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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유진 Sep 11. 2024

다정, 실력

이천이십사년 팔월 십구일

다정한 사람이 좋다.


웃는 얼굴로 반갑게 인사를 건네주고선 밥은 먹었는지, 오는데 안 힘들었는지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는 사람.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기다리느냐 힘들겠다며 걱정 어린 표정을 짓고, 점심시간이 되면 뭐 먹고 싶냐고 묻고는 맛있는 밥을 함께 먹어주는 사람. 커피와 간식을 챙겨주며 날 웃게 만들어주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있다. 친절하게 부드럽고, 자상하며, 다정하게 스윗하다.

인사를 하면 받아는 주지만 그걸로 끝인 사람. 본인이 힘든 걸 모두에게 티 내는 사람. 누가 봐도 피곤해 보이는 사람. 부정적인 말들만 늘어놓는 사람. 나만 생각하는 사람. 그런 사람도 있다. 안 봐도 되는 사람들. 굳이 마주하고 싶지 않은 유형의 인간들. 저런 사람은 되지 말자고 다짐한다.


최근 다시 브리 라슨이 좋아져서 이런저런 영상을 찾아보다가 한 인터뷰에서 브리 라슨이 한 말이 뇌리에 박혔다. 촬영장에서 지친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는 말. 그 순간 브리 라슨을 향한 존경심이 더 깊어졌다. 그녀는 촬영장에 보드게임을 가지고 가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한다고 했다. 현장을 밝은 분위기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정말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웃는 얼굴일 수는 없다. 그럼에도 늘 웃는 얼굴인 사람들이 있다. 적어도 다른 사람들 앞에선 밝은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그런 사람은 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대단한 능력이다.


타인 앞에서는 모두가 가면을 쓴다. 거짓된 모습일 수도, 과하게 꾸민 모습일 수도 있다. 착한 척, 멋진 어른인 척, 괜찮은 사람인 척.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척하지 않는 사람보다는 척하는 사람이 나은 것 같다. 척하는 그 순간만큼은 상대방이 상처받을 일이 적을 테니까. 사소한 일에 감동받고 고마워할 테니까.


어느 날, 어느 현장에서 말 한마디 한마디에 유머가 넘치는 한 배우를 만났다. 그 배우 덕분에 그날의 현장은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살면서 처음 본 유형의 사람이었다. 부드러운 말투와 다정 어린 시선. 사소한 것에도 관심을 표현하는 그 배우의 모든 행동이 좋았더랬다.

그 이후로 살면서 본 연예인 중 가장 재밌는 연예인이 누구냐고 물으면 그 배우의 이름을 말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재밌는 사람은 마냥 웃긴 사람이 아니다. 재치 넘치는 다정한 사람이지.


역시, 다정한 사람이 좋다. 다정함도 실력이다.

다정한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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