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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나 Aug 31. 2019

행복은 순간! 런던에서의 9일 (3)

은근히 사람 적은 런던 야경 포인트 추천

바람이 선선하니, 이제 한 계절이 다 갔다는 느낌이 확연히 드는 요즘입니다.


7-8월의 무더위도 끝물이고, 올 여름의 하이라이트였던 런던 여행기도 이번 글을 마지막으로 끝맺음이 되겠네요. 


사진첩을 뒤져보다 보면, 지나가는 찰나의 순간을 붙잡아 둔 사진도 있고 또 오래도록 바라보고 섰던 풍경을 그대로 담고 싶어 찍어둔 사진도 있죠. 

템즈강을 따라 걷다가 어스름이 내릴 무렵 찍은 런던 야경


제게는 이 사진이 그래요. 템즈강을 따라 걸으며 흐렸던 먹구름이 개이고 맑은 하늘이 보이면서, 지는 노을이 런던의 고층 건물 창문에 반사되며 반짝였던 모습을 떠올리면 그때의 적당히 시원했던 날씨와 비가 온 뒤 습기를 머금은 공기 특유의 냄새, 강변에 앉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말소리 같은 것들이 되살아 나거든요.


여행지의 밤은 또 낮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기에, 한 여행지의 24시간을 볼 수 있다는 건 축복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여행지가 어디건 그 곳의 밤 풍경을 꼭 눈에 담고 오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제가 들렀던 런던의 야경 스팟들을 이 글에서 정리해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스카이가든(Skygarden) - 칵테일과 함께 즐기는 야경 맛집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고층 빌딩 꼭대기에 있는 루프탑 라운지 바입니다. 점심 때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해 숙소 체크인까지 마치고 나니, 그 날은 긴 일정을 소화하기는 무리라 저녁 시간대를 알차게 활용하기로 했어요.


입구에서 간단한 확인 절차를 거쳐 43층으로 올라가니 런던의 야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라운지가 펼쳐집니다. ‘스카이가든’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계단을 따라 화단도 꾸며뒀어요.

비만 안왔어도 더 예뻤을거예요....


레스토랑인 코파 클럽(Coppa Club), 약 32파운드의 입장료가 있는 더샤드 호텔 전망대 등 야경을 볼만한 뷰포인트들은 런던에 적지 않게 있지만, 대부분이 가격대가 있는 편이거든요. 이곳 스카이가든은 2시간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런던 야경을 보기에 좋은 장소로 추천합니다.


낮 시간대에는 워크인(walk-in)으로 입장 가능하지만, 야경 감상을 위해서는 미리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해야 하는데, 대략 우리 돈으로 26,000원쯤 합니다. 시간대마다 조금씩 가격은 달라요. 일몰 시간이 우리나라와는 다르니, 대략적인 시간을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아요. 마지막으로, 슬리퍼나 지나치게 캐주얼한 복장은 입장에 제한이 있을 수 있으니, 어느 정도 차림을 갖추고 가야 한다는 것! 그렇다고 큰 격식을 갖출 필요는 없어요. 저는 샌들에 니트 원피스를 입고 갔었는데, 충분했습니다.


예약 페이지는 아래 링크 참고!


https://skygarden.london/plan-your-visit




프림로즈힐(Primrose Hill) - 그저 분위기가 다 하는 야경 포인트


이전 글을 통해서 소개한 곳이기도 하지만, 공원이라기 보다는 야경 포인트로 많이 알려진 장소라 여기서도 한 번 더 다루려고 합니다. 


근처 캠든 마켓에서 맥주를 곁들여 피쉬앤칩스를 저녁 삼아 즐기고 해가 질 무렵에 맞춰 걸어가서 하루를 마무리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에요. 야외라서 여름이 지난 계절에는 밤에 다소 추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드네요. 언덕 위라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꼭 따뜻한 겉옷을 가져가길 추천합니다.

여기서 해가 더 지기 시작하면 하늘이 온통 핑크핑크 해집니다


공원에서의 시간을 즐기는 런더너와, 설렘 가득한 목소리로 수다를 떠는 관광객이 섞여 런던의 야경을 바라보던 순간은 여전히 여행의 추억을 되살아나게 하는 기억 중 하나입니다.


야경은 해가 완전히 진 후보다 해가 떨어지기 시작한 후의 30분이 가장 예쁘다고 하니, 참고! 그 때가 사진으로 남기기에도 딱 좋아요.




템즈 강변을 따라 걷기 - 걸으면서 보는 야경은 또 다른 매력


야경을 보기 위해 꼭 높은 곳으로만 가라는 법은 없습니다. 런던 시내의 평지에서도 가능하니까요. 저는 투어를 신청한 덕분에 가이드를 따라서 런던 밤거리와 템즈 강변을 따라 야경 스팟들을 알차게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강을 따라 걷다 보니 시간에 따라 하늘에 묽은 보랏빛이 번지면서 빌딩에 들어온 불빛들이 더욱 밝게 빛났습니다. 런던 고층 빌딩에 있는 사무실들은 퇴근 후에도 불을 켜놓게 되어있다고 하더라고요. 아름다운 야경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퇴근 시간 이후의 전기세는 런던에서 지원한다고 합니다. 수 많은 일개미들의 야근으로 (자연스럽게) 완성되는 서울의 야경을 생각하며 잠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어요. 


가는 길에 잠깐 펍에 들러 마시는 기네스 생맥도 이 코스의 묘미입니다. 셰익스피어의 극작품이 올라간 곳으로 유명한 글로브 극장을 거쳐 직진하다 보면 펍이 군데군데 들어선 거리를 쉽게 발견할 수 있을거예요. 




마무리하며...


제게는 여행지의 야경이 마치 영화의 엔딩 크레딧처럼 남더라고요. 어쩐지 자체 BGM이 깔리면서, 아 이번 여행도 참 즐거웠지…하고 회상하게 되거든요. 야경이 여행 코스의 마지막이 아니더라도요. 


여행을 추억할 아름다운 순간 하나만 있다면 여행의 힘든 기억들도 어떻게든 아름답게 기억되는 것 같아요. 그런 순간이 앞으로의 여행에 있어서 가득하기를, 글을 맺으며 바라봅니다.


https://brunch.co.kr/@ninano-brunch/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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