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난 자유롭게 자유로운 해파리를 좋아해
거룩한 해파리
빌고 있다.
목적어 없이
손을 모으면서
연기가 폴폴 피어나는 초를 잡고
손가락 하나마다 꾹꾹 눌러 의미를 담고
빌며 울고 있다.
목적어는 결코 없이
눈을 감으면서
영혼의 확정, 선포, 찬양이 밧줄로 되어 자신의 머리를 붙잡고 부르짖고
빨강으로 잉크 칠된 불상의 입술에 무릎을 꿇고 충혈 된 눈으로 불상의 하얀 눈알을 뻔히 쳐다보고
피 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
그러나 재물도 못되는 해파리가
숨을 쉴 때마다 몸을 부풀리고
한없이 거룩하다
힘을 주지 않아야 뜰 수 있다.
*성경 히브리서 9장 22절
이 시는 특히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 그렇다면 좋겠네요.
티베트 불교사원을 갔다가 교회를 갔다와서 떠올린 문장들입니다.
'그러나'에 대한 고민은 좀 더 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