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특별하게 불행한 일이 없어도 불안하고 묘하게 긴장이 된다.
행복한 일이 있어도 그 감정을 오랫동안 품고 있지 못한다.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던 걱정과 고민들이 다시 나를 삼킨다. 결국에는 다시 디폴트 상태인 불안하고 부정적인 나로 돌아온다.
충분히 행복해도 될 텐데, 알 수 없는 불안과 긴장으로 온전히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나날들이 대부분이다.
나는 대체 왜 이렇게 매일이 불안한 걸까?
나는 나 자신을 이해하고 싶어서 불안과 관련한 여러 가지를 찾아봤다.
그러다가 한 정신과 전문의의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됐다.
타고난 성질로 불안도가 높은 걸 낮출 수 없다고.
그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상하게도 나는 안심이 되었다.
평소에 나는 왜 이렇게 불안과 긴장이 높은지,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왜 이 것을 이겨내지 못하는지, 나 자신을 자책했다.
그래, 내가 나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인데, 못했던 게 아니다.
원래 내가 할 수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내가 노력해야만 하는 일이 하나 줄어서, 기쁘기까지 했다.
나는 불안해도 괜찮은 것이다. 위로가 되었다.
앞으로도 불안하고 또 불안한 날들이 있겠지만, 영원히 함께 해야 하는 애증의 친구처럼 생각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