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함에 있기만 한 글들을 둘러보다 몇개를 지웠다.
다 비슷한 내용의 신세한탄이었다.
어떤 때는 울분을 토하기도 하고 두려워하기도 하고 누군가를 탓하기도 한다.
다 너무 비슷해서 난 왜 여기서 벗어나지 못할까 싶다가도
한 번도 그런 나와 마주한 적이 없던 것 같다.
외면하고 싶다. 우울증에 빠져 허우적대는 나는.
바라만 봐도 깊고 깊은 검은 바다에 빠지는 기분이다.
낮 시간동안 아무리 햇빛 아래를 걸어다니고
봄 준비를 하는 새들을 보아도
밤이 찾아오면 잠들지도 깨어있지도 않은 몽롱한 정신으로 하루를 곱씹어 본다.
그러게 자괴감에 빠진다 한들 바뀌는 것도 없는데,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하는데 아는데 무섭고 두렵다.
난 왜 이렇게 겁이 많고 걱정만 많아서 늘 한발짝씩 더딘 걸까.
그냥 저질러도 되는 일에 왜 그렇게 고민이 많을까.
하고 또 고민한다.
언젠가 이 글을 읽으며 헛웃음을 짓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