식 찌꺼기의 제거) 


자연 위생학의 원리: 간헐적 단식 

위의 주기를 시간별로 외우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 이제는 먹기 위해 이런 것까지 공부해야 한다니 벌써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원리를 이해하면 간단하다. 자연 위생학의 기본은 '먹는 주기'와 '먹지 않는 주기'로 나뉘어 있다. 그래서 늘 16시간의 공복을 지킨다. (동화 주기 8시간 + 배출주기 8시간) 이 공복을 지키고 나면 나머지는 먹는 시간이다. 그래서 내가 먹은 마지막 끼니로부터 16시간의 공복을 지키면 된다. 마치 간헐적 단식 같지 않은가.


간헐적 단식? 왜, 필수적일까.

과잉의 시대다. 많이 먹고 자극적으로 먹는 것이 오락이자 스포츠다. 먹는 것이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것은 맞는데 이제는 도를 넘어섰다. 내가 음식을 먹는 것인지 음식이 나를 집어삼키는 것인지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우리의 식욕은 정체성을 잃었다. 과식으로 우리의 몸은 지쳐있고 잘못된 음식의 섭취로 장기는 꽉 막혀있다.  그래서 이제는 먹지 않는 것을 고민할 때다. 


간헐적 단식이 자연 위생학의 핵심은 아니지만 그만큼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수면을 통해 정신을 회복한다. 잠이 없으면 생활도 없다. 잠을 자는 동안에는 우리 몸은 쉬면서 내일을 준비한다. 우리의 장기도 마찬가지다. 음식을 섭취하느라 에너지를 쏟은 우리 몸은 휴식을 통해 몸을 재정비해야 한다. 음식에서 얻은 에너지를 충분히 흡수해서 몸 안에 쌓인 노폐물과 찌꺼기를 배출해야만 한다. 그래야 음식을 다시 섭취할 수 있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흐르는 물에는 이끼가 끼거나 병충해가 없다. 우리 몸은 16시간 동안 몸의 순환을 도와 1 급수의 깨끗한 신체를 유지한다. 간헐적 단식은 우리의 몸을 정화하는 시간이다. 

야식을 먹으면 몸이 피곤해지는 이유 

그렇기 때문에 '섭취 주기' 후, 즉 저녁 8시 이후에 야식을 먹으면 몸은 음식을 통해 에너지를 얻기는커녕 오히려 에너지를 다시 소모해야만 한다. 소화에 쓰이는 에너지는 마라톤을 뛰는 것에 비유한다. 그렇다면 무엇인가를 먹은 후, 자고 일어났을 때 몸이 피곤한 것은 당연한 게 아닐까. 심지어 야식뿐만 아니라 틈이 날 때마다 먹을 것을 찾는다면 우리 몸은 음식을 통해 에너지를 얻지는 못하고 계속 소모만 하게 될 것이다. 하루 종일 졸리고 무기력해진다. 이것이 야식을 먹지 말아야 하고 먹지 않는 시간을 지켜야 하는 이유다.  


물만 먹어도 살찐다는 '거짓말': 독혈증 

독혈증은 자연 위생학 주창자들이 사용했던 용어로 존 틸든(John Tilden) 박사가 처음으로 사용했다. 독혈증은 한마디로 '신진대사 불균형'이라고 해석된다. 쉽게 말하면 몸안의 독성 노폐물이 제거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 몸에서는 두 가지 방법으로 노폐물이 만들어진다. 첫 번째는 우리 몸은 끊임없이 오래된 세포를 교체하는데, 사실상 하루에 3천억-8천억 개의 낡은 세포가 새로운 세포로 대체된다. 그리고 교체된 오래된 세포에는 독성이 있어서 몸에서 네 개의 배출 통로인 장, 방과, 폐, 피부를 통해서 제거된다. 두 번째는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이다. 음식물을 대사 하는 과정에서 우리 몸에서 이용하지 못하는 찌꺼기를 통해 독성 노폐물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러한 독성 노폐물들은 주로 허벅지, 엉덩이, 허리둘레, 팔뚝 등 우리가 살이 쪘다고 늘 걱정하는 곳에 저장된다. 


그리고 완전히 제거되지 못한 독성 노폐물은 산성을 띄게 되는데, 약 알칼리성의 우리 몸은 산성화 된 독성 노폐물을 중화시키고 몸을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수분을 흡수하게 되고 그러면서 체중은 더 많이 늘어나게 된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몸이 산성화 되면 물을 자꾸 찾게 되고 이 수분을 통해 몸이 불어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축척된 노폐물을 제거하려면 상당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 몸은 계속해서 무기력해진다. 


신진대사
생물체가 몸 밖으로부터 섭취한 영양물질을 몸 안에서 분해하고, 합성하여 생체 성분이나 생명 활동에 쓰는 물질이나 에너지를 생성하고 필요하지 않은 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

우리 몸의 최적의 음식은 무엇일까.

음식으로 얻는 한정적인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 째는 앞에서 이야기한 배출과 동화 주기를 방해하지 말아야 하며, 두 번째는 최대한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으면서 우리 몸의 노폐물을 잘 흡착하여 버려 줄 수 있는 음식을 먹으면 된다. 바로 채소와 과일이다. 식이섬유가 많아서 포만감이 있고 소화가 될 때 몸안의 노폐물이나 찌꺼기를 식이섬유가 모두 흡착하여 배출시키는 역할을 도맡아 해 주니 이만한 소화 조력자가 따로 없다. 힘들이지 않고 몸안에 노폐물을 처리하는 셈이다. 처음 나도 채식을 시작할 때 화장실을 꽤 들락거렸던 기억이 있다. 체중이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했지만 몸의 상태는 좋았다. 오히려 몸의 상태가 이전보다는 가벼워지고 경쾌한 느낌이 들면서 이러한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서 더 열심히 채소와 과일을 먹는데 집중했었다. 


