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별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안부
아무리 네가 의젓하고 씩씩한 아이라도 세상에 혼자 감당해야 하는 슬픔 같은 건 없으니까. 알았지?"(p. 25)
너무 불공평해 불현듯 나는 줄곧 내가 그렇게 생각해 왔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자 한없이 서글퍼졌다. 열네 살에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다른 사람은 나처럼 고통스럽지 않길 바라는 대신 다른 사람도 적어도 나만큼은 고통스러웠으면 하고 바라는 그런 인간이 나라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에, 그건 내가 처음으로 또렷하게 마주 한 내 안의 악의였다.(p. 66)
나는 내 마음이 이끄는 길을 따랐으니까, 그 외롭고 고통스러웠던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자긍심이 있는 한 내가 겪은 무수한 실패와 좌절마저도 온전한 나의 것이니까. 그렇게 사는 한 우리는 누구나 거룩하고 눈부신 별이라는 걸 나는 이제 알고 있으니까.( p303)
황량한 바닷가에 묵묵 히 서 있는 야자수들을 보면서, 이국적인 풍경을 위해 뿌리째 뽑아 기후와 토양도 맞지 않는 곳에 심었다니 너무하네. 정말 너무해, 슬프고 사나워졌던 그 밤의 마음은 지금도 선명히 생각난다. 하지만 이제 그보다 더 간직하고 싶은 건 고운 모래사장에 털썩 주저앉으며 우재가 한 말이다. "그런 야자수들이 살아남아 이젠 제주의 일부가 되었으니, 정말 아름다운 일이지?" ( p. 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