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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작가 Apr 22. 2022

딱 1킬로만 달립니다.

'꾸준한 달리기'는 기분이 좋을 때까지만 

달리기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육아를 좀 더 활기차게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시작한 운동인데 벌써 한 달이라니. 시간의 달리기는 정말 '쏜살'같다. 작심 3일이라고 하던데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달리기를 하는 것은 정말 기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누구나 달리기를 여러 가지 목적으로 시작하지만 사실 오래 지속하지 못하거나 아예 생각만 하고 시작도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이전엔 나도 그랬고 지금도 생활 구석구석 여러 가지 면에서 그러한 경우를 많이 겪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심 3일의 달인인 내가 한 달간 꾸준히 달리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거리에 연연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동네 한 바퀴도 부담스러워서 동네 2/3바퀴만 돈다. 이러면 운동이 될까 싶지만, 사실 안된다. 측정해보니 71kcal 만 소비됐다. (차라리 그냥 걷는 게 낫지...) 그렇지만 소비되는 칼로리는 적어도 기분만큼은 좋아진다. 하루하루를 즐겁고 활기차게 시작하는데 성취감만큼 좋은 원동력은 없는데 이 짧은 거리 달리기가 그런 성취감과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뭔가 해냈다는 느낌' 딱 이거다. 이런 기분이 하루 종일 지속된다. 온갖 스트레스가 나의 마음을 덮쳐도 활기찬 느낌과 성취감이 실드가 되어 주기 때문에 그런 부정적인 감정에 쉽게 휩쓸리지 않는다. 


1킬로 달리기는 이제 좀 달려볼까 하는 마음이 들려고 막 막 막 용솟음칠 때 끝난다. 그러면 나는 스스로에게 이야기한다. 


달리기 별거 아니네. 내일 한 번 더?


모든 일은 '꾸준히' 할 때 뭔가 성과가 있다. 그래서 당장에 뭔가 성과가 없다고 하더라도 일단은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지만 꾸준히 하려고 해도 그 일 자체가 부담이 된다면 그것 또한 문제가 되어 꾸준히 일을 지속할 수 없게 된다. 그것이 바로 내가 1킬로미터만 달리는 이유다. 1킬로미터를 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7분 54초뿐이다. 하루 24시간 중 약 8분만 투자하면 어쩌면 달리기를 평생의 습관으로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만 해도 '만만하다'. 만만하게 시작해야 꾸준하게 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방 정리를 하려면 내가 잠자고 일어난 자리부터 정리하면서 방청소에 대한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글을 쓸려면 한 줄 메모부터 꾸준히 하는 게 좋다. 모든 거대한 일이 아주 작고 만만한 일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믿는다. 


오늘은 3.2km를 뛰었다. 평소에 즐겨 뛰던 거리의 3배나 된다. 달리기의 내 기분이 그렇게 이끌었다. 내게는 거리의 목표는 없다. 그냥 가장 기분이 좋을 만큼만 오래 뛰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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