자연과 닮은 인간의 몸

우리 몸은 자연과 닮았다. 지구 전체의 70%가 물로 되어 있듯 우리의 몸도 70%가 물로 되어있다. 우리 몸이 깨끗하게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자연 속의 물이 순환하듯 우리 몸도 수분을 통해 순환하기 때문이다. 지구 상의 동물 중에서 오직 인간만이 병에 걸리고 고통받는 것은 자연과 닮지 않은, 오히려 역행하는 음식들을 먹었기 때문이다. 자연의 법칙을 따르며 살아가는 인간을 제외한 모든 동물들은 병에 걸리지 않고 평생을 건강하게 살아간다. 자연을 거슬러 먹고 마시는 인간만 스스로를 병들뿐이다. 좋은 음식은 수분이 많은 음식이다. 종류를 막론하고 우리 몸에 득이 되는 음식은 많은 수분을 포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분이 많은 음식은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이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시중에 파는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육류나 유제품에는 식이섬유와 수분이 풍부하지 않다. 모두 자연이라는 우리 몸에 반대되는 음식들이다. 하지만 그런 음식들은 맛이 좋아 쉴 새 없이 손이 가지만 미각과 후각은 속일 수 있어도 몸은 절대로 속일 수 없다.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의 저자 하비 다이아몬드는 자연의 구성 법칙인 수분 70%의 법칙에 따라 채식을 하지 않더라도 수분이 많이 든 채소와 그렇지 않은 음식을 항상 7:3의 비율로 먹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는  20대에 178cm에 90kg이었지만 그가 권장한 식습관으로 25kg을 감량했고 이후로 살이 찐 적이 한 번도 없으며 병에 걸린 적이 없다. 3년째 채식을 하고 있는 나도 10kg을 감량했으며 매년 건강검진에서 정상 판정을 받으며 건강과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자연 위생학 활용법: RESET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우리 몸의 순환 리듬에 따라 음식을 먹지 못할 때가 많이 있다. 친구를 만나거나 회식을 하면서 밤늦게까지 먹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나도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때는 마지막 식사를 기준으로 16시간의 공복을 지키면 된다. 나는 이것을 우리 몸의 '리셋:Reset'이라고 부른다. 과식을 하게 되면 몸이 피곤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매일 가던 화장실을 배출의 기미가 있는대도 못 가는 상황이 생기면 스트레스를 받고 몸이 불편해지는 느낌이 든다. 한마디로 어딘가 모르게 불쾌하다. 이때는 방법이 없다. 단식이 최고의 해결책이다. 항간에 화장실을 못하면 '더 먹어서 밀어내야 한다(?)' 같은 속설이 있는데 이건 거짓말이다. 먹으면 먹을수록 소화하는데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오히려 지치기만 할 뿐 몸의 노폐물을 처리하는데 에너지를 쓸 수 없다. 그래서 몸이 스스로를 깨끗하게 할 수 있도록 여유를 줘야 한다. 그게 바로 '단식'이다. 이렇게 몸을 관리하여 익숙해지면 살이 빠지는 동시에 화장실 못 갈 걱정도 멈출 수 있다. 


만약 공복을 지키는 동안 약간의 허기짐을 느낀다면 과일 정도를 조금 먹어도 괜찮다. 과일은 소화시키는데 몸에 부담을 전혀 주지 않는다. 나도 가끔 허기가 느껴질 때는 과일을 먹는다. 다만 과일의 식이섬유는 껍질에 풍부하기 때문에 깨끗하게 잘 씻어서 껍질 째 조금씩 섭취한다. 


그래도 몸에 제일 좋고 생활에 부담을 줄 일 수 있는 방법은 저녁 8시 이후로 먹지 않고 다음날까지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수면시간을 이용해 공복을 유지하는 시간의 부담을 덜 수 있다. 또한 규치적인 생활리듬을 만드는데 유용하다. 오래 깨어있으면 무엇이든 먹을 것을 찾게 마련인데 이런 이유로 일찍 잠을 청할 수 있으니 충분한 수면도 취할 수 있다.


채식을 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또는 어쩔 수 없이 가공식품이나 유제품 심지어 육류도 먹게 되는 경우가 있다. 채식을 하던 도중이라면 충분히 몸이 불편해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나는 채식 초기에 치즈가 듬뿍 들어간 피자를 먹고 체한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이후로는  한 번 생긴 유제품 트라우마로 인해 쉽게 치즈에 대한 욕망이 생겨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이렇게 몸의 상태가 전과 다르게 불편해지면 컴퓨터가 멈췄을 때 최고의 처방전이 '리부팅'이듯이 우리 몸도 공복을 통해 '리부팅'을 하면 된다. 최소한 화장실에 한 번 갈 때까지 공복을 유지하면 된다.   


식습관도 '습관'일 뿐

나는 식습관도 역시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의식을 가지고 계속 시도하다 보면 곧 몸에 익숙해진다. 그때는 의식하지 않아도 스스로 하게 되고 몸도 이러한 식습관에 맞춰서 저절로 움직인다. 아침 공복도 처음에는 어려울 것 같지만 과일을 조금씩 챙겨 먹으면서 적응해보자. 금방 익숙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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