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휠체어 리프트
2017년 10월 신길역에서는 지체장애인 고(故) 한경덕 씨가 휠체어 리프트 이용 중 계단 아래로 추락하여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나는 그 사건이 있고 난 후 약 1년이 지나고 나서야 인터넷에서 우연히 휠체어 리프트 사고 소식 접했다. 이 사건에 관심이 갔고 할 수 있다면 짧은 영상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신길역에 방문했다.
신길역 휠체어 리프트가 있는 곳에 가서 이리저리 사진을 찍고 있던 중 리프트를 이용하려는 휠체어 이용자 한분이 계셨다. 그분은 리프트를 이용하기 위해 역무원을 호출했다. 역무원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 리프트에 탑승하셨고 리프트는 내려가기 시작했다. 옆에서 보기에 위태로워 보였다. 다른 사람들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여 빨리 오르내리는 동안 리프트는 천천히 내려갔다. 그곳은 상당히 가팔랐다. 게다가 휠체어 리프트 위에 오르면 그냥 내려다보는 것보다 훨씬 더 높은 시점에서 아래를 보며 내려가게 된다. 상상해보면 굉장히 아찔하다.
나는 아슬아슬한 그 모습을 보면서 왜 엘리베이터를 만들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후 2021년 현재까지의 변화는 무엇일까.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에 2021년 2월에 '1역 1동선 미확보역사 승강편의시설 설치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종로3가역 등 15역)'라는 내용의 공지가 올라온 것을 봤을 때 모든 역에 1역 1동선을 확보하기 위해 계속해서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엘리베이터 1역 1동선 확보 역사 : 교통약자가 타인의 도움 없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하나의 동선(지상↔대합실↔승강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역사
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휠체어
한국에서 버스를 타면 분명 휠체어 표시가 되어있는 좌석이 있다. 하지만 휠체어가 들어가기 위해서는 버스기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건 분명 휠체어 이용자가 쉽게 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분명 휠체어 표시는 있지만 의자가 들어서 있고 자신 때문에 버스가 멈추고 기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은 분명 휠체어 이용자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다.
독일에서는 트램에는 각 칸마다 휠체어와 유모차를 위한 공간이 비워져 있다. 그 공간에 있는 의자는 접이식으로 사람이 앉았다가 일어나면 접힌다. 그 공간은 휠체어와 유모차가 우선인 공간이다. 그러다 보니 유모차를 끌고 트램을 타는 사람들을 자주 봤다. 아직 계단이 있는 트램들이 있어서 휠체어는 자주 보지 못했지만 보행 보조기를 끌고 트램에 타는 사람들은 많이 본다. 버스도 대부분 저상버스이고 문이 있는 곳에 유모차나 휠체어를 위한 공간이 있다.
휠체어 리프트, 휠체어 자리. 이름만 들으면 휠체어 이용자들을 위해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는 느낌이다. 들여다보면 이름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휠체어 리프트는 이용자에게 위험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하고 역무원을 호출해야 하는 번거로운 상황을 겪어야 한다. 천천히 내려가는 리프트를 타고 내려가면서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부담을 느끼게 된다. 또한 버스에서 휠체어를 위한 자리라는 이야기도 이름뿐이지 휠체어 이용자들이 선뜻 이용할 수는 없게 설계되어있다.
지금 필요한 건 휠체어 이용자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실질적인' 해답을 내놓는 것이다. 시설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용할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계속 발전해서 거리에서 그리고 대중교통에서 휠체어 이용자들을 많이 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