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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민 May 26. 2024

1-5 코로나 팬데믹으로 잃어버린 2년의 시간

Chapter 1. Z세대의 문화


5) 코로나 팬데믹으로 잃어버린 2년의 시간


 2019년 11월 전 세계 사람들은 중국에서 새로운 종류의 감기 바이러스가 발병하였으며 첫 확진자가 발생하였다는 뉴스를 접하였다. 당시까지만 해도 나와는 무관하며 금방 사라질 질병처럼 느꼈지만 그 질병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고 2020년 1월 세계보건기구 WHO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그 질병은 현재 누구나 알고 있고 자신이나 가족, 지인이 한 번쯤은 앓았었던 바로 “COVID-19(이하 코로나)“이다. 코로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포함하여 전 세계적인 위협이었으며 3년여간 전 세계인들의 얼굴에 마스크를 씌웠던 강력한 질병이었다. 노인이나 영유아에게 특히 치명적이었던 이 질병은 인간 사회의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비대면이 일상이 되었고 사람 간의 대화는 단절되기 시작하였다. 재택근무라는 새로운 형태의 업무 문화가 생겨났으며 여행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신하여 여행을 다니는 유튜버들의 인기가 치솟았다. 사람과 사람 간의 대화보다 사람과 미디어 간의 대화가 늘어난 시간, 누구에게는 멈춰버린 시간이 된 것이다.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MZ세대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까? 우선 대학생들에게는 4년 중 2~3년이라는 시간을 코로나에게 빼앗긴 끔찍한 시기였다. 20학번들은 2년여간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이나 기숙사에서 비대면으로 수업을 들었으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OT나 MT 등 대면으로 할 수 있는 모임 활동, 학과나 동아리 등의 그룹활동을 전혀 경험하지 못했고 대면수업으로 전환되어 처음 발 디딘 학교에서는 알게 된 친구나 선후배가 없어 2024년 1월 쓸쓸히 학교를 졸업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국내 대학 입학과 미국이나 유럽권 유학에 대해 상담을 받아보면 꼭 듣는 이야기가 있다. ”국내 대학은 입학하기가 정말 어려운 반면 졸업이 쉽고 서구권 대학들은 입학하기가 비교적 쉬운 반면 졸업하기가 어렵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내가 왜 그렇게 대학 생활이 즐거웠고 편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대학생활은 공부와 더불어 한국 사회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선, 후배, 동기간의 유대 관계를 만들어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러한 시간을 코로나가 송두리째 뺏어간 것이다. 대학교 1학년 때 만난 친구들과 4년 간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고 자신만의 대인관계를 구축해야 했지만 2년여간 화상으로만 보던 친구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났을 때 자연스레 친해지기까지는 분명 시간이 걸렸고 관계의 깊이도 얕아질 수밖에 없었다. OT에 가서 친구를 사귀어 1학년 1학기 개강 때 인사를 하고 동아리나 학과 MT에 가서 자신의 대인관계를 넓혔던 일반적인 대학경험을 가진 사람이 코로나 팬데믹 당시 대학생이었던 이들을 마주하여 대화한다면 큰 괴리를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고 자연스레 그들이 측은 해질 것이다. 코로나는 누군가 경험해야 할 시간마저 빼앗아 가버렸다.


 사회 초년생들은 어땠을까? 코로나 펜데믹으로 회사 운영이 어려워진 기업들은 신입사원을 선발 한 이후 대기발령으로 그들의 시간을 묶어 놓는 사회적 현상이 있었고 입사를 해도 선배들과의 유대감을 키울 수 없었던 그들은 자연스레 회사에서의 사회적 인격보다는 자신의 개인적 자아가 먼저 성숙해 버리는 기현상을 경험하면서 조금이라도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참지 않고 퇴사해 버리는 사회적 문제를 가져왔었다. 서비스 직종에 있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는 입은 웃지 않고 눈만 웃을 수 있는 기괴한 능력을 갖게 되었으며 코로나에 확진되어 격리된 동료들로 인해 1인 1.5 ~ 2인 역할을 해야 하는 정신적, 신체적 피로를 경험했었다. 어느 때보다 불안정하고 맘 편히 웃을 수 없었던 Z세대들에게 “요즘 것들”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져 비난받는 부분이 생겨났고 윗사람들과의 세대적 갈등은 더욱 깊어져만 갔다.


 코로나 세대 망가져버린 대학생활과 사회 초년생들의 직장 적응은 기존 세대와는 다른 경험을 가져왔고 조금은 다른 문화를 형성했다. 가령 대학교 1학년 때 예비역 선배들에게 어설픈 군대문화를 배우고 군입대를 한 남학생들과 달리 온라인 수업으로 1학년을 마치고 훈련소로 입대했을 때 충격은 겪어보지 못하면 공감할 수 없을 것이다. 코로나 시절 선배를 만남 경험 없이 동년배들끼리 상상을 하다 마주한 군대의 모습은 남성에게 엄청난 충격과 공포이지 않았을까? 또한, 코로나 시절 입사를 한 신입사원들은 거리 두기라는 신개념 방역지침에 따라 온전한 회식문화를 즐기지 못했고 조기교육이 되지 못한 그들은 점점 자기 만의 시간을 가져가며 워라밸을 지켜갔고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에도 그들은 그들의 루틴을 지켜나갔다. 회식을 좋아하는 부장님은 못마땅하겠지만 코로나 덕분에 워라밸을 지키게 된 신입사원을 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코로나 시절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 특히 신입사원들은 이러한 시간을 누리며 자신의 인생을 명확히 디자인하였으며 자신들의 후임들에게도 영향을 미쳐나갔다. 워라밸을 지키게 된 그들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코로나가 만들어준 새로운 양상일 뿐이다.


  그렇게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들에게 새로운 2년의 시간을 선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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