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하고 더 기괴하게
별만한 달빛
달만한 별빛을 어쩌자고 매달아놓은 저녁하늘
하늘에서는 비행기가 날아다닌다.
비행기 창문으로 구름이 빨려 들어간다.
비행기 날갯죽지에는 흰 연기처럼 보이는 구름들이 덕지덕지 매달려있다.
주인과 산책하는 고양이가 보인다.
고양이는 공을 물고 왔고 선물로 생선뼈를 받았다.
생선뼈는 찰랑찰랑 물컹하다.
생선뼈 안에는 바닷물이 들어있는데,
물고기의 마음을 누구도 끝까지 알지 못했다.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에 "초고는 가슴으로 쓰고, 재고는 머리로 써야 한다. "라는 말이 나온다면서요? 타국에 혼자 와보니 이곳으로 올 때 탔던 비행기, 이곳 사람들이 산책하는 모습, 정월대보름에 이곳에 뜬 달까지 곳곳의 모든 이미지들이 두렵고 낯설게 느껴집니다. 사실 한국에 있을 때 모두 자연스러웠던 장면이고, 사람들과 겪었을 때는 모두 아무렇지 않은 일들이었는데요. 그래서 이번 글은 이런 제 마음을 그대로 담은 시의 "초고"입니다.
(퇴고 후)
달만한 별빛
별만큼 달빛
저녁 구름이 비행기 창문으로 빨려 들어간다.
주인과 산책하는 고양이
는 달려달려 공을 물고 온다 선물!
로 생선뼈를 받는다.
물컹한 생선뼈 안에는
아직 바닷물이 들었는데,
한때 바다를 저녁하늘만큼 누비고 다녔던
그 물고기의 마음을 고양이도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