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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결 Aug 27. 2023

큰 거인

방안에 큰 거인이 있다

내일이면 사라질

해가 나면 바로 부서질 짧은 수명이지만

잠시라도 머물고자 더 길게 뻗어가는 검은 팔다리에

문득 단둘이라 혼자 대적해야 한다는 생각에

퍽이나 겁이 난다

움츠리고선 오지 않을 잠을 계속 흔들어깨워

아침을 재촉하기만 한다

올리 없는 아침이 야속하기만 하다

불빛만 없으면 사라질 그림자에

이리도 겁먹는 이유는

완전한 암흙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까

혼자 남겨졌다는 외로움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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