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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닉샘 Nick Sam Mar 18. 2019

공공에도 이런 배움터가 있다

닉샘의 일상 노트 - ‘모두의 학교’에 다녀와서

서울시 금천구에 있는 모두의 학교에 다녀왔습니다.


모두의 학교는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시민학교로서, 시민이 주도하고 참여하는 혁신적인 시민 교육을 실험하고 지원하는 공간이자 중간지원 정책기관이라고 합니다.


시민학교 스타트업이라는 지원사업(링크 참조) 설명회에 참석했는데요, 모두의 학교 설립의 취지와 추진 과정,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설명들을 수 있었습니다. 모두의 학교는 기존의 강의식 프로그램 위주의 평생교육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평생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플랫폼'임을 강조합니다.



내 주위에 없는 배움을 위해 스스로 학습 모임을 만든 팀들이 평생학교 교육과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 후, 그렇게 성공적으로 자립한 커뮤니티가 또 새로운 커뮤니티의 발굴과 양성을 돕는 커뮤니티 학습 생태계의 선순환을 계획한다고 합니다.


그 취지와 그동안의 추진 과정, 이후 계획에 대한 설명으로는 매우 이상적이고 전에 없던 시민교육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 시민학교 스타트업에 선정된다면 실제로 참여하면서 느낀 것들을 차차 공유하겠습니다.)



사업 설명회를 마치고 모두의 학교 건물 투어가 진행되었습니다.


모두의 학교 건물은 시흥동으로 이전한 한울중학교가 있던 곳인데 '모두의 학교' 설립을 위해 전체를 리모델링했다고 합니다.  리모델링하는 과정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설계에 반영하는 주민 참여 디자인으로 진행했다고 합니다.


모두의 앙상블 프로젝트 당당자분께서 건물 곳곳을 함께 돌며 설명해주셨는데, 금천구 주민들이 부러울 정도로 이상적인 배움의 공간이라고 느꼈습니다. 제가 보고 느낀 모두의 학교 공간은 아래와 같은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건물의 곳곳에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배려한 노력이 엿보였습니다.


1층 소통 공간을 포함하여 곳곳에 테이블과 의자가 배치되어 어디서든 앉아서 이야기 나눌 수 있습니다. 소통의 방과 각 층의 교실들도 대부분의 칸막이는 접이식으로 이동이 가능해 다양한 인원과 형태의 소통에 맞출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2층에 있는 '모두의 책방' 도서관 공간마저도 조용히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니라 자유롭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둘째로, 아이들의 자유로운 활동과 쉼이 어디서든 허락되는 공간입니다.


1층의 홀뿐만 아니라 2층의 책방에서도 아이들이 숨바꼭질을 하며 놀 수 있게 허용된다고 합니다. 3층과 4층의 복도에는 아이들이 구석구석 숨어서 놀 수 있는 아지트 같은 공간이 가득합니다. 다양한 형태의 구조물들을 아이들이 머물며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느낄 수 있게 절묘하게 배치해두었습니다.



실제로 투어 중에도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하며 노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루 평균 30~40명의 아이들이 드나든다고 하니 정말 아이들이 편하게 느끼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네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와서 쉴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있다는 것이 참 부럽습니다.


셋째로, 거의 모든 배움의 활동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시설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했던 소통의 공간과 책방 이외에도 창작 활동이 가능한 미술 교실, 조리시설을 갖춘 요리 교실, 온돌   마루와 전면 거울이 준비된 마루 교실, 그리고 중간 테라스 공간인 도란 마당에는 캠핑 시설도 설치된다고 합니다. 크고 작은 규모의 교실들, 어머니들을 위한 수유실, 옥상에는 쉼터와 텃밭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 모든 시설은 주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고 합니다. 다양한 강좌와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으며, 참여하는 주민의 연령도 아이부터 노인까지 매우 다양하다고 합니다.


  


이곳은 학교라기보다는 커뮤니티 센터와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상당히 큰 규모의 시설이지만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 배어 있는 공간인 것 같습니다. 커뮤니티 활동이 즉 배움의 활동이라는 철학과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또한 공간을 운영하시는 분들의 열린 마인드와 커뮤니티를 위한 노력 덕분에 공간은 주민들에게로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의 학교는 공간과 공간을 채우는 프로그램 모두가 아직은 실험적인 모델이기에 계속되는 고민과 시도로 자리 잡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배움의 공간으로서는 잘 기획되었고 잘 운영되고 있어 보입니다. 각 지역에서도 이곳을 배우러 찾아온다고 합니다.


모두의 학교라는 이름처럼, 이곳의 모델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또 타 지역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공간 운영자와 참여 시민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주변에 이런 공공의 배움터가 있다는 사실에 기분 좋고 힘이 나는 탐방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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