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이 떨어졌으니 내리셔야 해요 버스기사였다
버스가 세워진 자리에는 빨간 몸통을 길게 늘인 독사가 검은 혀를 뚝뚝 떨어뜨리고 있었다
마지막 승객은 장화를 의족처럼 신으며 하늘을 보고 걸으면 그곳으로 갈 수 있다고 혼잣말하다 눈이 시려 그만 두었다
그래도 이렇게 둘이니 다행이지 같이 갑시다 놀랍게도 버스기사였다
그의 입에서 마지막 승객을 태우기 위해 남은 기름을 기어코 먹어버렸다는 고백이 침처럼 튀었다.
거, 입 옆에 점은 뭐요? 왜 이렇게 큰 것을…
환, 환, 환, 승의 역사요.
그것을 하차 버튼만큼 눌렀고. 그는 버스 운전석 스프링같이 튀어 올랐다…
마지막 승객이 완전히 하차하고 나서야 버스기사는 절뚝절뚝 종착역으로 갔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