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에 이끼가 끼고
심장에 허연 곰팡이가 돋아났다.
야.호.라고 정확하게 혀의 위치와 각을 잡아 소리 지르고 싶었으나
소리가 목구멍에 걸린 거미줄 밖으로 단 한마디도 새어 나오지 못했다.
눈꺼풀 위에 궁둥이 무거운 딱정벌레가 끈적한 솜털 가득한 앞발로 단단히 쥐고 앉아있는 거 같았다.
눈을 똥그랗게 뜨고
야.호. 라고 부른 산 정상에서
두 눈동자로 짙푸른 초록색을 마음껏 비벼대고 싶었으나, 눈이 떠지지 않았다.
심장이 꿈물거리며 뛸 때마다 허연 곰팡이 가루가
운동화 콧등으로 떨어졌다.
하.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한 한숨이라도 쉬어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