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부부동반 친구 모임을 했다. 괜한 부담을 느끼지 않게 포트럭 파티라는 이름으로 우리 집에 모였다.
이제 초등학생이 되는 아이를 둔 친구,
얼마 전 임신을 준비하기 위해 산부인과에 다녀온 친구,
자녀계획에 대해 아직도 갈팡질팡하고 있는 나.
이렇게 세 명과 각각의 남편들이 모이니 자연스레 임신 출산 육아 이야기로 흘렀다.
모임이 파한 뒤에도 남편과 나는 자녀계획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일단 먹고 있는 약들을 줄이고 도전해 보자고.
(의사도 다음 외래 때는 감약에 대해 얘기해 보자고 했으니, 약을 점차 줄여나가다 보면 일부 약은 끊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요즘 나의 머릿속은, 아니 나를 둘러싼 모든 기운은 '아이'에 맞춰져 있는 것 같다.
오늘은 수영장에서 옆자리에 앉아 수업을 기다리던 한 아주머니가 내게 말을 걸었다.
'젊어서 아직 아이가 어리겠어~'
네? 이제 제 나이는 결혼했어?라는 질문도 아니고, 자녀가 있어?라는 질문도 아니고...
당연히 결혼을 하고, 아이도 있을법한 나이인 걸까요?
물론 그분의 말에는 일말의 나쁜 의도는 없었단 걸 안다.
다만 삼십 대 후반 내 나이에는 당연히 아이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나이로 여겨지는구나 싶어서 마음이 조금 씁쓸했다.
임신에 대한 고민이 나날이 깊어진다.
의사가 내게 말한 임신의 경우의 수는 여러가지다.
1. 약을 복용하다가 임신을 해서 단약을 하는 경우
2. 약을 복용하다가 임신을 하고, 약을 계속 복용하며 증상을 조절하는 경우
3. 약을 끊고 임신을 해서 계속 단약을 하는 경우
내가 약을 끊고도 증상이 잘 조절되서 임신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고,
약을 끊고 준비를 했는데도 임신이 잘 될지도 걱정이다.
좀 더 멀리까지 걱정을 해보자면
나와 아기 모두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고,
아이가 아프지않고 건강하게 자랄지도 걱정이다.
임신은 해야 하는걸까?
임신을 하고 싶은걸까?
임신을 할 수 있는걸까?
정말 임신에 대한 고민이 나날이 깊어진다.
아이없이 부부가 행복하게 사는 삶도 좋을 것 같고,
아기라는 축복이 찾아온다면 남편과 함께 더 시끌벅적한 가정을 꾸려보고싶기도 하다.
나도 정말 모르겠다.
내 마음을, 내 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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