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깟 비 좀 맞으면 어때
달리기를 하려고 밖을 나섰다.
후두둑...
물방울이 떨어진다.
비를 맞았다.
'다시 들어갈까?'
잠시 망설였지만, 어차피 나왔으니 그냥 뛰기로 했다.
투둑, 투둑 내리는 빗방울이 내 머리와 눈꺼풀을 때렸다.
내리는 빗방울에 땅이 파이고 땅 내음이 올라왔다.
흙냄새
비가 오면 세상은 독특한 냄새를 풍기는데
꽤 중독적이다.
그 냄새를 맡으며 나는 뛰었다.
그냥 동네 한 바퀴.
처음 비를 맞을 땐 싫었지만 곧 익숙해졌고 맞을 만했다.
조금 더 뛰다 보니 빗방울은 가늘어졌고
곧 그쳤다.
나올 땐 비 맞고 나왔는데 집에 들어올 땐 비가 그쳤다.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그냥 뛰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비 좀 맞으면 어때.
그래 뛰어라. 멈추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