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력의 헛됨을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때가 있다. 그것은 요가인 커뮤니티를 찾을 때이다. 보통은 만족스러운 요가 수련을 하고 나서 감흥이 멈추지 않을 때 찾는다. 내가 느낀 감흥을 나눌 수 있는 익명의 누군가를 찾아 인터넷 커뮤니티를 넘나드는데, <요가인 커뮤니티>는 도저히 어디에서도 흔적도 찾을 수 없다. 그럴 때면 주변 요가인에게 카톡을 날리거나, 인터넷 어딘가 흔적이 남은 요가인들의 수련일지를 찾는다. “바카아사나 성공” 같은 키워드로 검색해 가면서. 그러면 수개월 전에 같은 감흥을 느낀 누군가의 블로그 글이나 유튜브 영상을 찾아내 반가워하다 댓글까지 남기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진짜 없나? 없을 리가 없다는 생각에 다시금 검색을 시작한다. 요가, 하타 요가, 아쉬탕가 요가, 마이솔, 수련….. 흠, 없다. 진짜 도통 찾아낼 수가 없다. 이쯤 되면 나 빼고 궁극의 요가인들이 모여있는 어딘가가 있을 거라는 피해의식이 가득한 상상도 멈출 수가 없는데… 나를 제외한 모두가 모여서 즐겁고 편안하게 사바아사나를 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까지 떠올리고 나면 어쩐지 분해서 다시 처음부터 찾게 된다. 도대체 다들 어디서 소소한 잡담을 나누며, 슬럼프를 극복하고, 아픈 몸을 달래 가며 수련을 하고 있는 것인가!
전 국민이 요가를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 만큼 요가 학원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그 어떤 지하철 역에 내리더라도 반경 100미터 내외에서 요가 학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시기에 따라 요가원의 형태만 조금씩 달라졌을 뿐, 인도에서 물 건너온 요가 수업은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2010년대 초반에는 실내 온도를 한껏 높인 채 땀을 흠뻑 흘리는 것이 다이어트에 좋다는 소문과 함께 “핫요가” 스타일의 요가 학원이 시장을 선도해 왔고, 2010년대 후반에는 몸을 쉴 틈 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빈야샤” 스타일의 요가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유행하면서 속속들이 등장했다. 현재는 아쉬탕가 요가원들과 함께 1인 원장님 체제로 운영되는 소규모 요가원들이 많이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요가계의 거대한 흐름을 거쳐간 사람들은 대체 어디서 정보를 얻는 것일까? 혼자서 하기 때문에 모이지 않는다고 하기에는 그 외의 혼자서 하는 다른 운동들은 충분한 커뮤니티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 “러닝크루”라고 지역별로 함께 달리는 사람들과의 커뮤니티를 만들곤 한다. 오픈채팅방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이기도 한다. 익명의 게시판 커뮤니티도 존재하는데 러닝에 대해 소소한 궁금증이나 훈련 경과에 대한 글이 시간당 20~30개가량 올라온다. 수영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수영인들은 주로 네이버 카페를 통해 모인다. 시작은 한정판 수모와 수영복의 공개 날짜를 공유하고, 직구해야 하는 브랜드 상품의 사이즈 교환 등을 자유롭게하기 위해서 생기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다음 달에는 ‘새수(새벽수영)’를 할지, ‘저수(저녁수영)’을 할지 의견을 서로 구하며 커뮤니티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다시 한번, 요가인들의 커뮤니티 급구 합니다. 혹시 나의 정보력이 부족하여 발견하지 못한 것이라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피곤한데 수련을 갈지 말지, 오른쪽 어깨가 아플 때 시르사아사나를 해도 될지 말지, 한쪽 무릎에만 통증이 느껴지는데 골반 정렬이 안 맞아서 인지, 겨울에도 반팔을 입고 수련을 하는지, 드롭백과 컴업은 수련을 시작하고 언제쯤 성공했는지, 나무자세 매일하기 챌린지를 시작했다든지 편히 묻고 답하며 잡담할 공간이면 제게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