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니나 Sep 12. 2024

조졌네, 이거.

어쩌겠어. 한잔해~

나는 초보다.


20대를 이리저리 방황하며 많은 일을 겪고 보고 배웠지만, 그럼에도 일러스트레이터로 취직한 것은 처음이다. 흔히들 말하는 중고신입이 바로 나다.


그런 내가 후임들에게 업무를 가르치거나 인수인계를 할 때 했던 말들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말들이 바로,

1. 괜찮아요, 그럴 수 있어요.

2. 해보고 모르겠으면 물어보세요.

3. 처음이니까 모르는 게 당연하고, 실수할 수도 있어요. 반복하지 않으면 됩니다.

였고,


요새 내가 제일 많이 듣는 말이

1. 괜찮아요, 그럴 수 있어요.

2. 해보고 모르겠으면 물어보세요.

3. 처음이니까 모르는 게 당연하고, 실수할 수도 있어요. 반복하지 않으면 됩니다.

3가지 전부다.


분명 후임들에게는 격려의 뜻으로 했던 말들이었는데.

"나는 초보니까 실수할 수 있어. 하나씩 제대로 배워서 두 번은 실수하지 말자."라고 마음먹는 일이 꽤나 어려움을 요새 부쩍 느끼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사과하고 싶다. 미안합니다. 저는 부담 주기 싫어서 한 말이었는데 막상 들어보니 부담이 되긴 하네요...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 혹은 일에 대한 책임감이 클수록 이 말이 힘들게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누군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그 사람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괜히 훈수두지 말고 믿는 것이 제일 좋다는 생각도 들었다. 현장에서 일하는 실무자와 비교하면 나는 너무나도 무지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학습이란 것을 하기 때문에, 일이 늘었다고 칭찬을 받는 것은 물론, 이렇게 했어야지! 하고 야단을 듣는 것조차 배움이고 기쁨이다. 잘했으니 칭찬하는 것이고, 기대했으니 혼내는 거니까. 그래도 혼나는 건 싫어서 늘 조심하고 또 조심한다.


이곳에서 받은 두 번의 급여는 작고 작지만, 그 값이 아깝지 않도록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해가고 싶다.


물론,

어제의 나를 수습하는 것은 오늘의 나와 든든한 선배님들이지만.

작가의 이전글 이직에 성공했습니다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